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혁신형제약기업, 복지부의 혁신성 기준 '아리송'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결과가 발표되자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이 무엇이냐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
복지부가 제시한 인증기준은 총 4가지이지만 대략적인 기준만 제시됐을 뿐, 구체적인 사항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장관 임채민, 이하 복지부)는 지난 18일 혁신형제약기업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은 제약사는 모두 43곳으로 일반제약사가 26곳, 중소제약사가 10곳, 바이오벤처 6곳, 다국적제약 1곳 등이다.
혁신형제약기업으로 인증받은 제약사는 향후 법인세 감면혜택, 정책적 혜택 우선 적용 등 직간접적인 혜택을 받게 된다. 그러나 업계는 이같은 혜택을 받게 될 혁신형 제약기업에 선정되거나 선정되지 못한 제약사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선정된 43곳의 제약사 중에는 신약 및 개량신약 개발이 전무하고 제네릭의약품만 생산하는 제약사가 다수 포함돼 있다는지적이다.
또한 외국계 제약사와의 코마케팅으로 발생한 매출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거나, 매출액은 높지만 전적으로 의약품 개발에 들인 R&D비용의 비율이 낮은 제약사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의문도 표하고 있다.
선정된 제약사들 중 일부는 혁신형과는 다소 거리가 먼 제약사들이라는 것.
전체 매출에서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겨우 절반을 넘는 제약사나 신약파이프라인이 다소 부족한 곳, 외국과의 코마케팅으로 인한 매출이 전체 매출의 상당부분 차지하는 곳 등 '혁신'의 의미에 부합하지 않는 제약사에 대한 지적이 따르고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에 선정된 광동제약의 경우, 매출 1천억원 이상에 R&D비율이 5% 이상인 대기업에 속한다.
금융감독위원회에 보고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광동제약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3,132억원으로 이 중 의약품 매출은 54.5%이다. 나머지 45.5%는 비타 500, 옥수수수염차 등의 드링크의 매출이 차지하고 있다.
약국영업 비율까지 포함해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매출 비율은 각각 28.8%, 16.7%이다. 광동제약의 전체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부분이 음료로부터 나온 것이다.
'혁신'에 대한 인증 기준에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은 또 있다. 리베이트에 대한 엄격한 잣대가 적용됐다는 복지부의 설명과 다르게 리베이트로 여러번 적발된 회사도 혁신형 인증 제약기업에 포함돼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윤리성 판단 잣대 중 하나인 리베이트로 여러번 적발된 제약사도 포함돼 이번 선정 기준이 너무 후하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 중 혁신형기업으로 인증받은 건일제약은 쌍벌제 시행 이전과 이후 모두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된 바 있다. 복지부는 "리베이트로 인해 최종 탈락한 제약사가 1곳은 있었다"며 리베이트로 인해 탈락한 제약사가 여러곳일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쌍벌제 이후 리베이트 제공 적발 시 벌점을 가중 적용했다는 발표와 앞뒤가 맞지 않는 선정 결과라는 지적이다.
복지부는 "혁신에 대한 역량을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현 단계에서 혁신역량을 가지고 있고 지금 다소 미달하더라도 장래에 혁신성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기업을 선정했다"며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에 가능성 또한 큰 요소로 삼았음을 내비쳤다.
특히 전문가들 중에는 제약산업 자체를 혁신형으로 이끌 고 갈 수 있는 제약사라면 인증에 포함시키자며 50개사 이상으로 인증하자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들의 평가점수를 공개하는 방법이 있으나 복지부는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복지부는 "26개 제약사 중 특히 몇개 기업은 다른 그룹과 차별화될 정도로 높은 점수를 받아 격려하는 차원에서 이름을 열거한 것이다. 나머지 기업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측면도 있어 공개는 부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공개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이혜선
2012.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