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초점]약제비 적정화 방안 복지부 일문일답
2일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가 공동 주최한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현황과 개선방향’ 토론회가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기등재약 목록정비 사업, 약가재평가, 감사원 ‘약제비 관리실태’ 보고서 등 ‘약값’에 관한 내용들이 주로 다뤄졌다.
토론회는 시민단체 대표자의 발제와 발제 내용에 대한 4명의 패널토론으로 진행됐는데, 이중 보건복지가족부 보험약제과 이태근 과장의 토론 내용을 일문일답의 형식으로 정리해 보았다.
◇경제성평가 및 약가협상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Q. 원칙적으로 ICER값을 1인당 GDP 이하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언급되는 ICER값도 이와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A. ICER값의 결정은 전문적인 영역인 동시에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이를 감안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ICER값을 언급할 때, 1인당 GDP는 당연히 참고사항이 되지만, 아직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ICER값을 1인당 GDP 이하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구체적인 언급은 없다. 단지 1인당 GDP의 0.7~2.3배라는 범위가 언급된 적이 있었을 뿐이다.
Q. 약가협상 시 비교할 국가가 없을 만큼 우리나라의 신약등재 속도가 빠르다. 2003년부터 2005년 사이의 신규 등재된 164개 품목을 보면, 2개국가 참조 이하의 비율이 60%가 넘는다. 신규 신약 40.8%는 개발 국가에서 등재된 이후에 곧바로 우리나라에 등재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실제로 외국 가격에 대한 정보 없이 협상에 임하는 격이다. 이 부분을 보정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는데?
A. 실제로 이러한 문제점을 반영해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선별등재제도가 도입됐으며, 도입 前 150일에 불과하던 신약의 등재 소요기간을 230~410일로 늘려 효능ㆍ효과 및 안전성, 임상적 유용성 향상 및 비용효과성 등을 충분히 검토하도록 하고 있다.
Q. 약가협상시의 참고 가격을 설정함에 있어서 각 나라의 실거래가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문제가 많은 미국의 레드북 책자 가격은 삭제가 필요하지 않나?
A. 레드북 책자 가격을 참고가격으로 사용하는 문제점에 대해서 우리부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가격협상에서 미국 레드북의 가격은 그야말로 참고로만 사용될 뿐 이를 근거로 협상가격을 결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최근 가격이 결정된 스프라이셀의 경우도 BIG4 가격과 FSS 가격을 참조로 가격이 제시된 바 있다.
◇기등재약의 목록정비와 약가재평가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Q. 목록정비와 더불어 이미 제네릭 의약품이 출시된 특허만료의약품이 있는 성분의 경우 20% 가격인하를 소급적용하는 것도 추진할 수 있다. 이미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에서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 입법예고 시기에 특허만료 의약품에 대한 20% 가격인하를 기등재약에도 적용하라고 주장한 바 있고, 최근 감사원 발표에서도 소급적용할 것을 권고한 바가 있으므로 불가능한 정책방안은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A. 그렇지 않아도 우리부는 2006년 약제비 적정화 방안 도입 時 기등재 의약품 정비방안으로 기등재 의약품 가격의 일률적인 직권조정을 추진하였으나(20% 인하), 이를 위한 법적근거를 마련하고자 개정하려던 조항이 규제개혁위원회 제174차 회의에서 ‘행정편의적이며 직권남용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삭제할 것을 권고 받았다. 당시 규정만으로는 기등재 의약품 약가의 일률적인 직권조정이 곤란하다는 법률자문 결과가 있어, 기등재 의약품의 목록조정시 약가를 동시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 같은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 방안에 대해 단기에 재정절감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그러나 근거규정이 명시적이고 신규 등재되는 의약품에 비하여 상한금액수준이 높기 때문에 경제성 평가 등을 거쳐 인하할 경우 약가인하의 정당성 확보가 가능했고, 제약업계 및 한미FTA 등으로부터 직접적인 문제 제기가 없었다는 장점이 존재했다.
최근 감사원 발표는 “시행 이전에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의 약가를 인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내용이었으며, 명시적으로 20% 가격인하를 소급적용할 것을 권고한 것은 아니다. 20% 가격인하 소급적용을 용이한 정책 수단으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Q. 약가재평가 과정에서도 A7조정평균가 규정을 없애고 약가협상처럼 OECD국가와 싱가포르, 대만 가격을 비교하는 방안이나 실거래가에 근접한 약가를 도입하는 방안이 필요하지 않은가?
A. 현재 우리부에서도 현행 재평가규정에 대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하려 노력 중이다. 현재 내부적으로 A7을 호주, 대만, 스페인 등을 포함한 A10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다만 약가재평가는 인하기전으로만 사용되고, 기준가격보다 낮은 약가를 기준가격만큼 인상하는 기전은 없으므로 기준이 덜 엄격하게 설정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약가재평가 기준은 외국과의 통상문제가 예민하게 걸려있는 분야이기도 하므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필수 의약품 확보방안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Q. 건강보험공단 실무자들이 제약회사가 요구한 약가에 대해 인하의 필요성을 제가할 때 제약회사가 공급을 거부할 경우를 우려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A. 우리부에는 건강보험재정뿐만 아니라, 환자의 건강에 대해서도 고려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현재 독점력 있는 공급자의 공급거부에 대한 특별한 대응방안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거부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가격협상의 일방 당사자인 제약사 역시 국민의 하나이다. 현실상 공급이 불가능할 정도의 불합리한 가격이 결정되는 것도 지양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도 독점력 있는 의약품 공급자의 공급거부에 대해 특별한 대응 방안은 없다. 다만 미국의 경우 개별 품목이 아닌 회사별로 계약을 하게 되므로 전체적인 의약품 패키지로 약가협상을 진행, 특정 품목의 공급이 중단되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품목별로 약가협상을 하게 돼 있으며, 미국과 같은 연계 협상 방식을 도입할 경우 환자별 불평등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의약품 사용량 합리화 방안
Q. 현재는 사용량 합리화 방안에 관해, 사용량-약가 연동 방식과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도 이외에는 구체적인 정책수단이 보이지 않는다.
A.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양대 축은 ‘약가관리’와 ‘사용량관리’이다.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는 ‘사용량 관리’가 중요한 방안으로 들어 있다. 우리부는 이에 따라 의약품 사용량 절감 대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첫째 ‘약제비 처방총액 절감 時 인센티브 지급’을 대구, 광주 등 5개 지역의 내과, 소아청소년과 등 7개 표시과목 대상으로 시범실시하고 있다.
둘째 치료보조제적 성격이거나 경미한 질환에 자가치료가 가능한 일반의약품은 급여범위를 제한하거나 비급여로 전환해 일반의약품 오남용을 방지할 예정이다.
셋째 동일 의료기관 내 진료과목마다 같은 의약품을 중복 처방하는 사례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정비해(10월 1일 시행) 불필요한 중복처방을 차단하고, 동일 질병으로 여러 요양기관을 방문해 특정 성분 의약품을 중복 처방받는 수급자를 대상으로 사후관리를 실시하는 ‘의료쇼핑 환자 사후관리 방안’을 추진 중이다.
Q. 비급여 의약품에 대한 관찰과 규제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A. 현실적으로 급여의약품이 대체재로 존재하는 비급여의약품, 즉 독점력이 없는 비급여 의약품이 처방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또한 필수 의약품은 모두 직권등재로 급여로 된다. 다만 일부 급여 의약품이 없을 경우 고가의 비급여의약품으로 대체되면서 환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줄 수 있는데, 이러한 의약품의 경우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해 시장에서 퇴장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손정우
2008.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