정책
피부미용사 자격증 따기 "힘드네"
약사들의 ‘피부미용사 자격 따기’ 붐이 일고 있다. 이 자격증이 피부관리 특화약국, 한방 조제ㆍ복약지도 효율성 등 약국의 크고 작은 이득을 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를 위해 많은 약사들이 약국업무 외적인 시간, 즉 밤과 주말을 이용해 시험을 준비하거나, 사설학원보다 저렴한 강좌에 모이고 있다.
그러나 피부미용사 자격증은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만큼 보다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일반적으로 피부미용사 자격을 취득하는 과정은 어떤지, 자격을 취득할 경우 약사들에게 허용 가능한 범주는 어디까지인지 알아봤다.
경영활성화 위한 관심
약사들이 피부미용사 자격증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일단 약국의 경영활성화에 이득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특히 약국화장품과 한방, 복약지도 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피부관리 전문가가 되면 피부에 대한 지식으로 상담에 이로움을 줄 수는 있다.
일부에서는 무면허 의료행위로 제한 받고 있는 한약제제 조제나 복약상담의 경우, 피부를 만지고 케어 할 수 있는 피부미용사의 자격증이 있으면 간단한 피부접촉이나 상담에 이로움을 줄 수 있다고도 한다.
더 나아가 약국 위층에 피부관리실을 개설해 제 2의 사업을 하려는 약사들도 있다.
약사가 강의하는 강좌가 더 인기
이러한 약사들의 관심을 보여주듯, 관련 강좌나 학원에 모여드는 약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심지어 약사가 주관하는 자격증 대비반도 개설됐다.
한방ㆍ피부미용연구회(대표 이성영)는 지난 24일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2시간씩 무료강좌(교재료 별도)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강좌는 활기도기공사 이성영 약사, 유미숙ㆍ안영철 약사, 이선미 서울의원 원장이 강사로 나서서 직접 약사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700여명의 약사 및 중의사들이 참석하고 있다.
5월경에는 서울시약사회 한약위원회(부회장 박찬두) 주관, 피부미용업 종사자 및 교수가 강사로 나서는 실기중심의 소수정예 강좌가 개설된다.
양덕숙 서울시약 한약위원장은 “최근 약사들이 피부미용사 자격증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약사들의 업무형태에 맞춰 평일 저녁과 주말을 활용한 강좌를 개설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 두 강좌는 약사가 주축이 돼 주말 및 저녁 등 약국업무외적인 시간에 개설됐다는 점, 무료 내지는 사설학원보다 저렴하게 운영한다는 점에서 약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숙련된 기술과 노하우는 '기본'
과연 피부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피부미용사 관련 자격증은 오랜 시간과 돈을 투자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약사들이 약국영업이 끝난 밤과 주말만을 활용해 공부하고 연습하는 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피부미용자격을 취득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피부미용 관련 전문대나 대학원을 졸업해 면허권을 발급 받는 방법, 사설 학원에서 단기 내지 장기 코스를 수강하면서 개별 공부해 국가시험에 합격하는 방법이다.
사설학원 강의는 많게는 주 5일 내지는 주 3일(오전, 오후, 주말반)로, 3시간씩 이론과 실기교육을 병행한다. 평균 1개월에 35만원 총 140만원 정도의 수강료가 들며, 단기완성(3~4개월 과정) 및 시험대비반 등이 있다.
문제는 사설학원에서 매일 연습한다 하더라도 3~4개월 만에 자격증을 취득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단순히 이론 암기이거나 단기간에 평가에 필요한 스킬을 습득하고 익히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15년 간 피부미용업에 종사한 전문가 A 씨는 “수년간 피부 관리실을 운영한 원장이나 화장품 도소매업으로 신고해 영업하고 있는 미용사들, 즉 현장 경험은 있으나 자격증이 없는 경우에는 단기간 연습으로 시험에 합격할 수는 있다”고 말한다.
이어 “그 외에 처음 피부미용사 자격을 취득하려는 경우에는 학원에서 진행하는 과정만으로 부족하다. 때문에 다시 시험대비반을 수강하고, 개별적으로 피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피부미용사 자격증은 정해진 시간 내에 얼마나 능숙하게 고객을 대하고 피부를 관리해 주는냐가 중요한 만큼, 많은 경험과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피부미용업 전문가들은 약사들이 약국업무를 하면서 여유시간에 공부해 자격을 취득하려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 A씨는 “만약 약사들이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한다면 5~6개월 간 운영중인 약국의 문을 닫거나, 근무약사에게 약국을 맡긴다는 마음가짐으로 시험연습에 몰두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피부미용사 자격증은 올해 처음 실시되는 만큼 어떤 문제가 출제될 지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 때문에 오랜기간동안 관련업에 종사하고 지도해 본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의 지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첫 시험 출제에 대해 S 대학원 피부미용학과 모 교수는 “어느 방향으로 출제될 지는 현재 아무도 모른다”며 “단지 기존의 시험유형과 국제 시데스코(CIDESCO)인증시험을 기본 틀로 해서 출제될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약사의 피부관리 업무 어디까지?
피부미용사 자격증은 취득한다고 해도 약사들의 기대만큼 활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올해 처음 실시되는 만큼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현재 마련된 규정 또한 적용 방향에 따라 다르게 해석돼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점은 약국 내에서 피부미용업에 해당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약사가 숍인숍 형태의 피부관리실을 동시 운영하는 것도 안 된다.
공중위생관리법 제 8조 2항에 의거, 이용 및 미용의 업무는 영업소외의 장소에서는 행할 수 없다. (다만, 보건복지부가 정하는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법적으로는 약국 내에 동일 사업자의 명의로 피부관리실을 개설할 수 없으며, 숍인숍이더라도 별도의 미용사가 개별 사업장으로 신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법적으로 약사인 동시에 피부미용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약사가 약국을 운영하지 않고 피부미용실만 운영하는 것은 가능하다.
미비한 규정, 섣부른 판단 금물
그렇다면 약국 내에서 피부미용을 통한 이익창출이 아닌, 단순히 피부를 만지고 파스를 붙여주는 가벼운 행위정도는 가능할 것인가?
피부미용업에 수년간 종사한 전문가와 서울시약사회 한약위원회에서는 이같은 행위정도는 허용된다고 보고 있다.
약국 위층에 피부관리실을 개설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중영업 규정에 따라 동시 운영은 안 되지만, 근무약사와 관리피부미용사를 채용할 경우에는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전문가는 “법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채용한 관리사가 피부미용실을 내 일처럼 열심히 고객을 대하고 서비스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고 말한다.
이처럼 현재 피부미용사자격증은 시험방법이나 규정에 대해 미비한 부분이 많아, 앞으로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될 것이므로 섣부른 판단과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양금덕
2008.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