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남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 

대상포진은 몸속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의 재활성화로 인해 피부분절을 따라 줄무늬 모양의 발진과 수포들이 발생하는 감염질환이다. 대상포진에 의한 통증은 분만 통증보다 심할 수 있으며 발진이 발생하기 2-3일 전에 침범된 피부분절에 이상 감각 또는 통증이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서 대상포진 발생이 증가하는데 특히 50대이상에서 60% 이상 발생한다. 50세 이상의 연령 외에 면역 감소 또는 면역 저하 상태도 대상포진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대상포진 치료 이후에도 신경통으로 환자에게 큰 고통을 줄 수 있다. 치료약으로 항바이러스제는 대상포진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며 경구 항바이러스제로는 아시클로비르, 팜시클로비르, 발아시클로비르가 있다. 약독화 대상포진 생백신이나 사백신인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접종으로 대상포진 예방이 가능하다. 대상포진 병력이 있는 사람의 대상포진 백신 재접종 시기는 최소 1년 경과 후 접종한다.

대상포진의 증상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으로는 피부 감각 이상, 통증, 두통, 권태감, 발열 등이 있다. 특히 발진이 발생하기 2-3일 전에 침범된 피부분절에 이상 감각 또는 통증이 발생한다. 대상포진에 의한 통증은 분만 통증보다 심할 수 있다. 홍반, 구진 등이 발생하여 빠르게 수포로 변하며, 새로운 수포가 3-5 일에 걸쳐 생기고 수포는 터져서 궤양을 형성하고 이후 가피가 생긴 뒤 회복된다. 증상과 병변은 대개 7-10일 내에 호전되지만, 정상 피부로 회복하는데 2-4주 정도 걸리기도 한다. 흉곽 신경의 피부 분절에 가장 호발하며 삼차 신경, 안면 신경절을 침범하기도 한다. 수두와 마찬가지로 면역저하자에게서 더 심하게 경과하여 새로운 피부 병변이 1주일 이상 나타나며 전신의 피부에 퍼질 수 있다. 이 중 일부에서 폐렴, 뇌수막염, 간염 등 이 발생할 수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소아나 청년층에서는 드물지만, 50세 이상에서는 50% 이상 발생한다. 피부 병변이 소실된 이후에도 피부분절을 따라서 통증, 감각이상 등이 수 주에서 수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 대상포진은 시력 손실을 초래하는 안구 대상포진, 세균 감염으로 인한 피부 병변, 신경 마비, 뇌수막염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발진이 사라진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수주에서 수년간 이어질 수 있으며, 많은 환자가 이를 겪는다. 피부병변 없이 통증만 나타나는형태인Zoster Sine Herpete도 있다.

대상포진의 진단

대상포진은 특징적인 발진을 나타내는 임상증상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고위험군이나 감염 관리를 위하여 빠른 진단이 필요한 경우에 실험실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수포액 또는 피부 병소에서 채취한 검체를 이용하여 바이러스 배양이나 PCR과 같은 신속 검사를 실시한다. 과거에 주로 사용하였던 Tzanck 도말 검사는 민감도가 낮고 단순포진 바이러스 감염과 감별할 수 없기 때문에 진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혈청학적 검사로 회복기에 IgG 항체가가 급성기에 비교하여 4배 이상 증가하거나 또는 항체 음성에서 양성으로 전환되면 급성 감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급성 감염을 진단하기 위한 상품화된 IgM 항체 검사법은 신뢰성이 부족하여 임상에서 사용은 유용하지 않다.

대상포진의 치료

항바이러스제는 대상포진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다. 성인의 경우 경구 항바이러스제로는 아시클로비르 (acyclovir, 1회 800 mg, 하루 5회), 팜시클로비르 (famciclovir,1회 500 mg, 하루 3회) 또는 발아시클로비르 (valacyclovir, 1회 1,000 mg, 하루 3회)를 사용하며 질병 기간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발진 발생 후 시간이 지나면 치료 효과가 감소하므로 가능한 빨리(발진이 발생한 지 72시간 이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병변에 아시클로비르 연고를 도포하는 것은 효과가없다.  중증 환자와 면역저하자,  뇌수막염을 동반한 경우에는 아시클로비르 주사투여가 필요하며, 아시클로비르 10 mg/kg를8시간 간격으로 정맥주사 투여한다. 또한, 진통제나 스테로이드제로 급성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발진 부위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가급적 긁거나 자극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수포가 터진 부위에는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적절한 상처 관리가 필요하다. 휴식, 스트레스 관리, 충분한 수면과 영양 섭취 등도 필요하다.

표. 1 대상포진 치료약제

대상포진 예방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충분한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 또한, 약독화 대상포진 생백신이나 사백신인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접종으로도 예방 가능하다. 대상포진 병력이 있는 사람의 대상포진 백신 재접종 시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많은 전문가가 최소 1년 경과 후 접종을 권장한다.

1) 약독화 생백신

약독화 대상포진 생백신은 바이러스 일부분을 변형시켜, 체내에서 증식을 하여 면역력을 생성할 수는 있지만 질병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백혈병이나 림프종과 같은 혈액암 환자, 골수 또는 고형장기이식 환자와 같은 면역저하 상태, 고용량 스테로이드(프레드니솔론 기준 하루 20 mg 이상 용량을 2주 이상 투여)를 포함하여 면역억제제를 복용중인 환자의 경우는 접종 금기이다. 또한 임신부 또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도 접종 금기이다. 대상포진 생백신은 국내에서 2012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만 50세 이상 성인에서 접종이 허가되었고 1회 피하주사를 진행한다. 주요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상포진 생백신의 유효성은 만 50세-59세 성인에서 대상포진 발병을 69.8% 감소시켰다. 대상포진 생백신의 장기 예방효과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예방효과가 5-8년 정도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2)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은 사백신으로서 유전 공학 기술에 의해 생산된 항원을 이용하여 제조된 유전자 재조합 백신이다. 사백신은 바이러스가 살아있지 않아 체내에서 증식할 수 없기 때문에 면역저하자에게 투여되어도 감염을 유발하지 않는다. 따라서 만 50세 이상의 성인에서 접종이 허가되었고 또한 만 18세 이상에서 질병 혹은 치료로 인한 면역저하 또는 면역억제로 인하여 대상포진의 위험이 높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 (예, 자가조혈모세포 이식환자, 고형암, 혈액암, 고형장기 이식환자) 에게도 허가를 받았다.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은 2개월간격으로 2회 근육주사를 진행하며 두번째 접종은 첫 번째 접종 후 2-6개월 사이에 할 수 있다.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의 대상포진 예방 효과는 50대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97.2%, 7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89.8%의 대상포진 예방효과를 보였다. 또한 만 50세 이상 성인에서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접종 후 최소 10년까지 89%의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2. 대상포진 백신

표 2. 대한감염학회 대상포진 백신 성인예방접종 권고 (2023년 개정안)

결론

대상포진은 성인, 특히 고령층에서 빈도가 높은 감염성 질환으로, 심각한 통증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조기 항바이러스제 사용과 적절한 통증 관리가 예후 개선에 필수적이며, 백신을 통한 예방 전략이 중요하다. 특히 백신 접종은 대상포진 발생 자체를 줄이고, 혹 발생하더라도 중증도를 완화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예방 전략으로 권장된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의심될 때 빠르게 진료를 받아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의 연령, 면역 상태, 기저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치료 및 예방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