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폐암 치료는 정밀의료 확산과 함께 분자 바이오마커 기반 치료가 보편화되는 단계에 진입했다. 특히 MET 엑손 14 결손 변이(METex14 skipping, MET 변이) 환자를 위한 표적 치료제 텝메코(테포티닙)가 올해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포함되면서, 기존 치료 옵션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치료제가 생겼음에도 진단 지연으로 약제를 적기에 사용하지 못하는 ‘병목 현상’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지적된다.
이에 약업신문은 최근 일본 가나가와 암센터 카토 테루후미(Terufumi Kato) 교수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이승룡 교수를 만나 ▲한국 MET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진단 환경의 구조적 한계 ▲일본이 겪은 초기 시행착오와 개선 과정 ▲텝메코의 임상적 가치가 환자에게 온전히 전달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에 대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MET 변이 기반 폐암 치료 시대… 약은 나왔지만 진단이 따라가지 못하는 한국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 NSCLC)은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분자유전학 기반 진단기술 확산으로 환자별 맞춤형 치료 패러다임이 본격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EGFR, ALK, ROS1, KRAS 등 특정 유전자 변이가 규명되며 표적 치료제 시대가 열렸고, 이제는 비교적 낮은 빈도를 보이지만 임상적으로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는 MET 변이가 치료 선택지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했다.
카토 교수와 이승룡 교수는 공통적으로 한국 치료 환경에서 가장 크게 확인되는 병목이 ‘치료제 부재’가 아니라 ‘진단 속도의 지연’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MET 변이 표적 항암제의 실제적 가치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승룡 교수는 한국의 현실을 보다 명확하게 설명했다. MET 변이는 빈도 자체가 낮아 임상 현장에서 환자의 조직 검사 우선순위 판단 시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여전히 존재하고, 일부 병원에서는 검사 접근성·예산·진단 체계의 문제로 NGS 기반 패널 검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현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NGS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통상 4~5주가 소요되는 구조적 지연은 환자가 1차 치료 시점을 놓치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폐암은 진단 후 치료 결정까지의 기간이 길수록 생존율 및 예후가 악화될 수 있는 질환 특성을 고려할 때, “검사 지연은 단순 절차 문제가 아니라 치료 기회의 상실”이라는 점에서 매우 본질적인 문제라는 설명이다.
그는 “MET 변이는 전체 폐암 환자 중 낮은 비율을 차지하지만, 변이가 확인되는 순간 치료전략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며, MET 변이가 확인된 환자에게 텝메코를 포함한 MET 표적 치료제는 기존 항암요법 대비 명확한 임상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일본도 처음에는 한국과 같았다”… 검사 속도 개선까지 걸린 2년
카토 교수는 한국 상황을 단번에 진단하며 “지금 한국이 직면한 문제는 일본이 이미 지난 시기에 경험했던 현실”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일본 또한 초기에는 EGFR이나 ALK처럼 발생률이 높은 변이에 검사 우선순위가 집중되었으며, MET 검사는 후순위로 배치되는 경향이 있어 변이 확인 시점이 치료 시점과 맞물리지 못하는 문제가 빈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의 개선 과정이 단순히 검사 장비 도입 문제가 아니라 검사 성공률, 검사 접근성, 검사 판독 경험과 데이터 축적, 정부 및 학회 정책 개입, 병원 간 네트워크 구축 등 여러 요인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변화였음을 강조했다. 일본은 특정 병원 중심 구조에서 전국 단위의 네트워크 체계를 단계적으로 현실화했고, 병원 간 검사 성공률을 상향 평준화하기 위해 검체 처리 공정, 검사 방식, 판독 기준을 표준화했다.
그 결과, 일본은 현재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90% 이상이 1차 치료 개시 이전에 유전자 검사를 완료하는 구조에 도달했으며, 이는 표적 치료제의 임상적 가치가 환자에게 실제로 반영되는 조건이 마련되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카토 교수는 당시 일본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언급하며 “MET 변이는 특정 환자군에서 예측 가능한 패턴이 없기 때문에 검사 단계에서 누락 위험이 높았고, 이를 해결하기까지 상당한 제도적 노력이 필요했다”고 회고했다. 이는 한국이 단순히 검사 대상 확대가 아니라 검사 인프라의 ‘결과 도출 속도’와 ‘환자 진입 동선 최적화’를 중심으로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텝메코가 가진 임상적 의미와 국내 활용의 간극…“가장 먼저 고쳐야 할 건 진단”
MET 변이 폐암 환자 중 상당수는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 기존 항암 치료를 견디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이러한 환자군에서 텝메코는 기존 치료 대비 부작용 부담을 줄이면서도 의미 있는 반응률과 무진행 생존 기간을 제공하는 약제로 평가받고 있다.
텝메코는 글로벌 VISION 연구를 통해 객관적 반응률(ORR) 51.4%, 무진행 생존기간(mPFS) 11.2개월을 확인한 바 있으며, 이는 기존 백금 기반 화학항암제나 면역항암제 치료 옵션이 한계를 보이는 MET 변이 환자군에서 특히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텝메코의 임상적 가치가 환자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존재한다.
이승룡 교수는 “약제는 있지만 변이가 확인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고, 변이를 확인하는 절차가 늦어지면 치료 타이밍 자체가 사라진다”며 현재 가장 중요한 개선 포인트가 ‘약제 도입이 아니라 진단의 전면 개선’임을 강조했다. 한국 의료 환경이 기존 EGFR·ALK 중심의 검사 패턴에 익숙해져 있고,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은 MET 변이를 동일한 우선순위로 다루는 체계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카토 교수 역시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MET 변이는 확인만 된다면 명확한 치료제가 존재하는 영역이다. 하지만 진단 체계가 이를 따라오지 못하면 환자는 약이 존재함에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고 지적했다. 이는 TEMEKO라는 치료제가 가진 잠재력이 ‘조기 진단’이라는 조건 위에서만 현실화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다.
한국이 해결해야 할 다음 단계…“정밀의료가 아니라 정밀진단의 시대”
두 전문가는 한국이 진정한 MET 변이 기반 치료 시대를 열기 위해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MET 변이 검사를 치료 시작 이후가 아닌 치료 결정 이전 단계로 전환해야 하며, 유전자 검사 비용 및 급여 범위를 확대해 환자가 개별 병원 상황에 따라 검사 접근성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NGS 기반 패널 검사 결과가 치료 일정에 맞춰 제때 제공될 수 있도록 검사기간 단축과 표준화된 결과 판독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승룡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한국에서 텝메코가 도입되며 MET 변이 폐암 치료 환경은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이제 문제는 약제가 아니라 진단 체계입니다. 환자가 제때 검사받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야 텝메코의 가치가 온전히 환자에게 전달됩니다. 앞으로는 정밀의료가 아니라 정밀진단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토 테루후미 교수는 한국의 MET 변이 폐암 치료 환경에 대해 “현재 한국은 MET 표적치료제 도입이 이뤄진 상태지만, 진단 체계가 치료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일본도 유사한 과정을 거쳤으나 검사 단계 개선과 진단 결과 확보 시점 단축을 통해 해결 가능성이 확인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MET 변이는 확인 여부가 치료 전략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검사 절차가 치료 일정과 분리되어 있는 구조에서는 약제의 임상적 효과가 충분히 반영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승룡 교수는 “현재 국내 의료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MET 변이 검사를 치료 전 단계에서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MET 변이 환자에게 텝메코를 포함한 표적 치료제는 명확한 옵션이지만, 변이 확인이 지연될 경우 치료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며 “향후 진단 환경이 정비된다면 해당 치료제의 임상적 가치는 보다 명확하게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전문가는 인터뷰를 통해 “MET 변이 치료의 효과는 약제 보유 여부가 아니라 변이를 확인하는 진단 속도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한국이 진단 체계를 개선하게 될 경우, 기존 치료 한계를 경험한 MET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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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폐암 치료는 정밀의료 확산과 함께 분자 바이오마커 기반 치료가 보편화되는 단계에 진입했다. 특히 MET 엑손 14 결손 변이(METex14 skipping, MET 변이) 환자를 위한 표적 치료제 텝메코(테포티닙)가 올해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포함되면서, 기존 치료 옵션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치료제가 생겼음에도 진단 지연으로 약제를 적기에 사용하지 못하는 ‘병목 현상’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지적된다.
이에 약업신문은 최근 일본 가나가와 암센터 카토 테루후미(Terufumi Kato) 교수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이승룡 교수를 만나 ▲한국 MET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진단 환경의 구조적 한계 ▲일본이 겪은 초기 시행착오와 개선 과정 ▲텝메코의 임상적 가치가 환자에게 온전히 전달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에 대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MET 변이 기반 폐암 치료 시대… 약은 나왔지만 진단이 따라가지 못하는 한국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 NSCLC)은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분자유전학 기반 진단기술 확산으로 환자별 맞춤형 치료 패러다임이 본격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EGFR, ALK, ROS1, KRAS 등 특정 유전자 변이가 규명되며 표적 치료제 시대가 열렸고, 이제는 비교적 낮은 빈도를 보이지만 임상적으로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는 MET 변이가 치료 선택지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했다.
카토 교수와 이승룡 교수는 공통적으로 한국 치료 환경에서 가장 크게 확인되는 병목이 ‘치료제 부재’가 아니라 ‘진단 속도의 지연’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MET 변이 표적 항암제의 실제적 가치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승룡 교수는 한국의 현실을 보다 명확하게 설명했다. MET 변이는 빈도 자체가 낮아 임상 현장에서 환자의 조직 검사 우선순위 판단 시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여전히 존재하고, 일부 병원에서는 검사 접근성·예산·진단 체계의 문제로 NGS 기반 패널 검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현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NGS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통상 4~5주가 소요되는 구조적 지연은 환자가 1차 치료 시점을 놓치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폐암은 진단 후 치료 결정까지의 기간이 길수록 생존율 및 예후가 악화될 수 있는 질환 특성을 고려할 때, “검사 지연은 단순 절차 문제가 아니라 치료 기회의 상실”이라는 점에서 매우 본질적인 문제라는 설명이다.
그는 “MET 변이는 전체 폐암 환자 중 낮은 비율을 차지하지만, 변이가 확인되는 순간 치료전략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며, MET 변이가 확인된 환자에게 텝메코를 포함한 MET 표적 치료제는 기존 항암요법 대비 명확한 임상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일본도 처음에는 한국과 같았다”… 검사 속도 개선까지 걸린 2년
카토 교수는 한국 상황을 단번에 진단하며 “지금 한국이 직면한 문제는 일본이 이미 지난 시기에 경험했던 현실”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일본 또한 초기에는 EGFR이나 ALK처럼 발생률이 높은 변이에 검사 우선순위가 집중되었으며, MET 검사는 후순위로 배치되는 경향이 있어 변이 확인 시점이 치료 시점과 맞물리지 못하는 문제가 빈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의 개선 과정이 단순히 검사 장비 도입 문제가 아니라 검사 성공률, 검사 접근성, 검사 판독 경험과 데이터 축적, 정부 및 학회 정책 개입, 병원 간 네트워크 구축 등 여러 요인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변화였음을 강조했다. 일본은 특정 병원 중심 구조에서 전국 단위의 네트워크 체계를 단계적으로 현실화했고, 병원 간 검사 성공률을 상향 평준화하기 위해 검체 처리 공정, 검사 방식, 판독 기준을 표준화했다.
그 결과, 일본은 현재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90% 이상이 1차 치료 개시 이전에 유전자 검사를 완료하는 구조에 도달했으며, 이는 표적 치료제의 임상적 가치가 환자에게 실제로 반영되는 조건이 마련되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카토 교수는 당시 일본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언급하며 “MET 변이는 특정 환자군에서 예측 가능한 패턴이 없기 때문에 검사 단계에서 누락 위험이 높았고, 이를 해결하기까지 상당한 제도적 노력이 필요했다”고 회고했다. 이는 한국이 단순히 검사 대상 확대가 아니라 검사 인프라의 ‘결과 도출 속도’와 ‘환자 진입 동선 최적화’를 중심으로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텝메코가 가진 임상적 의미와 국내 활용의 간극…“가장 먼저 고쳐야 할 건 진단”
MET 변이 폐암 환자 중 상당수는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 기존 항암 치료를 견디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이러한 환자군에서 텝메코는 기존 치료 대비 부작용 부담을 줄이면서도 의미 있는 반응률과 무진행 생존 기간을 제공하는 약제로 평가받고 있다.
텝메코는 글로벌 VISION 연구를 통해 객관적 반응률(ORR) 51.4%, 무진행 생존기간(mPFS) 11.2개월을 확인한 바 있으며, 이는 기존 백금 기반 화학항암제나 면역항암제 치료 옵션이 한계를 보이는 MET 변이 환자군에서 특히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텝메코의 임상적 가치가 환자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존재한다.
이승룡 교수는 “약제는 있지만 변이가 확인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고, 변이를 확인하는 절차가 늦어지면 치료 타이밍 자체가 사라진다”며 현재 가장 중요한 개선 포인트가 ‘약제 도입이 아니라 진단의 전면 개선’임을 강조했다. 한국 의료 환경이 기존 EGFR·ALK 중심의 검사 패턴에 익숙해져 있고,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은 MET 변이를 동일한 우선순위로 다루는 체계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카토 교수 역시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MET 변이는 확인만 된다면 명확한 치료제가 존재하는 영역이다. 하지만 진단 체계가 이를 따라오지 못하면 환자는 약이 존재함에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고 지적했다. 이는 TEMEKO라는 치료제가 가진 잠재력이 ‘조기 진단’이라는 조건 위에서만 현실화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다.
한국이 해결해야 할 다음 단계…“정밀의료가 아니라 정밀진단의 시대”
두 전문가는 한국이 진정한 MET 변이 기반 치료 시대를 열기 위해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MET 변이 검사를 치료 시작 이후가 아닌 치료 결정 이전 단계로 전환해야 하며, 유전자 검사 비용 및 급여 범위를 확대해 환자가 개별 병원 상황에 따라 검사 접근성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NGS 기반 패널 검사 결과가 치료 일정에 맞춰 제때 제공될 수 있도록 검사기간 단축과 표준화된 결과 판독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승룡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한국에서 텝메코가 도입되며 MET 변이 폐암 치료 환경은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이제 문제는 약제가 아니라 진단 체계입니다. 환자가 제때 검사받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야 텝메코의 가치가 온전히 환자에게 전달됩니다. 앞으로는 정밀의료가 아니라 정밀진단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토 테루후미 교수는 한국의 MET 변이 폐암 치료 환경에 대해 “현재 한국은 MET 표적치료제 도입이 이뤄진 상태지만, 진단 체계가 치료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일본도 유사한 과정을 거쳤으나 검사 단계 개선과 진단 결과 확보 시점 단축을 통해 해결 가능성이 확인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MET 변이는 확인 여부가 치료 전략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검사 절차가 치료 일정과 분리되어 있는 구조에서는 약제의 임상적 효과가 충분히 반영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승룡 교수는 “현재 국내 의료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MET 변이 검사를 치료 전 단계에서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MET 변이 환자에게 텝메코를 포함한 표적 치료제는 명확한 옵션이지만, 변이 확인이 지연될 경우 치료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며 “향후 진단 환경이 정비된다면 해당 치료제의 임상적 가치는 보다 명확하게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전문가는 인터뷰를 통해 “MET 변이 치료의 효과는 약제 보유 여부가 아니라 변이를 확인하는 진단 속도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한국이 진단 체계를 개선하게 될 경우, 기존 치료 한계를 경험한 MET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