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제약산업⑦ - 변화하는 제약산업에서의 핵심성공요인(下)
고객 평생가치 산출 세분화 판촉전략 전개
新 영업채널·고객 솔루션 분야 IT 도입
성과관리 프로그램 도입 우수인력 유치
지난 편에서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는 국내 제약산업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제품력, 우수인재 확보 그리고 투명한 영업 및 마케팅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이번 편에서는 이중 가장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영업 및 마케팅 역량을 보다 심도 있게 다루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경험을 한 나라의 예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에 2001년 말 맥킨지 계간지(McKinsey Quarterly-최신 경제/경영문제를 다룸 편집자 주)와 미국의 유명 제약저널 `In Vivo'지에 발표했던 미국 제약업계의 실태 및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소개하고자 한다.
문화와 공간을 뛰어넘어 우리가 미국을 고찰하고자 하는 이유는 바로 몇 년전 미국 제약업계의 실태에서 앞으로 우리나라 제약회사들에게 닥칠 현실과 너무나도 유사한 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의 제약업계는 관련법규 대폭 변경, Managed care 보험회사와 의사·병원 등 의료서비스 제공자들 간 조직적인 네트워크로서 비용효과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의료보험제도로부터의 비용압박, 제네릭 제품의 도전이라는 변화를 겪으면서도 연 평균 13% 매출신장률을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하지만 이 같이 전례없는 성장기 동안에도 업계의 판매 모델은 거의 변하지 않았고, 제약회사들은 점점 더 치열하게 영업 군비경쟁을 통해 수적인 팽창만 해왔었다.
대부분 제약회사들이 매출 증대에 발맞추어 영업인력을 늘려 1995년에서 2000년 사이에 영업인력이 2배로 늘어났다. 게다가 제약회사들의 판촉 노력은 처방전 비중이 높은 1차진료 의사라는 소그룹에 점점 집중되어, 이들 의사들은 10년 전보다 3~5배나 많은 정보를 받게 되었다. 그 결과 의사들과, 이들을 대하는 현장인력 사이에 점차 각성이 일어났다.
당시 맥킨지에서 실시한 연구는(미국 상위 20대 제약회사 중 16개 회사의 임원진 및 영업인력과 인터뷰를 실시하고 8개 회사의 영업인력을 상세하게 분석하고 처방전 발행 비중이 높은 1차진료 의사 100여명과 인터뷰를 실시) 제약회사들이 현재의 영업 및 마케팅 모델을 재점검해 보다 효율적이고 강력한 영업 및 마케팅을 추진할 수 있는 행동과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제시하였다.
이에 대해 맥킨지는 1) 새로운 고객 세분화 기준 개발, 2) 첨단 IT 시스템 활용, 3) 적극적인 성과관리 프로그램의 제도화 등을 향후 제약회사들이 도약을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변화과제라고 결론지었다.
새로운 고객 세분화 기준 개발
대부분 제약회사들은 주 고객군인 의사들을 특정 제품 혹은 제품군 처방 이력이나 전체 처방량 등에 입각해 세분화한다. 그러나 의사들이 습관적으로 처방하는 약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판촉활동도 이미 많은 처방전을 발행하고 있는 의사들로 하여금 더 많은 처방전을 쓰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특정 의사의 처방전 발행시의 습관이 제약회사에 가져다주는 평생가치를 따져 보는 것이 보다 필요할 수 있다.
예컨데 다음과 같은 측면들을 반영할 수 있다.
1) 처방량 및 제품 등을 고려한 고객의 전체 포트폴리오의 잠재 평생가치
2) 질병 및 치료법에 대한 의사와 환자의 태도 및 이러한 태도가 처방전에 미치는 영향
3) 제약회사와 긴밀한 관계 및 정보제공에 대한 선호도
맥킨지의 연구에 참여했던 우수 제약회사 가운데 몇몇은 특정 치료 분야에서 의약품 지속사용 및 준수도의 평균 비율과 표준편차에 입각해 의사를 세분화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들은 제품설명과 영업방식을 맞춤화해(예를 들어 지금껏 지속사용률이 낮은 병원에 의사용 지침과 간호사 교육요원을 제공) 몇몇 의사를 통해 환자의 지속사용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었다.
제약업계가 아닌 다른 업종을 조망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많은 금융회사들은 각 고객의 평생가치를 산출하고, 이 고객에게 중요한 의사결정 시점들(예:주택 또는 자동차 구입, 자녀 출산)을 관리해 상품판매 기회를 만들어내고 그 고객에 맞는 판매방식을 활용한다.
제약회사가 각 의사의 평생 가치를 산출하고, 각 고객의 중요 의사결정 시점을 파악하고, 또 적절한 시점에 최대의 효과를 올릴 수 있도록 적절한 메시지와 방문 종류, 그리고 판촉 지원활동을 현명하게 준비할 경우에 누릴 수 있는 효과가 어떨지 상상해 보라.
예를 들어 어떤 레지던트들이 지금부터 5년 10년 후에 심장혈관분야에서 선도적인 처방전 발행 의사가 되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의사가 될지를 예측할 수 있는 전향적인 제약회사라면 그들이 독립할 때 심장혈관 분야의 전문가를 동원해 상담과 카운셀링과 자문을 제공하도록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장기적이고 신뢰에 바탕을 둔 관계 구축은 엄청난 보상을 안겨줄 수 있다.
마케팅 선도 `고객·IT·인력'이 변수
전략과 연계된 첨단 IT시스템 활용
IT 시스템을 통한 마케팅 기능 강화에 있어서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시스템 도입시 전략과의 연계성이고, 둘째는 최첨단 시스템의 활용 측면이다.
우선 시스템 활용과 전략과의 연계성에 있어 많은 회사들이 사업전략 및 영업전략에 따라 기술도입을 결정하기보다는 기술에 맞춰 전략을 세운다. 이는 영업, 마케팅, 그리고 사업부가 기술관련 결정을 주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맥킨지가 최근 여러 업종을 대상으로 실시한 IT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선(Front~office) 영업 및 마케팅 관련 IT 투자의 3분의 2이상이 추진 18개월 후에도 가시적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였다. 기술관련 결정을 `CIO'가 주도적으로 내린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핵심 영업관련 IT 시스템 투자시 영업담당 임원 및 경영팀은 보다 적극적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또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계약 체결에 앞서 투자회수율을 파악해야한다.
IT 시스템 활용시 또 하나의 중요한 측면은, 자사의 영업에 관련한 니즈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해결해줄 수 있는 적합한 첨단 기술 제품의 발굴 및 도입이다. 이를 위해서 의사결정자는 기술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광범위하게 파악해야 한다.
오늘날 거의 모든 주요 제약회사의 영업인력들은 정교한 영업 업무 자동화(Sales Force Automation) 기술을 사용해 고객관리를 한다. 또 대부분 영업인력들이 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기술을 다소나마 활용해 고객관계를 더 전향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막대한 혜택을 줄 수 있는 두 기술응용 분야, 즉 새로운 영업채널과 고객 솔루션 분야에서는 아직 이를 사용하거나 실험하는 것이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맥킨지가 최근 제약업계에서 10개의 새로운 영업채널을 조사한 바 있는데, 이 가운데 인터넷을 통한 제품설명 (Virtual detailing), 일대일 쌍방향 판촉설명 (one~to~one interactive detailing), 개인용 맞춤 메시지, 인터넷 회의 등 네 채널이 판매 부문에서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를 줄 수 있는 잠재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조사한 12개 주요 제약회사 가운데 이 기술을 모두 시험해 본 회사는 아무도 없었고, 두 가지 이상을 시험해 본 회사도 하나에 불과했다. 게다가 경제성이 우수하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그 효과가 체계적으로 측정되지 않아 현장 실험은 임시적인 것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성공적으로 이러한 기술들을 이용해 보완적인 채널을 활용하려면 지금보다 한층 정교한 고객 세분화와 정보관리(CRM), 그리고 비용효율성에 대한 영업인력의 기대수준을 수립해야할 것이다.
적극적인 성과관리 프로그램의 제도화
지금까지 제약회사들은 영업인력의 성과 및 효율성을 그다지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제약산업의 특성상 대부분의 가치(미국이나 유럽은 대략 70%, 한국은 이보다 큰 90%-저자 주)가 `Value Chain'의 하류인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통해서 창출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제약산업에서의 성과관리야 말로 앞서 언급한 우수인력 유치 및 보유에 핵심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의 영업인력에 대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은 활동중심의 지표(예:일일 방문회수)나 판매 목표를 기준으로 삼았다.
실적이 상위 25%에 속하는 영업인력은 대개 500만달러 이상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있고, 가장 가치가 높은 고객들과 가장 강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또 가장 활동적이다.
반면 하위 25%에 속하는 영업인력은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놓치고 있으며 판매조직에 커다란 소모 요인이다.
맥킨지가 제약업계 및 다른 업계에서 경험한 바로는 효과적인 성과관리 시스템의 유무는 기업의 수익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업종의 50여 선도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강력한 실적관리 시스템을 보유한 기업의 경영실적은 업계 평균보다 연간 7%가 높은 반면 실적관리 시스템이 부실한 기업의 경영실적은 업계 평균보다 연간 4%가 낮다. 따라서 스타 실적자에 대한 보상을 늘리고 실적 저조자를 적극 관리해 실적관리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제약 부문에서 치열한 영업 인재 유치전이 계속될수록 창의적이고 유연한 파트 타임직 프로그램의 중요도가 더 높아질 것이다.
화이자의 비스타(Vista) 처방약 영업직이 좋은 예인데 이는 성과가 우수한 소수의 직원들에게만 제공되는 파트타임 현장업무직이다.
실적 저조자에 대한 관리 역시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성과에 있어 평범을 허용하지 않는 프로세스와 문화를 어떻게 확립할 것인가?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많은 선도 기업의 영업조직들은 실적 저조자를 적극적으로 퇴출관리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제약회사의 임원들도 이와 비슷하게 엄격한 성과관리에 대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변화하느냐 뒤처지느냐.
우리나라 제약회사들도 위에서 언급된 분야에 있어 커다란 변화의 기회가 있다.
맥킨지는 현재 우리나라 제약산업을 흔들고 있는 주요 변수(Major Forces at Work)들을 볼 때, 산업구조를 뒤흔들게될 본질적인 변화가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초체력(제품력, 우수인재, 영업 및 마케팅)강화가 필수적이다. 특히 영업 및 마케팅 역량에 있어서는 새로운 고객 세분화, 업그레이드된 정보제공, 그리고 적극적인 실적관리 프로그램이 시급하다.
이를 실현시키지 못하면 각 회사가 현재 차지하고 있는 자리를 지키기가 힘들어질 것이다.
앞으로 변하게 될 제약산업 내에서 위에서 제시한 새로운 영업 및 마케팅 모델을 통해 리더로 거듭나는 회사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는 단지 시간상의 문제이며 또 누가 주도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우리는 단기간 내에 성과를 올려야 한다는 냉혹한 현실세계의 압력을 잘 알고 있으며, 따라서 지금 당장 추진했을 경우 실적을 상당히 향상시킬 수 있는 강력한 조치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최고의 기업들은 핵심 판매 역량의 강화를 위해 투자를 한다. 이와 동시에, 손질을 해 향상시키면 영업 게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영업 및 마케팅 기법들을 연구한다.
이와 비슷한 변화를 추진했던 다른 업종에서 경험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활동이 조직에게 던져 주는 시사점은 매우 많다. 기다리기만 하다가 좋은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현재의 영업 및 마케팅 모델은 앞으로는 가장 소중한 고객에게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내일의 업계 리더가 되려면 지금 즉시 행동을 취해 새로운 판매 모델을 구축할 토대를 마련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할 것이다.
지금 행동을 취해야만 앞서가는 기업으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할 것이다.
편집부
2003.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