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분석은 끝났다, 이제는 ‘실행’하는 기업만 살아남는다”
트렌디어 AI 천계성 대표
입력 2026.02.10 06:00 수정 2026.02.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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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산업은 이제 단순히 브랜드와 제조 역량을 겨루는 단계를 넘어섰다. 방대한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실무에 정교하게 녹여내는 ‘지능형 기술 경쟁’의 시대에 진입했다. 시장은 더 빨라졌다. 이제는 AI를 활용해 전략을 즉각 실행에 옮기는 팀이 산업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트렌디어 AI는 이러한 변화의 최전선에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미국 리테일 업계 최대 행사인 ‘NRF Big Show 2026’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Innovators Showcase’에 선정되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입증했다. 정식 서비스 론칭을 앞둔 천계성 대표를  최근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만나, K-뷰티가 맞이할 2026년의 변화와 AI가 바꿀 업무의 미래를 들어봤다.

▲트렌디어 천계성 대표가 지난해 열린 ‘2025 홍콩 코스모프로프 박람회’ AI Bootcamp에서 키노트를 발표하고 있다.  ⓒtrendier AI

버티컬 AI, 산업의 숨은 맥락을 읽다
천 대표는 NRF 선정 배경에 대해 “트렌디어 AI가 글로벌 리테일 기술 영역에서 하나의 기준 모델로 평가받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행사에서 ‘수익성 중심의 혁신’이 핵심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뷰티 분야에 특화된 차세대 버티컬 AI 모델로 주목받았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었다.

“구글, 아마존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이 모인 자리에서 트렌디어가 주목받은 건, 우리가 ‘차세대 버티컬 AI(Vertical AI)’의 표준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데이터의 연결 구조에 있다. 트렌디어는 상품 공급 데이터와 소비자 수요 데이터를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 해석하는 독보적인 구조를 갖췄다. 기존 시장 분석이 제한된 패널 조사나 단편적인 SNS 반응에 의존했다면, 트렌디어 AI는 전 세계 30개국 이상의 데이터를 결합해 시장 동학을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차별점은 여기서 나온다. 단순한 트렌드 알림 수준을 넘어 실제 비즈니스 전략 제안과 실무 자동화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천 대표는 “뷰티 산업은 성분, 제형, 효능 등 복합 변수가 많고 트렌드 주기도 매우 짧다”며, “산업 구조와 실무 흐름을 완벽히 이해하는 버티컬 AI가 아니면 현장 의사결정에 바로 쓰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제 조직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 AI가 실행 가능한 전략 시나리오를 먼저 제시하면, 실무자는 최종적인 선택과 결정에 집중한다. 이러한 구조로 조직의 역할이 빠르게 재편되는 추세다.

▲트렌디어 AI가 생성한 미국 아마존 진입 유망 카테고리 추천 예시. ⓒtrendier AI

“무엇을 해야 할까?” 답을 주는 실행형 AI

새로운 대화형 AI 서비스는 방식부터 다르다. 데이터를 나열해 보여주는 기존 대시보드형 조회 방식에서 벗어나, 지금 무엇을 실행해야 하는지까지 명확히 제안한다. 철저히 실행 중심이다.

예를 들어 미국 진출 시 유망 카테고리를 질문하면, AI는 단순 키워드 나열이 아니라 실제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수요 대비 공급 공백’ 구간을 구체적으로 짚어준다. 최근 3개월간 아마존 립 케어 시장의 리뷰 증가율이 공급 증가율을 압도한다는 데이터 근거를 제시하는 식이다. 다음 단계까지 한 번에 제안한다. 성장 브랜드 분석부터 제품 포지셔닝, 광고 기획 방향까지 포함된 실행안을 패키지로 내놓는다.

천 대표는 “프롬프트 한 줄로 전략 초안을 얻을 수 있는 비결은 뷰티 실무 언어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검증된 데이터 구조에 있다”고 설명했다. 범용 AI가 흔히 겪는 맥락 오류와 허구 응답 문제를 줄이기 위해, 일반 웹 데이터가 아닌 자체 구축 고정밀 시장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AI 에이전트 구조를 설계했다.

효율 개선은 수치로 증명된다. 현재 서비스를 이용 중인 기업들은 반복적인 리서치 업무 시간이 60~70% 수준까지 감소했다고 평가한다. 내부 분석 기준으로는 업무 영역에 따라 최대 90%까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신규 시장 조사부터 마케팅 문안 도출까지 한 달가량 걸리던 과정이 단 수십 분 내에 1차 결과물로 정리되는 구조다.

 

마이크로 트렌드와 ‘핀셋’ 집중 전략

천 대표는 2026년 K-뷰티 시장을 “마이크로 트렌드 속에서 각자의 기회를 찾는 해”로 정의했다. 하나의 거대 트렌드에 다수 기업이 동시에 올라타던 방식에서 벗어나, 브랜드 고유의 강점에 맞춘 세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대표 사례는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이다. 립 케어에 스킨 케어 효능을 더하거나, 두피와 바디 영역으로 고기능성 원료가 확장되는 흐름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이러한 AI 분석은 R&D 단계까지 직접 연결된다. 특정 성분 조합의 시장성이나 소비자 불만 요소를 교차 분석해 미충족 수요를 사전에 도출할 수 있다.

연구가 곧 판매로 이어진다. 처방 설계 단계서부터 판매 가능성을 정밀하게 검증함으로써 제품의 성공 확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구조다.

해외 진출 장벽에 대해선 언어보다 ‘문화적 맥락’과 ‘구매 판단 기준’의 차이를 먼저 짚는다. 같은 보습 제품이라도 일본은 사용감과 지속성을, 미국은 효능 체감 속도를 더 중시하는 등 국가별로 매출과 직결되는 패턴이 다르다. 트렌디어 AI는 글로벌 플랫폼의 데이터를 추적해 현지 소비자의 기대치에 맞춘 기획과 메시지 설계를 지원한다.

▲트렌디어 AI의 실제 분석 결과물 예시 (최근 3개월 올리브영 내 PDRN + 미백 상품군의 미충족 수요 분석) ⓒtrendier AI

“실행의 속도가 곧 기업의 경쟁력”

천 대표는 글로벌 진출 기업의 필수 역량으로 ‘디지털 리터러시’를 꼽았다. 그는 “단순히 데이터를 조회하는 능력이 아니라, 명확한 가설을 세우고 AI에게 정교한 질문을 설계하는 능력이 핵심 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AI는 강력한 엔진이다. 하지만 그 엔진의 방향을 설정하고 속도를 조절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란 얘기다.

트렌디어 AI는 단순히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산업 전반의 ‘데이터 기반 협업 인프라’ 역할을 지향한다. 브랜드, 제조사, 원료사, 바이어가 동일한 데이터 기준으로 대화하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과거에는 감각에 의존한 요청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성분 리뷰 증가율이나 효능별 수요 등 정량적 수치를 바탕으로 한 논의가 늘고 있다.

데이터 기준이 공유되면서 커뮤니케이션 비용은 줄고 제품 출시 속도는 빨라진다. 실행 속도가 곧 경쟁력이다. 천 대표는 향후 2년 내 AI 자동화 수준이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 비전은 ‘공동 창업자(Co-founder) AI’ 모델이다. 트렌디어는 시장 기회를 제안하고 문제 해결에 깊숙이 참여하는 파트너로서,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에서 실무자와 협력하는 시스템을 꿈꾼다. 천 대표는 “AI는 업무 운영 방식 자체를 재편하는 실질적인 도구”라며, “전략 수립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반복 업무부터 자동화하며 실행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확인한 메시지는 분명했다. 더 적게 실패하고 더 빨리 실행하게 만드는 AI, 그리고 뷰티 전문가가 쓰는 표준 플랫폼으로의 확장.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실행 속도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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