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프리즘]지방식약청 지자체 이양 득보다 ‘실’ 많다
지방식약청의 일부 또는 그 이상의 기능과 인력이 대통령 공약 사항 가운데 하나인 중앙행정권한의 지방이양추진에 따라 재편을 눈앞에 두게 됐다.
특히 지난 21일에는 행안부의 이 같은 방침이 ‘지역경제 활성화 촉진 방안’ 이라는 미명 아래 대통령에게 보고 되는 등 지방청 재편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효용성과 가치를 감안 한다면 전문성과 특수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 지방식약청의 축소는 식품과 의약품의 안전을 강화하는 개선 안이 아닌 오히려 그 기능이 축소되는 개악 안이라는 지적이 팽배, 논란이 불씨는 좀처럼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 연내 지자체 이양 의지 ‘공식화’>
식약청을 비롯한 8개청의 지방청 지자체 흡수 안은 공식화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꾸준히 흘러 나왔던 얘기로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던 중앙행정권한의 지방이양추진안은 촛불이 시들해지자 본격화, 급기야 대통령 보고까지 이르게 됐다.
행안부가 중앙행정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해 지방분권을 촉진하고 지방의 자율성 제고 및 주민생활 편익을 도모하겠다는 이유로 내놓은 이번 지방이양추진안은 식약청을 비롯한 중소기업, 노동, 환경, 산림, 보훈, 지방국토관리청, 항만청 가운데 1차적으로 식약청과 지방국토관리청, 항만청을 지방자치단체에 이관하겠다는 것이다.
식약청의 경우 대상 공무원은 서울청, 경인청, 부산청, 대전청, 광주청, 대구청 등 6개 지방 식약청 630명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연내에 해당 지방청의 기능은 물론 인력과 예산등도 함께 이관, 행정의 전문성과 일관성을 유지하겠다고 한다.
이와 맞물려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는 현재 식약청 소관인 △식품첨가물제조업 허가 등에 관한 사무(7개 단위사무) △건강기능식품 수입업 신고 등에 관한 사무(13개 단위사무) △식품 등 수입판매업 신고 등에 관한 사무(12개 단위사무)등을 이양하기로 의결했다.
<지방식약청 폐지 행안부 뜻대로만 될까>
행안부의 지방청 특히 지방식약청의 지자체 이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는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우선 정부 관계자에 의하면 행안부의 지방식약청 폐지안은 장관 내정자도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행안부가 지방청의 지자체 이관에 대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앞으로 보건복지부의 수장이 될 전재희 장관 내정자는 지방식약청 폐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행안부가 이 같은 방안을 마련, 시행에 들어간다고 해도 관계 부처간 협의와 법령개정 등 후속조치가 아직 매듭져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청의 축소 내지 폐지를 속단하는 것은 그 자체가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지방청의 존재 이유가 밀착성과 기동성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안전관리 수행인데 지자체가 기존의 인력을 흡수한다고 해도 지금처럼 효율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다른 한 관계자는“지방청의 지자체 이양이 지방의 자율성 제고 및 주민생활 편익을 도모한다는 이유로 추진되고 있는데 식품과 의약품은 편익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안전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식약청 핵심 관계자는 “지금 시행되고 있는 사안이 대통령 공약 사항이기는 하지만 결정이 끝난 얘기가 아니라 협의가 진해중인 얘기”라며 “지금 정해진 것은 대 틀 아래에서 630명의 인원이 재조정 되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방 이양에 대한 방법, 절차, 정확한 범위 등 아직 아무것도 뚜렷하게 나오지 않은 지금상황에서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식약청 같은 경우는 반드시 전문성과 특수성이 감안돼야 하며 감안 될 것이라는 정도이다”라고 말했다.
<지방청 문제 ‘사무소’ 형식 존치도 해법>
지방식약청 폐지의 문제를 지적하며 반대를 표명하는 대부분은 지방식약청이 기능과 위상이 다소 축소되는 한이 있다해도 그 역할은 사무소 형식으로라도 존재해야 한다는 주장하고 있다.
식약청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630여명이 모두 지방청을 떠난 다기 보다는 식품 관련 담당자와 연구담당자들이 지자체로 이관되고 수입식품과 의약품은 지금처럼 지방청이 관장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또한 “정부도 지방 활성화 차원에서 지방청 이 가운데서도 1차적으로 지방식약청을 지자체로 이양한다고 했으니, 어느 부분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면 가장 합리적인 방안으로는 지금도 거의 지자체가 관리하고 있는 식품 쪽은 이 참에 지자체로 모두 이관시키고 전문성과 특수성이 더욱 반영돼야하는 의약품 업무는 지금처럼 지방청 소관으로 남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방청이 사무소 형식으로라도 존치해야 그 명맥과 기능을 이을 수 있다고.
다른 관계자는 “지방청이 사무소 형식으로 전환된다면 모든 청이 전환된다고 보기 보다는 서울청, 경인청, 부산청 등이 해당 될 것 같다” 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소 잃고 외양간은 고칠 수 있어도 사람의 안전은 사후에 지킬 수 있는 문제가 아닌 사전에 차단하고 관리해야 한다” 며 “식약청이 지방식약청 축소 등의 외풍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금의 역할과 임무에 보다 충실하고 국민에게 질타보다는 사랑받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철저한 자기반성과 노력이 더욱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계 당국도 이번 정책과 관련해 의약품과 식품, 그리고 의료기기의 안전과 관리가 주민생활 편익과 비교해 결코 무게가 가벼운 것이 아니라는 점과 진정으로 국민의 편익을 위한 길이 어떤 것인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할 것이다.
임세호
2008.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