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신약개발④ - 세계 신약개발의 현황과 전망
정원태
중앙대약대 졸업
약학박사
일양약품㈜ 중앙연구소개발실장
증상 경감차원 `대증요법제' 넘어 `원인요법제' 개발
`유전자요법·조합화학·고효율탐색' 3대 기술 진보
인류의 수명연장의 결정적 계기는 모두가 우수한 의약품의 개발이었음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평균 20년에 불과했던 인류 수명이 19세기말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신약개발이라 할 수 있는 제너의 종두법을 거쳐 40년으로 늘어났고, 20세기 중반 페니실린의 개발로 두 번째 수명 혁명을 거치면서 60세로 성장했다. 고혈압과 심장병, 암 등 성인병 정복의 3차 수명혁명이 멀지않아 일어날 것으로 예상돼 인간 평균수명 80세 시대가 곧 도래할 전망이다.
유전자치료와 장기이식 등 새로운 시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신약 개발이 더욱 효과적이고 안전하며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없어서는 안될 절대적 무기로 인정받고 있다.
신약개발의 열매
신약개발은 그 나라 과학기술의 발전 정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식산업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세계 100대 기업 중 약 15%가 제약회사이며,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약 20~35%에 달하고 있다.
최근에 전세계 언론으로부터 초미의 관심이 되었던 화이자 (Pfizer)사의 비아그라는 불과 발매 9개월 만에 약 3조원이 팔리는 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한번 개발되면 국가의 무역수지를 일거에 개선 시킬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의 위상까지 높여주는 이른바 `돈 벌면서 존경 받는' 황금알의 거위가 바로 제약산업의 신약개발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를 통틀어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영국, 미국, 스웨덴 등을 비롯하여 10개국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많은 나라들이 제약산업을 미래의 전략산업으로 인식은 하고 있지만 쉽게 신약개발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동안의 연구경험과 많은 숙련된 연구인력이 있어야 할 뿐 아니라 하나의 신약으로 탄생하여 환자에게까지 공급되기 위해서는 평균 2,000억원 이라는 막대한 개발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세계 상위 20대 제약기업이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의약품 시장의 절반이상을 독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약개발에 성공하게 되면 국가의 경상이익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뿐 아니라 제약기업이 흡연율을 낮추려는 보건정책에 동참하거나, 인간의 유전자를 규명하는 거대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의 예를 많이 볼 수 있다.
신약개발 제도
신약은 인간의 생명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으므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자국의 허가기준을 가지고 있다. 각국의 기준이 다름에 따라 신약개발 자료의 차이 등의 문제로 인하여 유럽, 미국, 그리고 일본을 중심으로 이들 3개 지역의 규제가 최근에 와서는 국제 표준으로 정착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즉, 국제적으로 한나라가 인정하는 신약의 허가기준을 다른 나라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모순점과 시간적, 경제적 낭비를 줄이기 위해 신약개발 경험이 풍부한 제약 선진국간에는 International Conference of Harmonization (약칭 ICH)라는 신약의 개발 기준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신약개발 과정
신약개발 과정은 약물의 원천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있으나, 현대의 신약개발 과정은 일반적으로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은 유형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신약개발 발견과정은 선도화합물의 발굴(drug discovery)과 신약 개발(drug development)로 구분할 수 있다.
신약 발견과정은 선도화합물의 발굴(lead discovery)과 구조최적화(lead optimization) 과정으로 분류되며, 그 목적은 전임상 후보물질의 발굴이다. 신약 개발 과정은 전기와 후기 시험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과정은 전임상 시험, 대량생산법의 개발, 제형 설계, 임상시험 단계를 걸쳐 제품화하여 시장에 도입하는 단계로 구성된다.
신약발견 과정은 전임상 시험 후보물질을 찾아내어 특허를 출원하는 단계 까지로 볼 수 있다. 일단 신약 개발 계획이 수립되면 신약발견(drug discovery) 연구가 가장 먼저 이루어지게 된다.
신약 발견의 구체적인 연구는 의약화학자와 약리학자들이 담당하게 된다. 의약화학자는 문헌 및 정보를 수집하여 약효가 있을 가능성이 큰 선도물질(lead compound)을 선정하여야 한다. 이들을 토대로 분자적 차원에서 설계하고 합성 방법 등을 창안하여 연구계획서를 작성하게 된다. 이때 특히 관심을 두어야 할 부분은 설계된 물질들의 특허 저촉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세심한 자료조사가 선행 되어야 한다.
약리학자는 합성된 신규 화합물들의 약효검색을 즉시 수행할 수 있도록 약효 검색방법을 준비하여야 한다. 만일 기존의 약효 검색 방법이 불만족스러운 경우 새로운 약효 검색 방법을 연구 계획이 완결될 때까지 완성하여야 한다.
약효 검색은 신약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므로 재현성이 좋은 방법으로 세심한 선택이 요구된다.
1차 약효 검색은 소량의 화합물로 간단하고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고, 경비가 저렴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주로 쥐같은 작는 동물이나 또는 시험관내에서 이루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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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세계 상위 20개 기업의 매출액 비중
기업명
매출액
(10억달러)
점유율(%)
Novartis
10.6
4.2
Merk&Co
10.6
4.2
Glaxo Wellcome
10.5
4.2
Pfizer
9.9
3.9
BMS
9.8
3.9
J&J
9.0
3.6
AHP
7.8
3.1
Roche
7.6
3.0
Lilly
7.4
2.9
SKB
7.3
2.9
Astra
6.9
2.8
Abbott
6.4
2.5
Hoechst Marion Roussel
6.2
2.5
Schering Plough
6.2
2.5
Warner-Lambert
6.0
2.4
Bayer
5.2
2.1
Rhone-Poulene Rorer
4.6
1.8
P&U
4.5
1.8
Zeneca
3.7
1.5
Boehringer Ingelheim
3.6
1.4
상위 20대기업의 매출
143.9
57.3
세계기업 전체매출
251.3
100
최근에는 세포, 효소 또는 동물의 적출 장기 등을 사용하여 시험관내에서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일차 약리 검색을 통하여 효과가 우수한 화합물을 선택한다. 선택된 화합물들에 대하여 기초 약리 시험을 실시한다.
신약의 개발 단계가 진행됨에 따라 연구 비용이 점점 커지므로 이 단계에서는 정량적인 효력(potency) 및 급성 독성(acute toxicity)이 가능한 면밀하게 검토하는 시험이 이루어져야 한다. 효력이 클지라도 독성이 크면 약물로서의 개발에 적절하지 못하다. 그러므로 효력과 독성의 비를 이용한 개발 물질의 선정은 매우 중요하다.
금세기 페니실린에서 비아그라까지 효과적이고 안전한 신약들이 봇물을 이뤄 개발되어 20세기 제약은 `진보의 세기'로 요약된다. 19세기말부터 시작된 근대의약학의 발전을 기반으로 급진적 비약이 이루어짐으로서 무병장수라는 인류의 오랜 꿈이 상당 부분 실현됐기 때문이다.
세계적 신약개발 현황
현재 지구상에는 30,000종 이상의 질환이 알려져 있으나 약물로 치료 가능한 질환은 이중 10,000종 정도이다. 인플루엔자(Influenza), 에이즈(AIDS), 각종 암(cancer), 알츠하이머질환(Alzheimer's disease), 자가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 등 많은 질환의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에 있다. 더욱이 약물 치료 가능한 질환의 경우에도 고혈압치료 약물과 같이 증상을 경감시키나 근원적인 치료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이 있다.
단순히 증상을 경감시키는 대증요법제에서 얻는 치료효과는 불만족스러우므로 질환의 원인을 제거하여 치료할 수 있는 원인요법제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미래에는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여 근절시키고, 부작용을 현저히 감소시키고, 약효를 증진시키고, 수술을 약물요법으로 바꿀 수 있는 약물들의 개발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와 같은 신약의 개발은 의료비용을 감소시키고, 질환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해 줄 것이다. 따라서 많은 종류의 약물이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약물의 개발이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신약개발의 외적환경을 알아보기 위해 우선 의약품의 세계적 시장규모를 살펴보면, 제약산업이 새 천년의 성장산업으로 연평균 7.8%의 성장률로 2002년에는 약 4천 60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은 연평균 9.8% 성장률로 세계평균 성장률을 웃돌며 의약산업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다. 전체시장 중 미국이 약 1,300억 달러의 규모로 전세계시장의 약 39%를 차지하여 1위를 지키고 있고 일본이 535억 달러로 16%, 독일 프랑스가 각 5%, 이탈리아, 영국이 각 3%, 스페인, 브라질, 중국, 캐나다가 각 2%정도의 점유율 순위를 나타낸다(그림1 참조).
이러한 시장규모 가운데서 1961~1985 년 기간동안 전 세계적으로 1,787개의 새로운 약물이 도입되었다. 이는 매년 평균 71.4개의 신약이 도입되어 왔음을 의미한다.
황금알을 낳는 `신약'
장기간·고비용 소요 불구 신기술 투자
미국·북미 주도 상위 20대 기업 시장 절반 독식
신약 대부분은 미국(422개), 프랑스(288개), 서독(247개), 일본(216개), 이탈리아(142개), 스위스(133개), 동구권(113개), 영국(86개), 스칸디나비아(57개), 베네룩스(42개), 스페인(28개), 오스트리아(18개) 등에서 개발되었다(기타 국가14개).
이 새로운 물질들은 전 세계적으로 25개국의 연구실에서 나온 것으로 현재에도, 신약 개발은 이들 국가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여기 동참하는 첫 발자국을 떼기 시작한 셈이다.
신약의 개발은 황금알을 낳는 사업인 반면, 매우 많은 연구 개발비가 소요되는 일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새로운 약의 개발 비용은 연구자 생각에서 시장의 도입 때까지 대략 수 천만달러에서 1억 달러가 소요된다.
<표2> 신약개발의 특징
성공확율
1만분의 1
평균개발기간
10~15년
개발비용
1억달러~6억달러(한화 약 1,200억원~7,200억원)
1개 품목당 연간 매출액(세계 100대 의약품 기준)
8억달러~10억달러(한화 약 9천 6백억원~1조 2천억원)
1개 품목당 연간 매출액(세계 100대 의약품 기준)
1.6억달러~3억달러(한화 약 1천 6백억원~3천6백억원)
새로운 약물 개발과정에 연관된 많은 고비용의 단계를 고려해 볼 때 이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1964년 2.3~5년 정도였으나, 1981년에 이르러서는 새로운 약물의 개발이 9~13년 걸렸다. 이는 약물과 관련된 위험성을 최대한 평가하여 부작용이 적은 약물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1960년대 초 임산부들이 복용한 thalidomide로 인해 기형아가 탄생함에 따라 독성시험 요건을 강화시킴으로서 개발 기간이 장기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결과는 개발 비용의 엄청난 증가를 필연적으로 초래하였다. 치료제에서 새로운 유용한 물질을 얻기 위해서는 합성하거나 천연물에서 추출하여 평균 8,000~10,000개의 화학 물질들을 검색하여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50년 동안 신약의 90%가 회사에서 개발되었고, 9%가 대학이나 대학 부설 연구소에서 개발되었다. 그리고 1%가 정부연구기관에서 이루어졌다. 이것은 대학교에서 50%가 이루어졌던 초기의 10년과 대조적인 것이다.
제약 회사들은 새로운 약물의 연구와 개발에 예산의 10~15% 가량을 투자하고 있다. 이들의 연구에 대한 투자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새로운 약물의 연구 개발에 점차적인 투자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치료제로서 도입되는 약물의 총량은 1961년~1985년 사이 매년 평균 71.4 개에서 1990년대에는 약 50개 이하로 감소하고 있다.
용도별로는 질환의 빈도수가 많은 분야에서 신약의 도입 건수가 많으며, 이 분야의 치료제 개발이 최근에 들어서도 가장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개발비용의 회수라는 측면에서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항암제와 항바이러스제 개발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타 영역과는 달리 만족할 만한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으며, 질환의 빈도가 높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전망
세계의약시장의 현재동향은 기초과학의 발전, 신약개발, 약물전달기술, 법적규제, 유통구조, 정보기술의 급격한 변화에 의해 거대 다국적 기업도 모든 부분에 경쟁력을 가지고 생존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이러한 변화를 맞이하여 대규모 제약업체들은 대규모 신약개발 능력확보를 위한 투자와 이에 수반되는 환경 및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면서 얻는 이점보다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데 투자하는 것이 전략적인 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하여 신약개발단계의 많은 부분을 아웃소싱함으로서 유연한 기업능력을 얻고자 하는 경향을 나타내리라 예측된다. 따라서 신약의 원료의약품 제조는 수준이상의 품질로 생산이 가능하며 국제표준화에 앞선 나라가 적합한 아웃소싱의 파트너로서 강점을 가질 것이다. 미국의 경우 신약개발에 있어 많은 단계를 아웃소싱하고 있다.
미국 의약개발에서의 R&D단계별 투자비 비중
미국에서 아웃소싱의 증가율은 매년 20% 정도이다. 아웃소싱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됨에 따라 화학, 제조 같은 주요 분야가 재편될 것인데, 우리나라의 제약업계와 같이 신약개발을 위한 기초기술은 가지고 있으나, 글로벌 시장의 진출에 애로를 느끼는 기업에게는 매우 중요한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세계제약업계 대부분은 정부와 보험자가 직접 관여하는 관리형 의료제도(Managed Care System)가 도입되어 있어 약품 가격에 대한 정부의 통제를 지속적으로 받을 전망이다.
세계적으로도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의약분야에 근본적인 변화가 진행중이다.
기존의 의약개발은 비교적 투자가 많이 필요하고 성공확률이 적은 전통적인 개발 방법에 의존함으로서 물질 개발에 0.5~1억불이 소요되며, 이중에서도 75%는 임상1상에서 탈락되는 비효율적인 방법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에서는 유전자 요법(genomics), 조합화학(combinatorial chemistry), 그리고 고효율 탐색(High-Throughput Screening; HTS)의 3가지 주요한 기술적 진보로 인하여 향후 10년 이내에 매우 많은 약물이 개발될 것으로 예측된다.
생명과학 산업 분야에 있어서도 이전에는 각기 독자적인 산업분야로 나누어졌던 농업산업, 정밀화학산업, 제약산업이 21세기에는 유전자 요법(genomics)을 중심으로 재통합될 전망이다.
편집부
2003.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