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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63> 천상(天上)
<63> 천상(天上)
지상의 삶이 어렵고 고단할수록
세상을 다 버리고 가고픈 천상.
아무도 천상에 다녀온 사람 없으니,
천상의 삶을 알지 못하고
우리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무릉도원.
어쩌면 현재의 내 삶 가까이에서 어슬렁거리며
'천상에 가는 길을 놀까 말까'하며
기다리는 천상의 심장은 아닌지.
어쨌든
'지상에 뿌리를 박고 있는
지금 우리의 삶이 천상의 삶을 결정할 것이다.'고 믿으면서.
지금 아프고 힘들지만
어두운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을 세면서
삶을 재촉하는 나의 심장.
김영조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
2021-04-15 0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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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62> 기억의 흔적
<62> 기억의 흔적
기억은 젖은 모래사장 위에 찍힌 발자국,
자기가 남긴 발자국은 자기가 걸어온 길이다.
백사장에 남긴 내 발자국들에는
내가 새겨져 있다.
내가 남긴 발자국은 나의 상처이며 기쁨.
당신이 남기고 간 백사장에 발자국도
나의 기억 속에,
나의 심장 밑바닥에 아무도 모르게 자리한다.
당신이 남긴 흔적과 나의 기억이 뒤섞여
하나가 되어
나의 삶 한 중심에 앉아 있다.
'사람은 다른 사람에 의해 살찌어 진다'란 말처럼
가족과 이웃, 친구, 동료 모두가
내 삶을 풍요롭게 한다.
김영조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
<필자소개> 김영조 원장은 1951년 경남 합천 출신으로 경북대 의과대를 졸업한 후 중앙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영남대학교병원에서 심장내과 교수와 전문의로 재직, 정년퇴임했다. 현재는 대구시 수성구에서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를 운영하고 있다.
2021-03-18 11: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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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61> 응어리로 인한 상처
<61> 응어리로 인한 상처
맺힌 마음이 굳어져 상처가 되었다.
맺힌 마음의 핵(核)을
날카로운 신경물질들이 둘러싸고 있다.
맺힌 마음의 상처는 오직
당신의 손길만이 치유할 수 있다.
응어리진 상처는 오직
물과 같은 사랑의 손길로만 풀 수 있다.
오, 사랑.
물로 이루어진 심장.맺힌 마음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당신의 손길.
김영조 원장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 전 영남대 교수>
2021-02-09 10: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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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60> 소진된 심장
<60> 소진된 심장
번아웃(Burn-out)은 타버리다, 소진하다는 뜻.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은
정신적 피로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무기력해지는 증상이다.
과도한 업무를 함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거나,
직장에서 인간관계가 좋지 못하거나,
일에 대한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때 발생하는
정서적 탈진 상태를 말한다.
우울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나 우울증과 구분해야 하는 증후군이다.
번아웃 증후군은 업무에 관련되어서만 무기력을 느끼지만,
우울증은 모든 일에 대해 무관심, 무기력을 보여 치료방법이 다르다.
번아웃 증후군은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
세상 혹은 자신에 대해 비관적인 사람,
타인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 등에서 잘 발생한다.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능력에 맞는 일을 택해 적극적으로 세상을 사는 것이
마음을 지키는 길이다.
외부의 환경을 바꿀 수 없다면 나의 마음을 바꿔 먹어봄이 어떨까?
때론 자신을 한 번쯤 돌아보면서 자신을 따져보는 심장을 생각해 본다.
필자 : 김영조 원장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
2020-12-31 10: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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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59> 리틀 브래인 (Little Brain)
<59> 리틀 브래인 (Little Brain)
최근 의학의 발전으로
심장은
우리 몸, 곳곳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펌프기능 외에도
뇌와 유사한 기능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짐에 따라
'작은 뇌(Little Brain)'로 인정받고 있다.
심장은 뇌와 유사한 독립적 신경망을 가지고
각 장기에서 오는 정보를 종합 정리하여
뇌에 보고하고, 뇌의 활동에도 영향을 미쳐
인체의 항상성 유지에 큰 역할을 한다.
신경전달물질 외에도
혈액량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또한 사랑의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옥시토신도
뇌에서 분비되는 것과 비슷한 농도로 분비된다.
뇌가 받는 정보의 80% 이상이
심장과 상호 교환되는 정보다.
심장이 나빠지면 뇌가 우울해지고,
뇌가 우울해질 때 심장이 나빠지게 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인 것이다.
몸의 어느 장기보다 머리와 가장 많이 소통하는,
머리와 핫라인으로 연결되어 있는 심장.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현명한 결론을 얻는,
우리 몸에 심어진 붉은 루비.
리틀 브래인.
김영조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
2020-11-13 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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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58> 본 능
<58> 본 능
사랑하는 사람이 벗어놓고 간
자줏빛 벨벳 같다.
교육과 도덕에 물들기 전의
원시의 빛깔이다.
본능은 학습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가지고 있던 욕망이다.
사회의 가치관이 본능을 억제하거나 허용하지 않으면
본능은 가면 뒤에 숨어서 우리를 유혹한다.
본능은 무의식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쾌락에 빠지면
그 쾌락에 무던해지며
더욱더 강한 자극을 추구하게 된다.
쾌락의 쳇바퀴는 끝이 없다.
성찰적 사고로,
자신의 가치를 추구하는 즐거움이 충만한
진정한 행복을 생각해 본다.
본능에만 따라 산다면 사람이 아니다.
김영조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
2020-10-23 1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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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57> 마음의 못
<57> 마음의 못 (Nail of Heart)
마음(心)에 못이 박히니 필(必)이 되었다.
반드시, 기필코, 틀림없이,
이루어내겠다는 다짐이 필(必)이다.
나무에 쇠못을 박으면 당장은 쉽게 박히지만,
오랜 세월 지나면 녹이 쓸어 헐겁게 된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전통가옥을 지을 때나 배를 만들 때
나무 기둥과 함께 수축과 팽창할 수 있는 나무못을 사용했다.
나무에는 나무못이 적절하듯이
내 마음에는 '내'가 있는 못이 좋다.
남에게 못을 박으면 아픔이 되지만
내가 나에게 못을 박으면 다짐이 된다.
자기 자신에게 박은 못은 긍정의 못이 되고
타인에게 박은 못은 상처의 못이 된다.
오늘은 '내'가 있는 못을 박아본다.
오른쪽에서 왼쪽을 향하여 비스듬히 다짐의 못을 내리친다.
다층의 심부(深部), 무의식의 세계에 이르러
한결같은 마음이 햇살과 함께 살포시 피어오른다.
김영조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
2020-09-03 13: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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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56> 목심(木心)
<56> 목심(木心
어머니께서 고추를 키우며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늦은 봄 오백 원 주고 산 고추모종 한 포기.
한더위 지나니 무성해진 고추들.
그런데도 사람들은아직도 "모자란다. 모자란다" 하더라.
그것은 노래이고,
어쩌면
내가 나무처럼 고고히 살길 바라는
어머니의 바람이 담긴 화두였는지 모른다.
마음에 결이 있다면
아마도 나무의 결을 가졌을 것이다.
좋은 목수는
나무의 결을 따라서 나무를 다룬다.
결을 따라서 빚은 나무심장이 따뜻하다.
톱밥 같은 마음이 나무심장을 감싸준다.
그대의 마음은
노을빛 강물 위에 떠 있는
나무로 만든 오리 두 마리.
모자라지 않다.
김영조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
2020-08-13 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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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55> 호르몬을 분비하는 심장(Endocrine Heart)
<55> 호르몬을 분비하는 심장(Endocrine Heart)
심장은 감각기능을 가지고 있다.
심박수와 혈압을 감지하여
몸에 필요한 만큼 혈액량이 흐를 수 있도록
마술 같은 호르몬(ANF:atrial natriuretic factor)을 품어 낸다.
가슴이 따뜻해지자 온몸에 풍성한 파도가 너울거린다.
사랑의 호르몬이다.
유대호르몬(bonding hormone)으로도 알려진 옥시토신으로,
심장과 뇌에 가득 찬다.
머리에서 심장으로 살포시 날아든 한 줄기 빛이
가슴을 설레고 뛰게 한다.
가슴을 뜨겁게 달구어
환한 웃음이 가슴 가득 차오르게 한다.
머리에서 날아온 빛이 아니어도
사랑의 호르몬은 심장에서
샘물처럼 스스로 솟아난다.
김영조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
2020-07-29 15: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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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54> 감시하는 심장(Intelligent Heart)
<54> 감시하는 심장
이처럼 정밀하고 조화로운 기계가 있을까?
외부의 소란스러움을
제 것으로 맞춰 녹여내는 여유.
우리는 이를 항상성(homeostasis)이라 부른다.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의 조절로
항상 정상적인 몸 상태를 유지하려는 심장의 노력.
인체 곳곳에 숨겨놓은 정보원,
심장 곳곳에 배치된 정보관리자의 명료한 결정에
우리 몸은 언제나, 한결같이.
몸에서 피가 많이 필요하면 빨리 뛰고
덜 필요하면 느리게 뛴다.
적재적소에 시시각각
온몸을 지키려는 노력.
묵묵히
우리 몸의 문을 지키고 감시하는 수문장, 심장.
김영조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
2020-07-09 08: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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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53> 자기결정 능력을 가진 심장
<53> 자기결정 능력을 가진 심장
심장은
말초 장기들의 요구에 따라 반응하는 피동적인 장기인 동시에
능동적, 자기 주도적인 활동을 하는 장기이다.
심장은 뇌와 잠시도 쉬지 않고 소통하고
명령을 받아 자신의 능력에 맞는 행동을 한다.
때로는 자신의 주장을 머리에 보내
뇌가 그것에 타협하도록 주문하기도 한다.
지혜로운 머리가 있고
외부를 향해 열어둔 귀가 있다.
그리고 물려받은 유전자를 지닌 성실한 몸통이 있다.
심장은 오감을 통해 외부와 소통하면서 형성된
저마다 다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료를 수집, 정제를 통해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
자기주도적인 삶을 산다.
멀리서 다가오는 말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각기 처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골똘히 궁리하는 각자 다른 자기결정능력.
백인백색(百人百色),
백인백색(百人百色)의 심장(心)들이 살아가고 있다.
김영조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
2020-06-24 11: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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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52> 분노의 그림자
<52> 분노의 그림자
화가 날 때는 얼굴과 상반신이 활성화된다.
심할 때는 얼굴이 새파랗게 된다.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은 올라가고
위는 경직되어 소화도 잘 안 된다.
물론 이것은 분노의 부정적 현상이기는 하지만
화를 낸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적당한 화는 오히려 마음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개개인의 다양성으로 인해
다양한 갈등이 나타나게 되어있다.
이때 부정적 행위에 대한 분노,
어느 의미에서 성찰적 분노라 할 수 있는 것을 통해
우리 사회는 이로운 동력을 얻게 된다.
이와 같은 거룩한 심장이 뜀으로써
세상은 새로운 공기로 숨을 쉬게 된다.
하지만,
부정적인 분노로 자신의 심장을 불태우는 것은
미워진 상대에게 던지기 위해
맨손으로 불타는 쇠구슬을 움켜쥐는 것과 같다.
심장도 불타고
우리의 손도 불탄다.
김영조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
2020-06-09 15: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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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51> 응집
<51> 응집
힘든 일이 있을 때는마음에 손을 얹고조급해진 마음을 모아야한다.
반복해서 생각한다는 건흩어지는 모든 것을 버리는 일.
버리고도 남은 생각들을꼭꼭 마음속에 뭉쳐두는 일.
불규칙하게 두근거리던 부정맥평상의 경쾌함으로 돌아간다.
다시 응집된 마음이힘든 일들 앞에 씩씩하게 서 있다.
김영조 <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
2020-05-27 1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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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50> 마음의 환기
<50> 마음의 환기
공기가 나빠지면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듯, 마음이 탁해지면 마음의 환기가 필요하다.
복잡한 생각, 감정, 기억 등을 털어 내고마음을 환기하는 습관이 심장을 지키는 길이다.
창문을 열듯이 마음을 활짝 열고 누군가와 얘기하고 정리하고 싶다.하지만, 요즘 같은 경쟁 사회에서 속내를 보이는 것은불리하게 작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을 털어놓는 것도 쉽지 않다.그래도, 억울함과 분노의 감정들을, 마음속에 있는 소모적인 에너지를빨리 털어 낼 필요가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문제는 마음에 맺힌 감정의 조각들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감정의 뿌리를 찾아내지 못한다는 것이다.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느끼고 솔직하게 수용, 인정하면마음에 쌓인 응어리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원인을 알면 반은 성공이다. 정확한 원인을 알면 해결책을 찾는 것이 수월해진다.
다음은 고착화된 과거의 경험과 미래의 두려움으로현재의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는 것이다.현재의 삶에 충실하고, 지금의 삶의 한 조각이 모여 미래의 생을 결정한다고 믿고털어 버릴 것은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헌물이 빠지지 않으면 새 물을 채울 수 없다.부정적인 감정들은 버리고,긍정의 에너지로 심장을 채워본다.
김영조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내과 원장>
2020-05-14 09: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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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49> 고고한 심장
<49> 고고한 심장
남이 가지 않았던 길은 가시밭길이다.
어쩌면 우리가 가기에는
한계를 넘는,좌절할지도 모르는 길이다.
말없이 자신만의 뜻을 마음에 새기면서
언젠가는 세상에 필요한 길을 개척하여
귀하디귀한 열매를 맛보는 고고한 심장이 되고 싶다.
남이 가지 않았던 길은 진흙 가득한 늪이다.
어쩌면 우리가 가기에는
너무 힘들어 포기할지도 모르는 길이다.
고독과 외로움 속에서 가치 있는 일이라 성찰하면서
미래에는 인류에 빛을 주는 길을 발견하여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하는 개척자의 심장이 되고 싶다.
김영조 <김영조 심혈을 기울이는 내과 원장>
2020-04-28 1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