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A형간염 예방접종사업 비용 효과적
A형간염 집단예방접종 사업이 매우 비용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가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A형 간염 예방접종의 비용-효과분석과 관리지침 개발 및 C형 간염 역학적 현황분석과 예방관리전략 모색’ 연구보고서는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연구보고서는 A형간염 집단예방접종 사업은 사회적 관점에서 매우 비용-효과적인 사업일 수 있다는 것과 백신 가격 조정을 통해 사업의 비용-효과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연구에서 확인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또한 연구과정에 반영되지 않은 ‘집단 면역 효과’와 누락된 치료비용 등을 감안하면 비용 효과성은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 연구보고서의 결론이다.
게다가 보고서는 정부에서 조달청을 통해 경쟁 입찰로 백신을 대량 구입할 경우 일반적으로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A형간염 예방접종의 비용 효과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보건복지가족부는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A형간염 예방접종 실시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공언해왔던 만큼, A형간염 예방접종의 비용 효과성이 높다는 이번 연구결과는 복지부 A형간염 정책 방향 설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A형간염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A형간염 환자가 2006년부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반해, 보건당국의 대책은 예산과 정책 모두에 있어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2010년도 예산안에 A형간염 예방접종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A형간염과 관련된 유일한 예산인 ‘AㆍC형간염관리’ 항목으로 책정된 예산은 1억 7,800만 원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2009년에 비해 200만 원이 깎였다.
관리정책에 있어서도 A형간염은 홀대받아왔다. 결핵, 에이즈 등은 관련법이 따로 있고, 다른 전염병들 역시 전염병예방법에 따라 제1군~제4군 전염병으로 분류되어 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A형간염은 그 확산 속도에 비해 법제도적 지원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영ㆍ유아 대상의 필수예방접종 항목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최근 A형간염을 제1군 전염병에 포함시키는 전염병예방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것 역시 법안 공포 후 1년이 지나야 효력이 발휘되기 때문에 적어도 2010년~2011년까지는 체계적인 A형간염 예방 사업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06년 기준으로 10세에서 29세까지의 A형간염 항체 보유 비율이 10%대에 불과하다는 점도, A형간염을 관리해야하는 이유 중에 하나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7년부터 A형간염 백신이 도입되면서 소아인구의 예방접종이 증가한 반면, 1997년 이전에 출생한 10세 이상 연령층은 위생환경개선으로 자연면역 획득이 안 됐고 예방접종으로 인한 면역도 없는 상태이다.
실제 2006년에 연령별 A형간염 항체 보유 수준을 조사한 결과 10~14세 13.6%, 15~19세 8%, 20~29세 15.8%로 10세에서 29세까지의 항체 보유 비율이 10%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1~4세와 5~9세 연령층에서는 항체 보유 비율이 각각 55.6%, 47.2%로 나타나 예방접종에 의한 항체획득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40세 이상은 자연면역으로 인하여 항체 보유 비율이 100%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
A형간염 관리 및 예산 지원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경제적인 측면이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A형간염 치료에 들어간 평균진료비는 64만3,194원인 것으로 조사됐고, A형간염 입원환자 평균진료비는 122만1,159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현재 신생아의 60%정도가 자비를 들여 A형간염 예방접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의 전환 등 A형간염에 대한 예산지원은 저출산 시대 육아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이다.
연구보고서는 연령대별 항체 보유 비율 및 발생 빈도 등을 따져 볼 때, 영ㆍ유아 전체와 20~30대 성인의 절반에게 일제예방접종을 시행하는 것이 가장 비용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 이번 연구보고서 책임자인 을지대학교 기모란 교수는 “예산 상황을 감안할 때 20대 성인의 절반정도에게 국가가 1회 접종을 수행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곽정숙 의원은 복지부가 전염병예방법 전부개정안을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에 들고 왔을 때 ‘A형간염 예산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부대의견을 수용했음에도, 정작 내년 예산안에는 A형간염 예방접종에 관한 예산이 전혀 없고 홍보비마저 삭감하는 등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곽정숙 의원은 A형간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항체 보유 비율이 낮고 A형간염 발생률이 가장 높은 20~29세 예방접종을 위한 예산 550억원(해당 인구 733만명의 50% 1회 접종)과 영ㆍ유아 예방접종 예산 88억 등 638억원의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세호
2009.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