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약업만평을 통해 돌아본 2008년 약업 핫이슈 10選
(1) 제약 리베이트 파문
올 한해 제약사들은 공정거래위원회를 필두로 한 정부의 강도 높은 리베이트 척결 작업으로, 시달림을 받았다. 제약사와 의사 간에 폭넓게 자리잡아온 리베이트는 투명한 영업 마케팅 정립을 위해 근절돼야 할 관행이었지만, 일년 내내 터진 리베이트 파문으로 제약계는 여론의 강한 질타를 받았다.
더욱이 제약사들이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건네며 이것이 높은 약값으로 연결됐다는 주장까지 나오며 제약계의 반발도 이어졌지만, 리베이트는 불법이라는 점에서 죄인처럼 지냈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공정경쟁규약 도입 등을 포함한 자정노력에 나섰고, 의료계 학술단체에 기부금 및 지원금 전달시 직접 기부를 금지하는 ‘제3자 지정기탁제’, 자율공정경쟁규약 도입 등이 이어졌다.
하지만 발본색원 차원에서 접근하는 정부의 의지에 따라 내년에도 리베이트 문제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제약사들은 자정노력을 통해 정부와 여론에 인정을 받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2) 새 GMP 밸리데이션 시대 개막
의약품 품질 극대화와 수출 확대 및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품목별 사전 GMP와 밸리데이션이 올해 1월 16일부터 전격 시행되게 됐다.
이번에 도입된 제도는 소비자에게 보다 품질이 보증된 의약품을 공급하고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시행된 제도로서 의약품 제조공정, 시험방법 등에 적용되는 고도의 품질 보증 체계이다.
식약청은 업계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약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오는 '10.1월에는 전면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제조공정 밸리데이션은 신약은 '08.1월, 전문의약품은 '08.7월, 일반의약품은 '09.7월, 원료의약품촵의약외품(내용고형제, 내용액제)은 '10.1월로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아울러 식약청은 같은 시기, 품목별 사전 GMP 제도도 도입해 품목 허가(신고)를 받기 위해서는 품목별로 GMP실시 상황평가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시행시기는 밸리데이션 제도 시행시기와 동일하다.
(3) 일반인 약국개설 허가
올 9월 의사, 약사, 변호사 등 전문자격사 제도 개혁을 포함한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이 발표되면서, 보건의료계 일대 파문이 일었다.
당시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내용은 일반인들도 약사를 고용해 약국을 개설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겠다는 것.
그러나 약사들은 일반인들이 약사를 고용해 약국을 개설하는 행위는 사실상 '면대약국'을 합법화하는 행위와 똑같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가족부에서도 '면대약국' 척결을 위한 법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과 맞지 않는다면 크게 반발했다.
복지부 쪽에서도 기획재정부의 일반인 약국개설 추진은 복지부 정책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어 논의가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쳐, 일단 급작스런 제도 개선은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일반인 약국개설 등 전문자격사 진입장벽 완화 정책을 버리지 않고 있으며, 이에 관한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전제로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어 내년에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4) 보험약 경제성 평가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 시범사업은 올 한해 제약사들의 반발로 인해 '난항'을 겪으며 1년이 넘도록 결과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2007년 본격적인 경제성 평가에 앞서 편두통 치료제와 고지혈증치료제 등 2개 약효군에 대한 시범평가를 시작했지만 1년이 넘도록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문제는 고지혈증 치료제 평가에서 불거졌다.
약가인하율이 비교적 낮았던 편두통치료제에 대한 평가는 무난하게 넘어갔지만 약가인하율이 20~30%에 달했던 고지혈증치료제가 큰 타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제약업계는 경제성형가의 방법론과 투명성을 지적하며 반발을 이어왔고 시간은 하염없이 자나게 됐다. 결국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성분별 인하 방법에서 심바스타틴을 기준으로 품목별 인하를 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일단락 됐다.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 시범사업이 쉽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면서 내년에 진행될 예정인 본 평가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5) 계속된 약가인하
기등재약 목록정비 사업 등을 필두로 한 정부의 강도 높은 약가인하 정책으로 상당수 제약사의 제품들에 대한 약가가 인하됐다.
특히 기등재약 경제성 평가 일환으로 진행된 고지혈증 시범사업을 타당성을 놓고 1년 내내 제약계와 정부(심평원)이 논쟁과 마찰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제약사들은 주력 품목의 약가가 수십 %까지 인하되는 수모를 당했다.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위해 추진되는 약가인하 정책은 내년에도 이어지며, 정부와 제약계간 힘겨루기가 계속될 전망으로, 올해 약가 인하된 품목 및 인하 대상 품목이 내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제약사들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특히 정부는 약가 인하 논리에 제네릭 가격과 리베이트 문제도 깊숙이 연관시키고 있어 제약계는 내년에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됐다.
(6) 면대약국 척결 등 약국가 자정 노력
위장직영약국, 이른바 면허대여약국을 척결하는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활발한 한해였다.
5월 관련 약사법 개정법률안이 국회 보건복지위를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된 범 약사회 차원의 움직임은 하반기 들어서면서 가속도를 더했다.
각 시·도 약사회별로 별도 T/F를 꾸리고, 신고센터 등을 통해 제보를 받아 의심약국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하는 등 전방위에 걸친 ‘압박’으로 문을 닫는 의심 약국이 늘어났다. 또, 12월 들어 개정 약사법이 발효되면서 스스로 폐업하는 약국도 많아졌다. 12월 14일 시행된 개정 약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약국을 개설할 수 없는 사람에게 고용된 약사에 대해서도 자격정지 처분이 가능해져 해당 약국 관리약사의 이직도 시작됐다.
전국적으로 2,000여개로 추산되는 면대 의심약국 가운데 올해 면대 척결 과정에서 수면위로 떠오른 약국은 절반에 못미치는 수준. 연속적인 사후관리와 제보 활성화로 면허대여 근절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7) 최초의 직선 보궐선거
사상 처음으로 치러진 대한약사회장 직선제 보궐선거에서는 김구 회장이 당선됐다.
원희목 전 회장의 국회 진출로 지난 7월 진행된 보궐선거는 기호1번 문재빈 후보와 기호2번 김구 후보, 기호3번 박한일 후보가 각각 출마해 총 유권자 2만2,356명 가운데 1만5,473명이 참여해 66.3%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 가운데 김구 회장은 6,419표를 획득해 2위 박한일 후보(4,364표)와 문재빈 후보(4,239표)를 따돌리고 당선의 기쁨을 안았다. 이에 따라 신임 김구회장은 전임 원희목 회장의 잔여임기인 1년 6개월간 대한약사회 회장으로서 7월말부터 공식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김구 당선자는 선거 초반 상대적인 열세를 보였으나 현직 집행부를 비롯한 각급 약사회 임원과 동문 등을 아우르는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서거운동을 전개해 중반이후 판세를 뒤집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처음 치러진 보궐선거는 선거의 공정성과 선거운동기간 동안의 혼란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겼다.
(8) 도매 대형부도
올 12월 터진 인영약품의 부도가 한 달로 채 안되는 기간 동안 전 제약계 및 도매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이 부도는 각각 수십여 곳의 제약사와 도매상에 피해를 줬다.
특히 이 부도는 단순한 부도 차원을 넘어 대구 경동사를 인수한 외국계 투기자본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도매업계의 생존권 논란까지 대두됐고, 제약사들도 더 큰 피해확산 방지를 위한 공급 중단 등의 카드를 꺼내 들고 나섰다. 이 논란은 진행형이다.
이 부도 여파로 연쇄부도를 우려하는 제약사들이 그 동안의 신용거래에서 탈피, 담보 강화 등 강한 압박정책을 펼치며 제약사와 도매업계 간 갈등도 심화됐다.
제약사들의 이 같은 압박정책은 경기가 어려워 질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담보 포화상태에 있는 도매상들은 상당한 곤혹을 치를 전망. 더욱이 제약사들이 내년에 마진을 인하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도매업계는 ‘이중고’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며, 내년에 강력한 도매업소 구조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9) 보건의료인 우르르 진출
18대 국회는 그야말로 보건의료인의 천국이라 할 정도로 보건의료인 출신 국회의원들이 대거 입성했다.
먼저 약사출신으로는 원희목, 전혜숙, 김상희 의원이 의사출신은 정의화, 안홍준, 신상진, 조문환 의원이 18대 금배지를 달았다.
또한 치과의사 김춘진, 한의사 윤석용, 간호사 이애주 의원도 18대 국회의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원희목, 전혜숙, 안홍준, 신상진, 윤석용, 이애주 의원은 보건복지가족위원회에 배정, 국민의 보건과 복지를 위해 일하게 됐다.
보건의료인 출신이 대거 포진한 18대 국회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의약 그리고 여타 보건의료의 역할과 중요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건의료인 출신 의원들이 국민보다 직능을 먼저 생각하는 직능이기주의는 18대에서만은 보여지지 말아야 할 것이다.
(10)유통거래 투명화
의약품 유통의 부조리를 개선하겠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진행됐다.
먼저 지난해 설립된 심평원 의약품 관리 종합정보센터의 역할이 보다 명확해지면서 의약품 유통질서의 투명화를 위해 한 걸음 다가갔다.
정부는 올해 10월 18일부터 의약품정보센터에 일반의약품을 포함한 공급내역을 매월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로 인해 정부는 의약품의 흐름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의약품정보의 표준화 기반을 구축해 의약품의 생산·수입·유통 및 소비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동일 표준코드를 사용함으로써 의약품의 효율적 관리체계 구축 및 정보화의 기반을 마련하도록 했다.
아울러 리베이트 제공자 및 수수자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 강화 및 신설, 유통질서를 문란하게 한 보험의약품 약가인하, 제약사, 도매사에 대한 실거래가 조사권 신설 추진 등의 법령이 제·개정되면서 유통질서 투명화를 위한 움직임이 분주했다.
편집부
2008.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