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국제백신연, 경구 콜레라백신 사용 고려 촉구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10년래 최악의 콜레라 창궐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효과적인 백신이 이미 승인되어 있어 백신 전문가들이 세계보건계에 비상대책으로 경구 콜레라 백신의 사용을 고려하도록 촉구했다.
국내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의 존 클레멘스 사무총장과 미국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원의 로버트 블랙 교수 등 관련 전문가들은 세계적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지의 5월 15일자 최신호 정책 포럼에서 ‘국제사회가 콜레라 창궐의 통제 대책으로 경구용 콜레라 백신의 사용을 고려할 때’라고 제안했다.
콜레라는 개발도상국에서 여전히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가 되고 있다. 2007년 53개국에서 17만 7,963건의 콜레라 감염 사례와 4,031건의 사망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되었으며, 이 중 94퍼센트가 아프리카에서 발병했다.
그러나 보고 누락에 따라 실제 발병실태는 훨씬 심각하여, 매년 12만명 정도가 이 질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최근 짐바브웨에서 발생한 콜레라는 지난해 8월부터 5월 15일까지 9만 7,979명을 감염시켜 4,273명을 앗아갔다.
콜레라 통제 전략은 지난 수십 년간 거의 변화가 없었다. 경구수분 보충 요법(ORT) 및 정맥주사요법은 콜레라에 감염된 사람들의 탈수증세를 막기 위한 최선의 대책으로 이용되어 왔다.
더불어 안전한 물과 적절한 공중위생 설비의 공급이 콜레라 감염 위협에 직접 노출된 사람들을 위한 응급 대책으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저개발국에서 이러한 대책은 창궐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
IVI가 2004년 모잠비크에서 평가한 경구용 콜레라 백신 “rBS-WC”는 HIV 감염률이 높은 인구집단에서도 생명을 위협하는 정도의 심한 콜레라로부터 약 90%의 매우 높은 예방효과를 나타냈다.
국제적으로 승인되어 있어 즉각 활용가능한 이 백신은 또 ‘집단면역(herd protection) 효과를 통해 백신을 접종 받은 사람들은 물론 접종 받지 않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보호효과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보건기구(WHO)는 ‘2회 접종 필요성, 짧은 백신 보관 기간, 비싼 가격, 저온유통 체계의 필요성” 등을 지적하며 짐바브웨의 콜레라 비상사태에서 통제 대책으로 백신접종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짐바브웨처럼 혼란한 환경에서2회 접종을 시행하는 것은 운반 등에 어려움이 있고 백신접종 대상 고위험 그룹을 선정하는 전략적 선택 등 실질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의 시골과 도시지역에서 WHO의 지원으로 실시된 지역사회기반 시범접종에서 이 백신의 보급이 시행 가능한 것으로 이미 증명되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더욱이 IVI가 베트남의 바바이오텍과 공동 개발한 새로운 저가용 백신이 지난 2월 인도에서 처음 승인되었다. 국가 백신규제기구가 WHO의 승인을 받은 인도에서 이 백신이 승인됨으로써 대부분의 콜레라가 발생하는 개발도상국에서 사용하기 적합한 최초의 저가 콜레라 백신이 전세계적으로 활용될 계기가 마련되었다.
2006년부터 인도 콜카타지역에서 67,000명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경구용 콜레라 전세포(WC) 사백신의 임상 3상 시험의 초기분석 결과, 2년에 걸친 추적조사에서 이 백신이 1 - 5세의 유아들을 포함하여 높은 예방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클레멘스 사무총장은 “경구용 콜레라 백신의 사용에 대한 제한이 없어지면, 공중보건 종사자와 각국 보건당국, 국제기구 및 후원 단체들이 콜레라 백신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권구
2009.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