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승격에 대한 정부 조직 개편안에서 의약품 부분에 대해 문제점과 대안을 제기하기 위해 마련된 공청회가 뚜렷한 대안이 제기되지 못한 채 끝이 났다.
민주 통합당 김성주 의원과 최동익 의원, 김현 의원은 지난 28일 오후 2시부터 국회의원회관 신관 2층 세미나실에서 개최한 '식품의약품 안전을 위한 정부조직 개편 공청회'를 개최했다.
아주대 인문사회의학교실 허윤정 교수는 '식품의약품 안전을 위한 정부 조직 개편안의 문제점과 대안-의약품 정책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를 했다.
허 교수는 발표를 통해 의약품 안전업무는 복지부 의약품안전본부에서 주관하고 추후 의약품 안전의 일원화 논의 추진을 시작하고 의약품 안전정책일원화에 대한 실익을 점검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복지부 산하 의약품 안전본부로" vs "식약처 승격 바람직"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는 "건강과 위생안전의 소관부처가 복지부로 일원화 돼 있던 것을 의약품 안전을 별도 부처에 두는 이유가 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임상시험->인허가->생산->건보급여->유통->처방->사용에 이르는 과정 중 인허가 기능만 별도 부처에서 담당하는 것이 맞지 않으며 전체 보건의료정책 관점에서 통괄할 수 있는 형태의 조직 구성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무법인 세종의 문경태 고문(전 제약협회 부회장)이 식약청의 식약처 승격에 대해 찬성의 입장을 견지했다.
제약산업 측면에서 접근한 문 고문은 "제약 바이오는 IT뒤를 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의 유망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하며 "복지부가 식품의약품 안전관리 업무에서 손떼게 되었다면 제약바이오 산업육성산업을 계속 관장해야 하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문 고문은 "종합적으로 볼 때 이번 식품의약품안전처 승격안은 다소의 작은 문제점이 지적되더라고 큰 틀에서 이해하고 협조함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간호대학 김진현 교수는 건보정책과 의약품 정책이 연계돼야 정책효과가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의약품 정책이 보건의료정책의 핵심영역이며 의약품의 제조 및 허가 건보등재 유통 및 판매, 처방조제, 건보급여, 사후관리까지 여러단계가 하나의 완성된 업무체계로 구성돼 있으므로 유기적으로 연계돼 추진돼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대한한의사회 김필건 수석부위원장은 "천연물 신약 문제에서 볼 수 있듯이 식약처 승격은 보건의료 정책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심도 깊은 논의 부족, '아쉬워'
그러나 이날 공청회 토론은 의약품 업무 분장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지지는 못했다.
그동안 의약품 안전 정책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의 입장에서 식의약품 안전관리가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자리라고 설명했지만 실제로 국민의 입장을 대변할 만한 패널은 없었다.
토론은 의료체계와 의약품이 분리될 수 없다는 주장을 기반으로 식약청을 의약품에 대한 건강보험급여 등의 업무를 하는 복지부에 속한 의약품본부로 두자는 등의 이야기만이 되풀이 됐다.
이같은 토론에 한 참관인의 지적이 이어졌다.
감사원에서 복지부와 식약청을 5년간 담당했다는 고려대 차재민 교수는 "오늘 논의가 의약품 안전관리 정책이 복지부로 가는 것이 좋은지, 식약청으로 가는 것이 좋은지를 논의하는 자리 같다. 그러나 국민은 여기에 관심이 없다. 어떻게 하면 식품이나 의약품을 편리하고 싸게 살 수 있고 안전하게 손쉽게 살 수 있느냐에 관심 있을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동안 의약품 안전 정책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과거를 꼬집으며 "지금까지 조용히 있다가, 인수위에서 총리 직속의 식약처를 만든다니까 '의약품 본부로 만들어야한다', '식약청은 식약처에서 식품만 가져가라' 이렇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권한만 가지려 하고 책임은 지지 않으려 하는 부처의 태도도 비판했다.
차 교수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당 부처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럴 때는 빠지고 권한 있는 것만 하려 하니 일원화가 안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국민들이 볼 때는 이런 공청회가 부처간 이기주의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이곳에 참석한 복지부 혹은 식약청 관계자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따끔한 충고를 했다.
또한 건강보험과 의약품이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복지부 소속의 의약품 안전본부를 두자는 일부 주장에 대해 관련이 없다고 딱 잘라 말하기도 했다.
차 교수는 "건강보험과 제2의 의약분업은 전혀 관계 없어 보인다. 또한 건강보험은 재정이 문제되는 것이지 안전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날선 비판을 한 차 교수는 마지막으로 "관련자들은 이같은 논의를 국민들이 한심스럽게 생각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안전 통합 관리를 할 기구가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식의약 안전관리 콘트롤타워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시의 적절한 공청회, 민주당 "당론 정해진 바 없다"
공청회 공동 주최자인 최동익 의원을 비롯한 김성주 의원은 자칫 공청회가 부처간 이기주의 혹은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까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최동익 의원은 "이번 공청회는 국민의 입장에서 효율적으로 식의약품의 안전 관리가 이뤄지겠느냐를 두고 전문가 의견을 듣는 자리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성주 의원 역시 "공청회 취지와 조금 빗나가는 내용도 있었지만 정부조직개편안이 발표되고 시의적절한 공청회였던 것 같다"며 공청회의 당위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의약품 안전관리에 대한 깊은 고민보다는 식품과 의약품 안전관리 분리에만 초점이 맞춰져 아쉬움이 남는 공청회였다는 지적이다.
또한 건강보험급여와 의약품을 떼어놓고 볼 수 없다는 다소 빈약한 근거의 토론이 공청회 취지를 무색케 했다.
토론회 개최자인 최동익 의원은 "민주당이 결론을 내린 바는 없다. 복지부총리제로 가는 것이 정책의 혼선을 빚지 않는 길이 아니겠냐는 의견, 보건의료체계에서 의료와 약품을 분리하는 것이 제2의 의약분업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것 등의 의견이 있다. 다만, 청이 처로 승격되는 부분은 바람직하다고는 생각한다. 그러나 특별한 결론을 내린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