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한국제네릭, 도전 정신으로 세계를 넘어라
한국시장현황
한국의 제네릭 의약품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 위기 측면에서 우선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이유로 제네릭 가격을 리베이트와 연결시키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또 외국의 유력 제네릭 회사들도 한국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제네릭에 초점을 맞춘 의약품정책 기류와 cGMP를 바탕으로 한 미국시장 진출 기회는 긍정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재정절감 안정을 위한 제네릭 정책이 적극 추진된다고 가정했을 경우, 국내 제네릭이 미국 FDA가 승인하는 단계까지만 가면, 호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미국에 수출이 안됐지만, 가격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성공 조건이 된다는 것(제약협회 분석에 따르면 똑같은 약 경우 오리지널은 미국이 우리보다 3배 비싸고 제네릭은 2배 비싸다.) 한국은 국제무대에서도 이스라엘 인도와 함께 세계 3대 제네릭 시장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신약개발 역사가 일천함에도 제네릭을 기반으로 성장하며 규모를 키웠고, 이를 통해 신약 14개를 탄생시킨 국내 제약사 제네릭은 오리지날 제품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있다.
국내 처방 매출 1위 ‘플라빅스’, 이전에 1위였던 ‘노바스크’, 1천억대 품목 ‘리피토’ 등을 포함해 유력 의약품의 제네릭들은 경쟁력을 갖추며 급성장하고 있다.
이 분위기에서 2009년 ‘아리미덱스’(아스트라제네카, 유방암), ‘아반디아’(GSK, 당뇨병), ‘아벨록스’(바이엘, 항생제), ‘이미트렉스’(GSK, 편두통), ‘케프라’(UCB, 간질), ‘프레바시드’(TAP, PPI제제), ‘발트렉스’(GSK, 헤르페스), ‘제니칼’(로슈, 비만)등의 특허만료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때문에 정부가 어떤 제네릭 정책을 내놓을 것인가와, 제약사들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가에 따라 지속성장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게 대체적이 분석이다.
제약업계 한 인사는 “국내 시장에 안주해 온 면이 있었는데, 정부가 지원해주고 제약사들도 안주에서 벗어나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시장개척에 도전적으로 나서면 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건강보험재정 안정화에만 매달려 제네릭을 폄하하고 약가를 지속적으로 인하려는 정부의 기류. 실제 비판론자들은 ‘미국 제네릭 가격보다 4배 비싸다’, ‘240여 제약기업들은 복제약 생산에 매진하며 R&D비율이 5%남짓하다’, ‘복제약에 대해 정부가 높은 가격으로 구매해 주고 약품가격이 떨어지지 못하게 막는 제도를 유지해 왔다’ 등 주장을 계속 펴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제약기업들이 매출액 대비 15∼30%의 순이익을 창출하며 10∼20%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는 반면 국내제약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순이익을 창출함에도 나름대로 최대한 R&D투자를 시행하고 있다는 게 제약계의 지적이다. 미국 경우 수천 개의 제약기업이 활동 중이나 R&D 활동을 수행중인 기업은 화이자, 일라이릴리 등 30∼40군데에 불과함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
제네릭 약가 문제도 한국제약협회가 보험약으로 등재된 1만4,888품목(2008년 6월 기준) 중 오리지널과 제네릭이 공존하는 1,299개 성분 및 함량을 선정한 후, 미국시장에 시판 중인 3만2,444품목(2007년 IMS데이터) 중, 성분 함량 제형이 양국에 동일하게 존재하는 202개 성분을 대상으로 한국 보험약가와 미국 약가를 환율 1,045원을 적용하고 산술평균하여 분석한 결과, 한국 제네릭 평균 약가 3,413원, 미국 6,212원으로 미국이 2배정도 비싼 수준으로 분석됐다.
제약계 다른 인사는 “특정한 목적에 꿰맞추기 위해 건국이래 생산약에 대한 약가를 정부가 한번도 인상해 주지 않았음에 따라 국내 제약기업들의 순이익률이 다국적 제약기업들의 순이익률보다 현저히 낮음을 애써 부인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제약계에서는 매출 비율도 큰 차이가 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오리지널 매출 대비 제네릭의 매출 비율을 조사한 결과, 오리지널 매출액비율 69%(5조6,022억원), 제네릭 31%(2조5,222억원)로 나타났다는 것.
외국도 미국 캐나다 일본 폴란드 러시아 독일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 10개국의 2008년 11월 현재 제네릭 점유율은 65%지만 제네릭이 차지하는 금액은 20.5%로 오리지널에 따른 지출이 큰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자료=EGA&IGPA Member)
건보재정 안정을 위해서는 제네릭을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선진 외국은 제네릭 보상비율도 높다. 국내 제네릭 보상비율은 90%에서 68%까지 떨어졌지만, 제네릭 사용빈도가 적어 재정에 어려움이 발생함에 따라 제네릭 활성화 노력에 나서고 있는 일본을 비롯해 네덜란드 75%, 영국 68%, 멕시코 66%, 이탈리아 70%, 프랑스 90% 등 주요국 제네릭 보상비율이 한국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때문에 제약계는 정부의 제네릭 압박 정책이 계속되면 국내 제약사 제네릭은 변화의 시기에 꽃을 못 피우고, 국내 제약산업도 정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약협회 문경태 부회장은 “제네릭을 갖고 안주하면 희망 없고 이것을 밑천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해 신약을 만들어야 한다”며 “제네릭을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일정 비율 제네릭을 사용해 주는 것이 재정 건전화를 위해 중요하다. 미국은 민간보험회사에서 의사 약사에 제네릭을 사용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제네릭 산업을 죽이는 것보다 어느 정도 키우는 것이 건보재정 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권구
2008.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