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국내 제약 순위? '거대 시장에 물어봐'
제약사들의 매출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매출 경쟁은 곧 자존심을 건 순위경쟁이다.
이 때문에 최근 수년 사이 동아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녹십자 등 상위 제약사의 매출경쟁은 물고 물리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매출 1위인 동아제약은 차치하고라도, 이들 제약사의 매출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언제 순위가 뒤바뀔지 모르는 상황.
올해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지난해까지만 해도 구체적 목표를 설정한 이들 제약사의 올해 예상 매출 목표를 보면 , 녹십자(6,150억원)를 제외하고, 유한양행(8-10%), 한미약품(9%), 대웅제약 (15%)이 유동적으로 잡았다.
지난해 매출을 볼 때 모두 6천억원을 돌파하는 수치다. 순위는 장담 못하는 처지다.
하지만 이 같은 순위 경쟁도 조만간 수출의 영향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제약사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 제약사들의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10-15% 정도.
내수와 리베이트를 통한 성장이 한계에 봉착했고, 글로벌 시대로 진입한 시점에서 수출 비중을 누가 빨리 늘리느냐가 지속성장과 제약사들이 목을 메는 매출 순위 경쟁을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적 신약개발에 누가 앞서느냐와, 국제적으로 통할 수 있는 개량신약을 누가 많이 보유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것.
특히 제약업계에서는 현재 동남아 위주로 수출 전진기지를 설립한 각 제약사들이 이를 탈피해 향후 미국 유럽 일본 등 거대시장에 누가 빨리 안착하느냐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북미시장은 전세계 의약품 시장의 50%, 유럽은 25%, 일본은 11%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시장에 대한 진입 성공이 제약사들의 판도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약업계 한 인사는 “이들 3곳 시장이 가장 큰 데 나머지 지역은 이미 세계화가 되서 큰 매출을 올리지 못한다. 선진국 시장에 들어가는 것이 급선무고, 특히 미국시장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등 거대시장 진출도 개량신약 및 신약이 바탕이 돼야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미 FTA와 미국 오바마 정부의 의료비 절감책에 고무돼 국내 제약사들이 미국 시장의 제네릭 진입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너무 큰 기대는 피하라는 지적이다.
이미 인도와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제네릭 제약사들이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단순 제네릭으로 시장을 뚫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
때문에 세계적인 신약개발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적어도 개량신약 이상의 제품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내 상위 제약사들은 개량신약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인사는 “제네릭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해서 매출 비중의 50%를 넘는 것은 힘들다”며 “적어도 개량신약은 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와 함께 신약이든 개량신약이든 블록버스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 수출 비중이 높은 제약사들은 예외없이 매출이 수 조원에 달하는 제품들을 한 품목 이상 보유하고 있다.
당장 일본만 하더라도 수출 비중이 50%가 넘는 3사 모두 전 세계를 주름잡는 블록버스터가 있다.
다이찌산쿄는 고혈압치료제 ‘올메텍’이, 에자이는 치매치료제 ‘아리셉트’가 다께다는 항궤양제 ‘란소프라졸’이 세계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사실상 대표 품목이 이들 회사 총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셈.(일본은 수출 비중 50%를 넘기 까지 거의 20년 가까이 정지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짐)
수출 비중을 높이는 것도, 자체 신약이나 괄목할 만한 개량신약이 있어야 가능하다는것.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도 리베이트와 제네릭을 동반한 국내에서의 경쟁에만 치우치지 말고 , 연구개발비를 다른 쪽에 더 돌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제약업계 다른 인사는 “내수 시장만으로는 국내 제약사들이 무한히 크는 데 한계가 있다.”며 “ 다만 지금 국내 제약사들은 동남아 위주 수출인데 앞으로는 미국 유럽 등 거대시장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이 시장에 누가 먼저 안착하느냐가 제약사들의 무한성장을 판가름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인사는 “국내 시장에서는 제네릭 경쟁이 치열한데, 현 시점에서 제네릭으로 세계적인 제약으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세계적인 신약개발은 계속 진행하되 주요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개량신약에도 초점을 맞추고 연구개발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권구
2009.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