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IgA 신병증 치료제, 허가 받고도 못 쓴다… “단독 코드 신설 서둘러야”
2030 청년층 다발, 중증 환자 50% 3년 내 말기신부전 위험. 신장 이식해도 20~60% 재발.
‘N02’ 단순 혈뇨 코드에 묶여 유병자 과다 추계. 학회 "고위험 중증 환자 선별 시 4800명 수준".
복지부 "올해 하반기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 등재 시범사업 통해 약제 접근성 제고 노력할 것"
입력 2026.07.23 16:26 수정 2026.07.23 19:25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스크랩하기
작게보기 크게보기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20~30대 청장년층에서 주로 발병해 말기신부전을 유발하는 '중증 IgA 신병증' 환자들이 독립된 질병 코드 부재와 높은 약가로 인해 치료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혁신적인 신약이 국내에 도입되었음에도 비용 부담 탓에 투석 시기만을 기다리는 환자들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희귀질환 지정과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모였다.

23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는 남인순·서영석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대한신장학회가 후원하는 '중증 IgA 신병증 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남인순 국회부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제도의 지체를 강도 높게 지적했다. 남 부의장은 "의학기술의 발달과 신약 개발로 과거에 없던 희귀난치질환 치료법이 개발되고 신약이 국내에 허가되었으나, 기존 행정 절차와 건강보험급여 제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환자들의 접근성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2024년 허가를 받은 IgA 신병증 표적치료제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어 남 부의장은 "과거에는 투석 및 신장이식 단계에서 관리하는 질환이었지만, 이제는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통하여 질병 진행을 억제하고 말기콩팥병을 막는 질환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며 "월 600만 원에 달하는 신약 비용이 중증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만큼, 이번 토론회를 통해 바람직한 제도적 대안이 모색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IgA 신병증은 면역복합체(IgA)가 신장 사구체에 침착되어 만성 염증과 신장 손상을 유발하는 자가면역성 사구체신염이다. 국내 진단 연령의 중앙값은 34세로, 경제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에 주로 발병해 환자 개인은 물론 심각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초래한다.

초기에는 예후가 양호하다고 알려졌으나, 장기 추적 결과 단백뇨가 심하고 신장 기능이 저하된 '중증 진행성' 환자의 예후는 매우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 주최자인 서영석 의원은 "중증 환자의 약 50%가 3년 이내에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되거나 사망에 이를 정도로 환자의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어렵게 신장이식을 받더라도 20~60% 환자에서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악화 전 조기 적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 현장에서 꼽는 가장 큰 제도적 장벽은 '단독 질병코드'의 부재다. 현재 IgA 신병증은 독립된 진단 코드 없이 단순 혈뇨 증상을 포괄하는 'N02' 코드에 묶여 있다.

질병관리청 윤성희 희귀질환관리과장은 그동안 희귀질환 지정이 반려된 이유에 대해 "관련 코드로 전체가 묶여 있다 보니 유병 인구가 2만 명 미만임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자료가 부족했고, 기존 보존적 치료법 위주라 요양급여 본인부담금 수준을 높게 제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주제 발표를 맡은 양재원 원주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대한신장학회 보험법제이사)는 "임상적 근거를 바탕으로 단백뇨 1.0g/일 이상 및 사구체여과율(eGFR) 30~90 구간에 해당하는 고위험군만 선별할 경우 대상 환자는 약 4800명으로 추정된다"고 반박했다. 

양 교수는 질병 경과가 유사한 '다낭성 신장병(ADPKD)' 역시 진행성 중증도를 척도로 산정특례 대상에 지정된 선례가 있음을 강조하며 합리적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신약 접근성 문제도 핵심 안건으로 다뤄졌다. 2024년 11월 식약처로부터 최초의 IgA 신병증 표적치료제가 허가를 받았으나, 현재까지 급여 기준이 설정되지 않았다. 급여 미적용 시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약제비는 월 600만 원에 이른다.

30대에 질환을 진단받고 혈액투석 중인 환우 임지수 씨는 "주 3회, 4시간씩 진행되는 투석으로 노동 생산성을 완전히 잃고 일주일을 4일처럼 살고 있다"며, "9개월 투약으로 투석 시작을 13년 늦출 수 있다면 1인당 연 2700만원씩 발생하는 약 3억 5000만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국가가 아낄 수 있다. 세금으로 병을 고치는 처지가 아닌, 직장인으로서 세금을 내는 삶을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은 객관적 근거 보완 시 적극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숙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약등재부장은 "현재 제약사가 급여 등재를 재신청한 상태로, 정해진 절차에 따라 급여 적정성을 검토 중"이라며 "향후 회의에서 학회의 전문가 자문 등을 긍정적으로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정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사무관은 "정부는 혁신 신약의 환자 접근성 강화를 위해 올해 하반기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 등재 시범 사업을 준비 중"이라며, "해당 신약 역시 지난 심의에서 미설정된 사유가 보완된다면 공정하고 신속하게 급여 절차를 챙길 것"이라고 약속했다.

대한신장학회 최범순 이사장은 "건강보험 급여기준과 희귀질환 지정은 단순 유병자 수만이 아니라 질환의 중증도, 장기적 예후, 그리고 사회경제적 비용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며 "환자들이 치료의 골든타임을 잃고 투석 단계로 악화하는 비극을 막기 위해 정부 부처와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양재원 원주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대한신장학회 보험법제이사)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토론회 전경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약업신문 공식 SNS 채널 구독
전체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인기기사 더보기 +
인터뷰 더보기 +
“폐암 치료, 생존 넘어 일상으로”…뇌전이 관리가 여는 ‘퀄리티 서바이벌’
디티앤씨알오 김봉태 부사장 “개량신약·복합제, 규제·시장 함께 설계해야”
"근거 중심으로 승부"…개발부터 유통까지 원칙 지킨 팜뉴트리션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정책]중증 IgA 신병증 치료제, 허가 받고도 못 쓴다… “단독 코드 신설 서둘러야”
아이콘 개인정보 수집 · 이용에 관한 사항 (필수)
  - 개인정보 이용 목적 : 콘텐츠 발송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받는분 이메일, 보내는 분 이름, 이메일 정보
-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 : 이메일 발송 후 1일내 파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받는 사람이 여러사람일 경우 Enter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최대 5명까지 가능)
보낼 메세지
(선택사항)
보내는 사람 이름
보내는 사람 이메일
@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정책]중증 IgA 신병증 치료제, 허가 받고도 못 쓴다… “단독 코드 신설 서둘러야”
이 정보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
스크랩한 정보는 마이페이지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