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복지부 결혼사이트, 부모 직업ㆍ재산으로 등급화
보건복지부가 예산을 지급하고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건강한 출산양육환경조성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운영 중인 결혼전문사이트(결혼누리, 결혼지원사이트)의 컨텐츠가 시대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부모 지위와 재산여부, 학력에 따라 결혼 대상자를 등급화 하는 등 결혼의 상품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영희 의원에 따르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결혼누리사이트(www.wed-info.kr / '09.12.1일 오픈)는 결혼연령 상승으로 인한 출산 저해요인(가임기간 단축, 불임증가)을 축소하고 결혼과 출산의 주 연령층을 대상으로 정보 제공을 위해 만든 홈페이지지만, “결혼이란” 또는 “결혼의 종류” 등 사전적인 정의를 나열하는 등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월 평균 가입자는 230명, 총 가입자는 2,102명에 불과하여 가입 및 활용이 형편없어 정부가 결혼지원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사이트라는 사실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구축에 5천만원, 운영을 위해 매년 5천만원의 예산이 사용되고 있다.
결혼누리홈페이지에 연동돼 지원되는 결혼지원사이트 Match.kr(www. match.kr / '07.9.1일 오픈)은 회원가입시 사기업((주)선우)이 운영하는 결혼중계사이트에 동시에 가입될 뿐만 아니라 가입비 및 다른 이성과 매칭 비용을 받는데, 공공기관이 운영함에도 불구하고 상업적 목적의 사기업과 동일한 비용(회원가입비 2만원, 셀프매칭 3만원)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동 사이트는 결혼대상자 간 매칭을 위해 가정환경 및 학력을 등급화 하여 운영하고 있었다. 부모가 고위공무원, 대학교수, 의사, 대기업 및 은행 임원이면 최고 등급인 A등급을 주는 반면, 농업·임업·축산업과 기능직과 생산직은 최하 등급인 G등급으로 평가해 부모의 지위로 결혼대상자를 평가하고, 계모 또는 편모 등 특수한 가족환경도 평가 기준이 됐다.
또한 학력도 의과대학은 A등급, 서울소재 일반대학은 C등급, 지방대 F등급, 고졸은 최하등급으로 구분하는 등 총 8등급으로 세분화하여 학력의 서열화라는 사회 구조적인 병폐를 오히려 조장하고 있었다.
아울러 인구보건복지협회는 1년에 8천~2만장에 이르는 5만원 상당의 ‘결혼지원 매칭이용권’을 공무원 및 공기업 직원 등에 배포하면서 홈페이지 가입을 유인해 그대로 사기업((주)선우) 회원유치를 지원하고 있었다.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일반 결혼중계사이트에서 학벌과 재산에 따라 사람을 등급화 하는 것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오히려 정부가 부모의 직업과 재산, 가정환경, 학력에 따라 서열화·등급화에 앞장서고 있는 꼴”이라며 “이는 결혼 장려보다 결혼의 상품화 조장으로 오히려 부정적 시각만 심어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개선방안을 촉구했다.
임세호
2010.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