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남 일 아니다' 고지혈증 평가 '문제 많다' 여론 비등
고지혈치료제 경제성평가 방식을 놓고 , 정부의 평가 방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제약업계 내 강하게 일고 있다.
약가를 인하시키고 시장에서 퇴출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히 엿보이는 짜 맞추기식 평가로, 제약사의 신약개발 의지를 꺾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지혈증 경제성 평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제약사들도, 이후 진행될 경제성 평가에서 자사의 제품이 같은 방식으로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의 일이 아니다’는 시각을 보이며, 최종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고지혈증치료제 뿐 만 아니라 올해만 해도 고혈압치료제 등을 포함해 6개 효능군에 대한 평가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가면 단기적인 재정절감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며 제약산업과 제약사에도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다시 형성되고 있다.
고지혈증치료제와 관련, 해당 제약사와 제약계에서 지적하는 부분은 ‘이미 특허가 끝난 심바스타틴제제를 기준으로 LDL-C 저하 효과 비교를 통한 약가 인하‘와 ’장기 임상데이타(사망률)를 이용한 급여 제한‘ 등 평가 기준.
이 지침에 따르면 심바스타틴제제 오리지날 품목인 조코의 경우 1219원인 약가를 그대로 유지하는 반면, 심바스타틴 제제의 가중평균가(제네릭 약가 포함) 838원보다 비싼 고지혈증 치료제는 일괄적으로 인하(예로 1239원인 리피토가 800원대로 인하될 경우 40% 인하폭)된다.
심평원 발표대로라면 이들 제품은 심바스타틴 제제의 LDL-C 저하효과에 비해 월등하지 못하고 비용 대비 효과도 떨어지는 제품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실제 각 제품의 비용과 효과를 따져 볼 때 약가는 리피토만 제외하고 크레스토와 리바로는 심바스타틴 보다 낮다.
또 LDL-C 저하효과는 모두 심바스타틴보다 높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C 상승 효과도 리피토만 제외하고 크레스토 리바로 모두 심바스타틴 보다 높다. (하단 표)
이 같은 상황에서 심바스타틴제제 오리지날 품목인 조코의 약가만 1219원 그대로 유지하고 나머지 제품 가격을 일괄적으로 인하시키거나 비급여 조치한다는 것은 모순이 있다는 지적이다. (리피토 약가인하, 크레스토 리바로 급여제한, 이들 제품은 모두 스탠다드 제품)
이렇게 될 경우 이미 특허가 만료된 심바스타틴 가격이 모든 고지혈증 치료제 중에 가장 높은 상황이 예상된다는 것.
해당 제약사들과 업계에서 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장기 임상데이타.
고지혈증치료제 경우 최근에 출시된 제품일수록 LDL-C 저하효과가 우수하고 HDL-C상승효과가 월등하다는 것이 학계의 시각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출시된 신약은 절대 제출할 수 없는 사망률 자료제출을 요구했다는 것은 크레스토와 리바로를 급여 제한 대상으로 몰고 가기 위한 의도에 다름 아니라는 지적이 팽배하다.
실제 신약의 경우 모탈리티(사망률)에 관한 자료는 없으며, 모탈리티 자료가 나오려면 발매 후 최소 10년은 지나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신약으로 출시된 크레스토와 리바로의 모탈리티 자료가 없다고 급여제한을 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는 지적이다.
특허가 끝나 이미 수 십개의 제네릭이 출시돼 있는 제품(조코)보다 가격이 싼 경제적인 제품을 급여 제한한다는 것은 사망률을 빌미로 기존 제품에 비해 경제적인 신약의 판매를 제한하는 것이라는 시각이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약제급여결정위원회 결정 전까지 의견을 내라고 했는데 근거를 알려주지도 않고 의견을 내라고 하는 것은 안된다"며 " 이런 식이라면 5,10년이 되지 않은 약들은 급여가 안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답답하다"고 말했다.
심평원의 이 같은 결정에 학계에서도 당혹해하고 있다.
고지혈증치료제 평가 기준 마련 당시 심평원이 학회의 의견을 구했을 때, 학회가 ‘장기데이타도 기준에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적 있지만, 이것은 일부 의견이었고 전체 의견 수렴이 아니었다는 것.
이럼에도 심평원이 재평가 결과 근거를 ‘전문가단체와 충분한 논의 끝에 결정된 것’이라며 합의한 것처럼 밝힌 부분에 대해,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실제 지난 19일 대한심장학회와 대한지질동맥경화학회는 부산에서 긴급 회동, 심평원이 언학회가 합의한 것처럼 밝힌 부분에 대해 학회의 입장을 정리, 최종 결정일인 25일 이전 공동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진행되며, 환자치료에 있어 약물을 선택하는 것은 의사의 영역으로 심평원의 일방적인 조치는 환자의 치료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는, 의료계 기본적인 목소리도 다시 대두되고 있다.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소화제 고혈압치료제 등을 갖고 있는 메이저 제약을 옥죌 수 있고, 산업도 다 죽을 수 밖에 없다. 제네릭은 어쩔 수 없다 해도 특허만료 의약품에 대한 초이스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고혈압치료제 등 6개 효능군에 대해 경제성평가를 진행할 계획으로, 고지혈증치료제와 같은 방식으로 평가가 진행되면, 임상적 효능 효과, 상대적 효과성, 외국의 가격, 비용-효과성, 재정에 대한 영향 등을 바탕으로 한 경제성 평가에 대한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경제성 평가가 오히려 건강보험 재정을 담보로 제약산업을 말살시키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고혈압치료제 당뇨병치료제 같은 경우는 약제도 많고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평가가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더 큰 혼란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개 제약사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만성질환치료제를 포함한 다수의 제품에도 큰 여파가 올 것으로 본다. 너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재정절감을 위해 약가를 인하하겠다는 방침은 이해하지만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잇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문제없이 판매되고 있는 우수한 치료제를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형태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며 “ 제약사의 신약개발 및 투자의지를 꺾어 산업의 근간을 흔들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해당 제약사들은 행정소송(재산권 침해), 임상적 유효성을 근거로 약제급여평가위원 설득, 학회를 통한 약제 필요성 설명 등 다양한 대응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주요 고지혈증치료제 현황
성분명
제품명
회사
약가
A7
LDL-C 저하
HDL-C 상승
심바스타틴
조코
MSD
1,219
35%
6%
아토르바스타틴
리피토
화이자
1,239
1,184
37%
5.7%
로수바스타틴
크레스토
아스트라
1,146
1,493
45.8%
7.7%
피타바스타틴
리바로
중외
1,068
1,172
38%
8.9%
* LDL-C(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트롤;나쁜 콜레스트롤)는 낮을수록 좋고,
HDL-C(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트롤;좋은 콜레스트롤)은 높을수록 좋음.
이권구
2008.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