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자율로 돌아선 '밸리데이션' 책임은 더 '막중'
전문약밸리데이션 시행을 두 달여 남겨 놓고 한동안 논란에 휩싸였던 밸리데이션이 결국 자료 제출 면제라는 이름을 달고 유예가 아닌 유지로 최종 방향을 잡았다.
특히 식약청이 밸리데이션 개선안의 핵심으로 내놓은 기허가 품목에 대한 밸리데이션 자료제출 면제는 면제라기보다는 책임이 따르는 자율에 가까운 조치로 업계의 밸리데이션에 대한 부담은 변함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개선안은 자료 제출과 그에 따른 적부 판정에 대한 부담을 없애준 것이지 밸리데이션 자체에 대한 부담까지 덜어준 것은 아니기 때문.
<밸리데이션자료 제출 아닌 '자율 보관' >
식약청이 지난 19일 의약품안전관리 종합 개선대책을 통해 밝힌 기허가 의약품에 대한 밸리데이션 개선방안에 따르면 기허가 제품의 밸리데이션 자료는 식약청에 제출할 필요 없이 당해 업소에서 보관하면 된다.
이에 따라 해당 업소는 고시 제정일 이전에 실시한 밸리데이션으로서 규정에 적합한 경우 고시에 의한 밸리데이션을 실시한 것으로 간주, 굳이 밸리데이션 자료를 식약청에 제출할 필요 없다.
그동안 업계는 공정 밸리데이션을 실시한 경우 밸리데이션 완료일부터 30일 이내에 그 결과를 식약청장에게 제출하고, 고시 시행일 이전에 공정 밸리데이션을 실시한 경우 그 결과는 제출해 규정에 의한 적합 판정을 받아야 했다.
이로써 업계는 자료 제출과 적합판정에 대한 부담이 사라져 보다 자율적으로 시장중심의 성장 체계를 구축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식약청은 "제출과 평가에 대한 의무를 없애고 업계 스스로 밸리데이션을 컨트롤 할 수 있도록 자율을 부여한 것은 밸리데이션의 원 취지하고도 부합한다" 며 "밸리데이션이 성공적으로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청이 아닌 업계 주도로 자율적으로 운영돼야 함이 옳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물론 자료 제출과 그에 따른 적부 판정에 대한 부담이 사라졌긴 하지만 오히려 자율적인 시스템이 더욱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며 "자율 보관은 면제가 아닌 말 그대로 자율 시행이기 때문에 밸리데이션에 대한 부담은 그대로 안고 가야 한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09년까지 처분 아닌 '지도' 위주 운영>
식약청은 누차 그랬듯이 이날 설명회에서도 동시적 밸리데이션이 실시되는 09년 12월 31일까지는 밸리데이션의 연착륙을 위해 제약업계의 준비상황을 점검하되 행정 처분이 아닌 지도ㆍ계몽 위주의 운영을 실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컨설팅을 받기 어려운 중ㆍ소제약사를 중심으로 현장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전국 순회 제조업소 현장실습 교육 강화, GMP 현장실습 교육비 국가 부담, 현장실습 교육장 제공업소 인센티브 부여 등도 적극 추진해 밸리데이션의 터전을 충분히 다지겠다는 방침.
식약청은 "09년 12월 31일까지는 업계가 자료를 키핑토록 하고 식약청은 교육, 지도, 점검 세 가지 방침으로 밸리데이션을 연착륙 시킬 계획" 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08년 차등평가 업무 시 현장 중심의 지도점검을 실시, 밸리데이션이 최대한 수동적인 아닌 능동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겉모습만 바뀌었지 제도의 머리와 심장은 똑 같은 것 같다" 며 "다만 업계 입장에서는 동시적 밸리데이션을 최대한 활용 할 수밖에는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09년 까지 처분이 아닌 지도 위주 운영이라고 하지만 당장 올해 차등평가를 받는 업소들은 그대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 이라며 "식약청의 정책 방향은 올해 차등평가가 실시돼봐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밸리데이션 평가, 자료 아닌 ‘용출시험’>
"밸리데이션 이제 자료가 아닌 제품으로 평가하겠다. 종전과 같이 서류상으로 시행된 밸리데이션은 이제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식약청 주광수 의약품안전정책과장의 말처럼 이제 그저 서류상의 밸리데이션은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유인 즉은 앞으로 식약청은 의약품 품질관리에 용출패턴이라는 기준 잣대를 적용, 의약품 품질관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밸리데이션도 용출시험으로 자료의 신뢰성을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식약청은 밸리데이션의 이행 여부를 시중 품목을 수거, 용출시험을 통해 확인 할 것" 이라며 "특히 정기약사 감시가 폐지되는 만큼 수거량을 계속 확대 궁극적으로는 전수검사를 실시할 것" 이라고 밝혔다.
또한 밸리데이션 시행에 있어 제제개선, 기계ㆍ설비 변경 등으로 첨가제가 실제 생산시와 허가 사항이 다르게 나왔을 경우 오는 09년 12월 31일까지는 비교용출 시험자료로 허가 받은 품목은 비교용출시험 자료로 허가 변경 조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당해연도 수거검사 품목으로 선정, 수거검사 시 제출된 용출양상과 비교해 부적합할 경우에는 행정처분이 내려진다고.
특히 식약청은 "09년이 넘어가면 이에 대한 기회는 상실된다" 며 "이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허가 사항과 상이한시 하루 빨리 자료를 제출해 동질성을 입증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동일한 퀄리티의 의약품 생산을 목표로 하는 밸리데이션은 용출시험으로 시장에서 검증이 이뤄지는 만큼 자율적인 밸리데이션이 결코 만만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약업신문 임세호 기자 (woods3037@yakup.com)
입력 2008.05.20 12:00 AM , 수정 2008.05.21 09:45 AM
임세호
2008.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