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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백선(Dictamnus dasycarpus)
권순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회회원)
입력 2017-03-29 08:51 수정 최종수정 2019-12-2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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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숲이 우거지기 전인 5~6월 경 산 숲 속 양지 바른 곳에서 평소 접해 보지 못한 특이한 강한 냄새를 뿜어대는 식물을 만날 수 있는데 백선(白鮮)이라는 식물이다. 운향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60~90센티미터 높이로 가지를 치지 않고 곧게 자라며 깃털 모양의 겹잎이 줄기 밑 부분에 어긋나 있다.

줄기 윗부분에 이삭처럼 여러 송이의 흰색 또는 연한 홍자색의 꽃이 아래서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차례로 핀다. 꽃받침, 5장, 꽃잎 5장, 수술 10개, 그리고 암술 1개이며 꽃자루가 길고 꽃잎에는 홍색의 줄무늬가 있다.

5장의 꽃잎 하나하나가 완전히 벌어져 있어서 암술과 수술은 꽃잎 밖으로 노출되어 있다. 잎, 꽃자루, 포에는 기름샘이 있어서 여기에서 독특한 냄새를 풍기는 액을 분비한다. 꽃 수술 안쪽을 유심히 살펴보면 작고 검은 돌기가 붙어있는 것이 보이는데 다른 식물에서는 보기 드문 것이다.

같은 속 식물로서 털백선이 있으며 겉모습이 백선과 똑 같으나 잎과 줄기에 털이 많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운향과 식물은 보통 나무인 경우가 많다.

백선(白鮮)이라는 이름은 ‘희고 아름답다’는 한자이름에서 유래했으며 백선의 꽃이 희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한방에서는 건조한 뿌리껍질을 백선피(白鮮皮)라 하며 각종 피부질환, 가려움증, 만성습진에 사용하며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 기침, 천식에 잘 듣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실험에서 백선 추출물이 일부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는 연구발표가 있다. 알칼로이드 성분으로 딕타민(dictamine), 스킴미아닌(skimmianine), 감마파가린( γ~fagarine)이 알려져 있다.

백선이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수록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약으로 이용된 것은 매우 오랜 역사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농본초경은 기원전 1세기경부터 알려져 있는 중국의 가장 오래된 약물학 전문서로서 365종이 수록되어 있다.

시중에서 백선을 봉삼(鳳蔘) 또는 봉황삼(鳳凰蔘)이라도 하는데 이와 관련해서 터무니없는 과장선전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봉삼은 산삼보다도 약효가 더 좋은 만병통치약으로 둔갑되어 한 뿌리에 수 천 만원 내지 수 억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고 한다.

백선을 봉황삼이라 부른 것은 뿌리의 모양이 마치 날개를 펼친 봉황을 닮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봉황은 본래 고대 중국의 전설에 등장하는 상서로는 새로 수컷을 봉(鳳), 암컷을 황(凰)이라 하며 오동나무에 살면서 대나무 열매를 먹고 산다는 상상 속의 새다.

그래서 상서로운 일의 상징으로 단어 앞에 ‘봉’이나 ‘봉황’을 부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약초에 대한 상식이 부족한 일반사람들에게는 봉삼(蔘鳳)이 산삼보다 약효가 월등이 더 좋은 약초라는 선전에 쉽게 현혹될 수 있었을 것이다.

봉삼이나 봉황삼은 운향과 식물인 백선을 일컫는 것이며 따로 존재하는 신비의 식물이 아니다. 백선은 무리지어 자라지 않아 개체수가 많은 식물은 아니지만 산삼처럼 희귀식물 또한 아니다. 산에 다니다 보면 어디서든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봉삼 또는 봉황삼 제품의 과장 선전에 현혹되어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명심해야한다. 봉삼 뿐만 아니라 약초와 관련하여 어느 날 특정식물이 기상천외한 신통력을 갖는 만병통치약으로 둔갑되어 혹세무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한 신통한 약초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일설에 의하면 일본인 가네무라(今村)가 인삼사(人蔘史)라는 책에서 만주지방에 뿌리모양이 봉황을 닮은 삼이 있어서 이를 봉삼 이라고 처음 불렀다고 한다. 이러한 말이 퍼져나가는 과정에서 뿌리모양이 봉황을 닮은 백선이 봉삼 또는 봉황삼으로 둔갑한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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