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문제 많은 시장형실거래가제, 해답은?
시민단체와 제약업계, 정부가 한 자리에 모여 시장형실거래가제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22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주최로 합리적인 약가제도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정부와 제약업계, 시민단체는 시장형실거래가제의 문제점에 공감하는 한편, 각기 다른 해결책을 제시했다.
먼저, 제약협회 갈원일 전무는 “시장형실거래가제에서의 시장은 제대로 작동되는 시장원리가 아니다. 대기업 가격후려치기와 별 다름 없는 제도”라며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의 한 축인 제약기업을 완전히 소외시키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또 “병원에 지급되는 인센티브는 불법적 행위를 하지 않은 대가로 지급되는 비정상적인 것으로 정당성과 윤리성이 상실됐다”며 “약가마진인 인센티브는 어떤 이유로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제는 사용량이나 사용형태를 두고, 어떻게 약제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인가를 알아야할 시기”라고 말했다.
소비자를 위한 시민모임 황선옥 부회장은 “실거래가 상환제가 약가인하를 유도하지 못해 결국은 건강보험재정과 소비자의 부담을 이중으로 과중시켰다”며 “시장형 실거래가제는 불법 리베이트를 합법화 하는 것으로, 의료기관에 독점력이 강화돼 갑과 을의 관계가 심화되도록 만든다”고 지적했다.
또 “이대로라면 아무런 이득 없는 제도가 2월에 재시행돼 우려스럽다”며 “내부공익신고제를 활성화해야 하고, 공단을 통해 약값이 지불되는 직불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위원은 “시장형실거래가제는 실패한 정책인데, 왜 정부가 실패를 번복하려하는지 모르겠다”며 “섣불리 시장형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말고, 의료기관의 수입 보전하는 장치로 제도를 시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도 유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만, 병원과 제약사간에 불공정거래 문제는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유근춘 보건사회 연구위원은 “시장형실거래가제는 리베이트 등의 나쁜 요소 등 비정상적인 것들을 정상화하기 위한 제도”라며 “제도 흐름안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들은 서로 양보해서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의 시행에서 나타난 병원과 제약의 갑과 을 문제와 피해는 협상의 형평성을 갖기 위한 노력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며 “시장에서 평등한 협상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준다면 쓸모있는 제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개선을 통한 제도 유지를 주장했다.
복지부 맹호영 과장은 “시장형 실거래가제에 대해 효과가 없다는 주장들이 많은데, 약가인하 기전을 통해 건강보험재정에 효과가 있는 제도”라며 “병원에 지급되는 인센티브가 불법적 리베이트라는 지적이 있는데, 투명하지 못한 가격을 투명하게 유도하기 위해 비용이 든다. 양심적인 비용을 신고하는 요양기관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자는 측면에서 제도가 시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장형제의 문제점으로 약가인하율이 낮다는 지적도 있는데, 저가로 신고된다고 가격인하로 바로 이어지지 않도록 감면 규정을 뒀기 때문”이라며 “제도를 폐지하자는 의견과, 유지하자는 의견이 있어 고민중이지만, 내부공익신고 강화 확대 등은 부정적이다”고 말했다. 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김진현 교수는 정부의 정책 태도를 질타하고, 공익신고 포상금제의 강화를 강조했다.
김진현 교수는 “제도는 한 번 시행하고 그만할 것 아니다. 약가를 인하하면 제도가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해 약가인하를 적게하고 있는 것아니냐”며 “제도를 시행한 시간이 길지 않아 몇 년 더 해보자고 할 수 있지만, 정책이 또 실패하면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 재시행되도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제약사와 병원의 협상력이 비슷한 구조가 돼야 한다”며 “유통투명화를 위해서는 공익신고 포상금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혜
2014.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