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1원 낙찰로 14억원 의약품 350만원에 구입"
"시장형 실거래가제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폐지해야 한다."
원희목 의원이 '1원 낙찰' 등 공정한 의약품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실거래가제를 폐지하고, 새로운 지불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국회 원희목 의원실이 1원 낙찰병원 가운데 자료가 취합된 상급종합병원 2곳과 종합병원 1곳에 대해 의약품 입찰자료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A상급종합병원은 전체 1,950품목 가운데 무려 12.5%에 해당되는 244품목이 1원에 낙찰됐으며, B상급종합병원은 1,823품목 중 92품목(5.0%), C종합병원은 1,457품목 중 5품목(0.3%)이 1원 낙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1원 낙찰 품목'을 약가 마진 없이 의료기관이 구입했을 경우 비교한 차익이나 시장형 실거래가 인센티브 추정액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기관은 의약품을 싸게 구입하면 이중의 이익을 볼 수 있다. 의약품을 싸게 구입해서 얻는 이익과 함께 구입약가 차액의 70%만큼 공단에서 주는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원 의원의 설명이다.
A상급종합병원의 경우 1원 낙찰받은 244개 품목을 정상적인 보험약가로 산다면 14억 9,566만 6,575원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1원 낙찰로 350만 2,169원(보험가의 0.23%)의 비용만 지출했다.
이에 다른 차액은 14억 9,016만 5,406원이며, 인센티브 추정액은 10억 4,000만원이나 됐다. 1원 낙찰된 품목 가운데 보험약가 최고액은 2만 5,090원으로 무려 1/25,090배인 것으로 파악됐다.
B상급종합병원은 92개의 1원 낙찰 품목을 약가 마진없이 보험약가로 산다면 6억 4,000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료 분석 결과 1원 낙찰로 인해 170만원(보험가의 0.27%)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차액은 6억 4,000만원이며, 인센티브 추정액은 4억 5,000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1원 낙찰된 품목 중 보험약가 최고액은 6,435원으로 1/6,435배에 달했다.
C종합병원은 1원 낙찰 품목을 약가 마진없이 보험약가로 산다면 2,0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나, 1원 낙찰로 인해 40만원(보험가의 2.28%)의 비용만 소요됐다.
이에 따른 차액은 1천 9,000만원이며, 인센티브 추정액은 1,300만원 가량된다. 1원 낙찰된 품목 중 보험약가 최고액은 54원으로 1/54배였다.
이들 3개 의료기관이 공급받은 전체 품목과 보험 약가와의 차이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A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보험약가 대비 50% 미만이 전체 1,713개 품목 중 487개 품목으로 28.4%를 차지했고, 80%~90%가 403개 품목으로 23.5%, 90%~100%가 346개 품목으로 20.2%를 차지했다.
B상급종합병원도 보험약가대비 90%~100%가 전체 1,823개 품목 중 845개 품목으로 46.4%, 80%~90%가 405개 품목으로 22.2%, 50% 미만이 260개 품목으로 14.3%를 차지했다.
C종합병원의 경우 보험약가대비 50% 미만이 전체 1,326개 품목 중 521개 품목으로 39.3%를 차지했으며, 60%~70%가 366개 품목으로 27.6%, 70%~80%가 255개 품목으로 19.2%를 차지했다.
원희목 의원은 전체요양급여기관 6만 5,324곳 중 시장형실거래가제도에 참여하는 기관은 5,655곳에 불과해 8.7%만 시장형실거래가제도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요양급여기관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은 44곳 중 36곳(81.8%), 종합병원 283곳 중 210곳(74.2%), 병원 2,578곳 중 1,106곳(42.9%), 의원 41,414곳 중 2,777곳(6.7%), 약국 21,005곳 중 1,526곳(7.3%)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형실거래가 제도 시행일인 작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요양기관별 약제상한차액(인센티브)은 478억 8,600만원이 지급됐다. 이중 상급종합병원에 276억 4,400만원(58.0%), 종합병원 166억 6,300만원(34.9%), 병원 24억 5,600만원(5.2%), 의원 7억 7,000만원(1.6%), 약국 1억 5,500만원(0.3%)이었다.
또, 약제상한차액으로 지급된 금액의 93%에 해당하는 금액이 상급종합병원(58.0%)과 종합병원(34.9%)에 지급된 것으로 나타나, 규모가 큰 요양기관일수록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에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기관 종별로 약제상한차액 상위 5개 기관은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서울소재 상급종합병원 2곳으로 각각 32억, 22억원을 받았다. 부산소재 상급종합병원은 27억원, 전북소재 상급종합병원 26억원, 대구소재 상급종합병원이 22억원을 받았다.
이들 5개기관이 받은 금액은 130억원으로 상급종합병원 전체 약제상한차액 276억원의 절반을 가져갔다. 상급종합병원 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원희목 의원은 지난해 10월 제도 시행 이후 올해 6월까지 각 요양기관에서 진행된 의약품 입찰에서 1원으로 낙찰된 품목수는 종합병원이 298품목, 병원 48품목, 의원 43품목, 약국 38품목이 '1원 낙찰'로 공급됐다고 밝혔다.
반면 상급종합병원은 582품목을 1원으로 공급받았고,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44개소 중 1원낙찰 품목이 있는 병원수는 37곳으로 84.1%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원희목 의원은 정부가 지금이라도 의약품 거래가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시장형실거래가제도에 대한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폐지를 검토해야 하며, 새로운 약가지불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채규
2011.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