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7000억대 세파계 시장 ‘분리생산과 위수탁’ 분수령
7,000억대 세파계 항생제 시장. 이 시장은 빠르면 2010년부터는 자사 생산보다 위탁시장이 두 배 이상 커지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2010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세파계 항생제 별도생산'이라는 새로운 시설 기준령 때문.
하지만 시설기준령 개정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할 복지부가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아 세파계 항생제 분리안의 적용 시기가 2010년이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세파계 분리는 세계적 흐름인데다 밸리데이션 시대에 부합하는 기준이어서 당연히 시행돼야 하는 제도이며, 이 같은 제도 도입이 세파계 시장을 재편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분리 생산 기준… 2010년 '불투명'
식약청이 지난해 복지부에 제출한 '세파계 항생제'를 제조단계에서부터 공정을 분리해야 한다는 방안의 적용기준은 일단 2010년부터다.
복지부 한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장관령으로 시설기준령이 개정돼야 하는 이번 사안이 기본적으로 2010년부터 재정비 돼서 적용된다고 볼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100% 간다만다를 얘기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기본방침은 식약청과의 협의 그리고 입안예고, 규개위, 법제처 심사 등을 통해 2010년부터는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정은 식약청과의 합의와 조율"이라며 "여기서 말하는 식약청과의 합의와 조율은 청과 업계와의 합의와 조율이 전제돼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페니실린계와 성호르몬제제 그리고 세파계 항생제는 교차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분리 생산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밸리데이션이 도입된 이상 우리도 세파계 항생제의 분리 생산을 늦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단지 "밸리데이션과 같이 이 문제도 업체입장에서는 불만사항으로 제기할 수 있는 문제이고 법안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닌 만큼 시행 시기를 2010년이라고 딱 잘라 얘기하는 어렵다"며 "시행여부를 떠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분리안은 반드시 시행돼야 하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2010년이라고 기한을 정해둔 것은 당초 관련 근거 안 마련 시 유예기간을 감안한 것"이라며 "올해 이 같은 안이 재추진된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시행일이 2010년이 아닌 2011년이 될 수 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파계 항생제 분리… 원안대로 10년부터 실시돼야
"가야된다고 봅니다. 분리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에도 맞지 않고 또 정책보다 앞서 국민 건강을 위해 선 투자한 기업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도 분리안은 반드시 원안대로 시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보령제약 품질보증부 김용빈 이사대우는"물론 보령제약 같은 경우는 새로운 시설기준령이 발표되기 전부터 세파계 항생제 분리 생산을 추진해 왔고, 시설이 모두 완비된 입장이라 이렇게 말한다 하겠지만 이것은 법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약의 문제인 만큼 지체 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식약청 한 관계자는 "의약품 품질 향상이라는 측면에서도 정부시책에 앞서 또 정부시책에 맞춰 선 투자한 기업들을 위해서도 분리안은 원안대로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빈 이사는 "대부분의 회사들도 분리 생산 원칙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투자비용도 300~500억 이상 드는데다 최근 정부정책들이 연차적으로 푸시 되다 보니 많은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이 같은 상황이라면 결국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위수탁으로 품목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파계 항생제 시장은 지금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회사들만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고 본다. 위수탁이 아닌 자가 생산을 위해 더 많은 시설들이 만들어진다면 오히려 시설이 남아도는 현상이 생길 수 도 있다"라고 김 이사는 전망했다.
아울러 "큰 회사들도 수탁을 고려하고 생산시설을 마련한 만큼 세파계 항생제는 조만간 80% 이상 위수탁 시장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같은 집중화는 전문화로 이어져 전반적으로 세파계 항생제의 품질을 계속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이사는 "아직까지 위수탁 시장이 가격이란 단순 논리로 형성되고 있지만 조만간 국내 위수탁 시장에도 품질 개념이 도입될 것"이라며 "밸리데이션이 정착되는 시기에서는 분명히 품질이 위수탁 거래에 있어 제 일의 가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제약사지만 세파계 항생제 수탁 생산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는 화일약품 한 관계자도 "분리 안이 좀처럼 시행될 기미가 보인지 않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올해부터는 수탁에 대한 문의와 실제로 수탁을 맡기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며 "위수탁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2010년부터 분리안이 반드시 의무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 여부 떠나 시장 재편 '불가피'
세파계 항생제 분리 시설기준령의 개정 여부를 떠나 대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세파계 항생제 시장의 재편은 불가피 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등평가가 시행되면서 B등급 이상 받기 위해 이미 많은 회사들이 위탁으로 눈을 돌렸다"며 "나머지 업체들도 시설 기준령 도입을 기점으로 이미 위탁과 자사 생산의 저울질을 거의 마친 상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중 대부분은 자생보다는 위탁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이며 차등평가가 세파계 항생시장을 작게 한번 재편시켰다면 분리 생산 기준령은 세파계 시장을 또 한번 크게 재편시킬 것이 분명해요."
이렇게 말하는 이 관계자는 "자사생산과 위탁의 기준은 판매액 150억 기준으로 갈리는 것 같다"며 "판매액이 150억 정도가 안 되는 상황에서는 수탁 받는 부분을 고려한다고 해도 자사생산 보다는 위탁이 더 현명한 선택으로 세파계 항생제 시장은 분리 시설을 갖고 있는 7~8개사로 집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세파계 시장이 매우 큰 시장이긴 하지만 갈수록 매출액이 줄어들고 지금 분리 생산을 갖춘 회사들만으로도 충분히 케파가 커버되는 상황이라 더 이상의 생산 시설 투자는 회사 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낭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장의 변화 속에서 향후 세파계 항생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파계 전용 시설을 보유하고 있거나 공사 혹은 계획 중인 곳은 현재 유한양행, 보령제약, 한독약품, 한미약품, 화일약품, 유영제약 그리고 대웅제약, 일동제약 등이다. 이 밖에도 몇몇 회사들도 적극적인 검토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GSK 세파동을 인수한 화일약품은 수출용을 제외하고는 전량 수탁 생산만을 하고 있다.
2006년 기준으로 총 110개가 7,000억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세파계 항생제 시장 중 7개 회사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27% 정도이며, 세파계항생제가 전체 의약품 생산액 중 차지하는 비율은 약 7% 정도이다.
결국 앞으로의 세파계 항생제 시장은 전용시설을 갖고 있느냐 또 그 전용시설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가 시장의 새로운 기준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7~8개의 전용시설을 갖고 있는 회사들은 자사생산과 함께 100여 개 제약사들의 위탁량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이 아닌 품질이 기준이 되는 시대, 의약품 품질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하는 회사가 대접받는 시대를 하루라도 빨리 맞이하기 위해서는 밸리데이션이 그랬듯이 세파계 항생제 분리안도 국민건강을 기준으로 지체 없이 시행, 품질로 시장이 재편돼야 할 것이다.
임세호
2008.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