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IPA재탕 국감…'게보린' 사느냐? 죽느냐? 기로
식약청 국감이 7일 일단락됐다. 대형 이슈가 없었던 탓이었던지 집중되는 사안이 많지는 않았으나 유독 의원들의 지적과 질의가 끊이지 않는 두 테마가 눈에 띄었다.
또한 지난해 국감과 달리 식약청장이 의원들의 지적에 비교적 의연하게 대처하며 의약품, 식품 등 고른 질문에 참모진 도움 없이 스스로 대답하는 모습을 보여, 전문가 집단의 수장다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계속해 '조치하겠다', '검토하겠다'는 기계적인 답변으로 의원들의 맥을 끊은 모습은 다소 아쉬웠다.
이날 국감에서 의약품 분야에서는 단연 게보린이 약방의 감초가 됐고, 식품 분야에서는 낙지가 단골메뉴로 올랐다.
특히 IPA 성분 게보린과 낙지에 대한 언급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어졌으며, 노연홍 식약청장은 의원들의 잇딴 질의에 같은 대답을 몇 번이고 반복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먼저 게보린에 대해 포문은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 윤 의원은 "게보린의 IPA 성분은 의식장애 같은 치명적 부작용을 비롯해 골수억제 작용에 과립구감소증, 재생불량성 빈혈 등 혈액질환을 유발시켜 캐나다나 터키 등에서는 시판이 금지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일반약으로 판매되고 있다" 고 지적하며 "안전성, 유효성 검토를 다시 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게보린은 중고등학생들이 조퇴를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오남용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식약청은 '단기치료 제한, 15세 미만 사용금지'의 미온적 수준으로 허가사항을 변경하는데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같은 당 이낙연 의원은 "IPA 성분의 안전성 여부에 대해 대형 병원 3곳에 의견 회신 결과, 서울대 병원, 아주대병원, 세브란스 병원은 모두 IPA 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있고 심지어 사용을 원하고 있지 않는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결과가 반영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IPA 성분 논란 때 다른 업체들은 문제 성분을 제외했음에도 유독 특정 업체만이 현재까지 논란에 아랑곳하지 않고 시판 유지 중이다. 일각에서는 식약청이 특정 업체를 비호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지난해에도 문제가 지적됐고, 계속해 문제가 지적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IPA계열 진통제는 오남용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식약청의 조치가 뒤따라야 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계속해 이어진 게보린 논란에 대해 노연홍 식약청장은 "지금까지 검토한 바로는 IPA의 판매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의원들이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만큼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 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IPA 와 관련해 식약청의 입장은 매번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는 똑 같은 말로 되풀이하고 있다. 국감에서 문제가 다시 제기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결론 대신 또 다시 검토하겠다는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며 "적어도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됐어야 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하지만 노 청장은 "빠른 시간 내에 검토를 끝내겠다"는 똑 같은 말은 반복하며 "전문약 지정은 복지부 소관이기 때문에 충분한 상의를 거칠 것이다. 당분간 시간이 걸리겠지만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리겠다"고 답했다.
이제 게보린은 식약청 그리고 제조판매사인 삼진제약에 달려있다. 지난해 IPA 논란이 처음 일었을 당시, 종근당 등은 과감하게 성분을 제외시킨 사례가 있듯이 삼진제약이 매출에만 연연하지 않고 공익적인 의지만 있다면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것.
한편 국감에서 게보린과 함께 가장 많이 오르내린 소재는 '낙지'로 의원들은 서울시의 검사방법과 발표등도 문제가 있지만 식약청이 즉각적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국감장에서는 비만치료제, 태반주사제, 향정신성의약품, 프로포폴 등에 대한 오남용 문제에 대해 집중적인 지적과 식약청의 관리감독 강화 요구가 이어졌다.
임세호
2010.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