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다시 탈크 '칼자루' 쥔 식약청…제약사는 초긴장
석면 함유 탈크 사용 의약품에 대한 식약청의 섣부른 조치가 이곳저곳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탈크 사태가 불량 저질이라는 변수를 만나 새로운 국면으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탈크와 관련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위해사범중앙수사단'이 본격 나섬에 따라 제약사 전반은 긴장한 모습을 역력히 드러내고 있다.
덕산약품, 불량ㆍ저질 탈크 제조ㆍ판매...구속영장
식약청 위해사범중앙수사단은 덕산약품 대표에 대해 탈크에 대한 자체 품질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에도 불구하고 시험성적서를 적합으로 조작한 사실을 포착,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아울러 중앙수사단은 덕산약품으로부터 불량 저질 원료를 공급 받은 제약업체에 대해서도 ‘부적합’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의약품 제조에 사용했는지 여부 등을 계속 수사해 나겠다고 밝혔다.
덕산약품 대표 구속은 단순히 덕산약품의 문제를 넘어 덕산약품 원료를 사용한 120개 제약사 입장에서는 충분히 긴장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베이비파우더로 시작된 탈크 사태가 해당 화장품, 의약품의 회수 폐기를 넘어 이제는 법적인 조치까지 목전에 왔기 때문에 말이다.
중수단...S, A, D, M, H사 등 전격 조사
업계에 따르면 식약청은 15일과 16일 양일간 덕산약품으로부터 공급받은 탈크를 사용한 향남공단 내 제약사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중수단 요원이 포함된 이번 조사단은 감시 업무보다는 조사업무 성격으로 해당 제약사의 원료 함량, 기준치, 사용내역, 탈크 사용 등이 담긴 제조기록서를 점검했다.
특히 중수단은 덕산약품이 부적합 저질 탈크를 판매한 것과 관련해 원료를 공급 받은 제약사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와 자체 시험을 통해 원료에 대한 검증을 거쳤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중수단이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제약사를 찾았다는 자체가 의아했다” 며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조사에 적극 협조 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중수단이 이미 덕산에서 시험성적이 조작된 불량탈크가 제약사들로 유입이 됐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왔다” 며 “중수단은 저질원료를 사용한 제약사들이 불량원료를 사용했음에도 별도의 반품요청 없이 계속해 사용했다는 부분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조사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중수단 관계자는 "조사는 기본적으로 120개 제약사 모두를 원칙으로 하며 위법 여부에 따라 분명한 법적 조취가 뒤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탈크 ‘부적합 판정’ 진실 공방 양상
중앙수사단은 덕산약품이 시험성적서를 조작한 부적합 저질 탈크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덕산약품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은 일부 제약사들은 자체검사 결과, 해당 원료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사태는 마치 진실 공방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모 제약 관계자는 “해당 원료에 대해 자체적으로 시험을 했고, 적합으로 나온 시험성적서도 갖고 있다” 며 “식약청이 석면 조치로 인해 비판이 쏟아지자 관심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기 위해 전략적으로 카드를 꺼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현재 중수단이 보고 있는 것은 제약사들의 고의적 범위” 라며 “실제로 부형제에 대한 검사는 안 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시험을 했더라도 계산착오로 적합부적합이 달라수도 있다. 대부분 이런 경우가 많을 것” 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의적으로 문제의 탈크를 사용한 제약사는 중수단으로부터 사법적인 조치도 받겠지만 자체 시험없이 덕산의 시험성적만을 믿고 사용한 경우라면 제조업무정지의 행정처분을 받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제약사의 자체 검사가 문제가 있었거나 또는 검사 자체를 무시하고 문제의 제품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제약사는 국민적 지탄을 모두 감내해야 함은 물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제약사 고의성 여부 따라 쑥대밭 우려
중앙수사단이 지금 저질 탈크 사용과 관련해 가장 집중적으로 보는 부분은 고의성 여부이다. 다시 말해 제약사들이 저질불량여부를 인지하고 있었느냐는 점이다.
식약청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서 대형 제약사들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며 "이들 제약사들이 중국산이 아닌 일본산을 사용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얘기는 경우에 따라 불량여부를 인지하고 사용한 업체들도 있을 수 있다는 것.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을 보고 있자니 제약사들의 소송 등 집단행동을 보이자 식약청도 나름 가장 강력한 수단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며 "제약사들이 먼저 수그러드는 모습을 보인다면 식약청도 사건을 더 크게 확대할 것 같지는 않다. 그냥 모든 원죄를 덕산이 지고 가는 상황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사태가 보통 심각한게 아닌 것 같다. 도대체 탈크가 어디까지 가는건지 모르겠다" 며 "탈크가 제약사 그 중에서도 중소제약사를 뿌리채 흔들고 있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식약청의 이번 조사가 현 상황의 분위기를 전환 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지적도 일부 제기되고 있지만 그 의도를 떠나 실제 제약사들의 불법상황이 포착된다면 해당 제약사를 넘어 제약산업 전체는 한바탕 후유증 심한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임세호
2009.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