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대한민국, ‘일과 가정'병행 할 수 없는 나라
‘가족친화 사회환경의 조성 및 촉진에 관한 법률’이 있다. ‘일과 가정 생활을 병행’하고 ‘양육과 가족부양을 사회적으로 분담’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2008년 저출산 극복 방안의 하나로 제정된 법이다.
이 법에는 ‘가족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업 등을 ‘가족친화기업’으로 인증하도록 하고 있다.
‘가족친화제도’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①시차출퇴근제, 재택근무제, 시간제 근무 등 ‘탄력적 근무제도, ②배우자 출산휴가제, 육아휴직제, 직장보육지원 등 ’출산·양육 지원제도‘ ③부모돌봄 서비스, 가족간호휴직제 등 ’부양가족 지원제도‘, ④근로자 건강·교육·상담프로그램 등 ’근로자지원제도‘ 등이 있다. ’일과 가족 생활을 병행‘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제도들이다.
그러나 아직 대한민국에선 꿈같은 제도들이다. 가족친화제도를 잘 시행하는 기관(정부부처, 지자체, 공기업, 대학, 상장기업 등)이라는 것을 인증하는 ‘가족친화기업’ 인증이 35개 정부부처, 246개 지자체, 405개 대학, 1,721개 상장기업 등 전체 2,845개 기관 중 34개(1.2%)에 불과하다.
특히 한심한 것은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하는 여성가족부도, 저출산 대책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인증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35개 중앙정부부처 중 관세청 단 1곳만 인증을 받았을 뿐이다.
246개 지자체, 405개 대학 중엔 단 1곳도 인증을 받지 못했다. 또 1,020개 코스닥 상장기업 중엔 7개 기업만이, 701개 코스피 상장기업 중엔 10개 기업만이 인증을 받았다. 그나마 438개 기관 중 16개 기관이 인증을 받아 3.6% 인증율을 보인 공기업이 가장 나은 편이다.
게다가 아예 가족친화기업 인증제도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1,200개 기관(공공부문, 민간기업 포함)을 대상으로 한 인지도 조사에서 민간기업의 9.3%, 공공부문의 18.2% 만이 이 제도를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제도를 알고 있는 기관들도 ‘인증에 대한 이득이 별로 없어’ 인증을 신청하지 않는 다고 답했다.
가족친화인증 기업이 되면 ‘5년간 인증표시를 사용’할 수 있고, 중소기업청과 노동부의 각종 지원사업에 가점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있다.
그러나 이런 인센티브가 기업 활동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해 참여를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원희목 의원은,“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나라이다. 이런 장시간 근무조건하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가정과 일을 병행하기가 어렵고, 여성에게 출산과 일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일과 가정을 조화롭게 양립할 수 있는 가족친화적 기업이 저출산 대책의 핵심이다”고 밝혔다.
또한 “민간기업은 가족친화적인 경영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책임이 있고, 또한, 정부는 인센티브를 충분히 확대해서 가족친화인증 기업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세호
2010.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