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되려던 K-제약, 약가인하 족쇄에 도로 '알'로 회귀하나"
업계 "이미 혁신으로 가는데 찬물... 상위 기업 타격 커 R&D 동력 상실 우려"
2012년 일괄 인하 악몽 재현 조짐, 자국 생산 포기와 공급망 붕괴 경고
"병아리가 닭으로 성장할 골든타임, 정부는 다시 알로 되돌리려 해"
입력 2026.02.10 06:00 수정 2026.02.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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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지금 우리 제약바이오 산업은 병아리에서 닭으로 막 성장하려는 단계다. 그런데 이번 약가 개편안은 닭이 되기는커녕 다시 '알'로 되돌아가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약가 제도 개편안을 두고 한 제약업계 고위 관계자가 내뱉은 탄식이다. 정부는 제네릭(복제약) 중심의 생태계를 혁신 신약 중심으로 대전환해야 한다는 '골든타임'을 강조하며 칼을 빼 들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산업의 퇴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미 혁신 궤도 오른 '병아리', 성장판 닫히나

정부는 국내 제네릭 약가가 OECD 대비 높아 건보재정을 위협하고 산업 체질 개선을 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업계의 시각은 정반대다.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은 제자리걸음이 아니라 이미 '혁신'이라는 궤도에 올라탔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업계는 세계 3위 규모인 3,233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약 20조 원의 기술 수출 성과를 달성했다. 대기업의 바이오 진출과 기존 제약사들의 과감한 R&D 투자는 현재진행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시점은 혁신이 부재한 것이 아니라, 선진국 모델로 전환되는 과도기적 성장통을 겪는 중"이라며 "이 시점에 급격한 약가 인하는 성장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상위 기업 때리기... '닭'이 될 후보군부터 고사 위기

이번 개편안의 가장 큰 모순은 혁신을 주도해야 할 상위 제약사들이 상당한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매출 상위 기업들은 캐시카우(Cash Cow)인 제네릭 의약품 판매 수익을 신약 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고 있다.

약가 인하가 단행될 경우, 매출 규모가 큰 상위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R&D 투자 여력은 급감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벤처 기업으로 흘러가던 자금줄도 마를 수밖에 없다. 결국 '제네릭 약가 인하 → 매출 감소 → R&D 축소 → 혁신 동력 상실'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져, 글로벌 빅파마를 꿈꾸던 기업들이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리게 된다는 분석이다.

해외 의존도 높은 OECD와 단순 비교는 '어불성설'

정부가 근거로 든 OECD 국가들과 약가 비교가 '기계적 평등'에 그친다는 비판도 거세다. 일본, 프랑스 등은 낮은 약가를 맞추기 위해 중국, 인도 등 해외 제조 의존도가 높다. 이는 잦은 품절 사태와 품질 이슈, 글로벌 공급망 위기 시 안보 불안으로 이어진다.

반면, 한국은 제네릭의 대부분을 자국에서 생산하며 공급 안정성을 지켜왔다. 환율 상승, 원자재가 폭등, 강화된 GMP 기준 등 제조 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해외 수입 의존국과 단순 가격만 비교하는 것은 한국의 특수한 '제조 주권' 가치를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과거의 실패 답습 말아야... 알 깨기도 전에 흔드는 정책"

업계는 2012년 일괄 약가 인하 당시의 부작용을 상기시키고 있다. 당시에도 약가 인하는 국내 제약사의 생산성 약화와 다국적 제약사의 고가 의약품 도입 증가라는 '풍선 효과'만 낳았을 뿐, 재정 절감 효과는 미미했다.

이번 개편안이 강행될 경우 중소 제약사의 줄도산은 물론, CMO(위탁생산) 및 원료의약품 산업의 붕괴까지 초래할 수 있다.

앞선 관계자는 "정부가 병아리가 닭이 있도록 모이를 주고 환경을 만들어주는 대신, 껍질을 깨고 나오기도 전에 알을 흔들어대는 "이라며 "탁상행정식 약가 인하보다는 제약 주권을 지키면서 혁신을 유도할 있는 현실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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