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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화담지해약·소도약
서초구 오재훈 약사
13. 화담지해약(化痰止咳藥)
화담지해약은 담(痰)을 없애고 기침을 멈추게 하는 약이다. 양약에서 진해거담제와 비슷하다고 보면 무리가 없다.
담은 병리적 원인에 의해 기도, 소화관, 근육피부 사이에 정체된 점조한 액체 덩어리로 이로 인한 병은 상당히 많다.
십병구담(十病九痰)이라 할 정도로 모든 병은 담을 끼고 있다. 주요증상은 폐의염증, 해소, 협통, 오심, 구토 ,식욕부진, 임파선종, 갑상선종, 의식장해, 중풍, 편도염 등으로 이렇게 다양한 병에 담이 끼어 있다.
담은 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수독성 노폐물이다. "명의가 되려면 담을 잘 치료하라"는 말이 있다. 옛날 어떤 명의는 [ 평위산 + 이진탕 = 평진탕 ] 이 평진탕 하나만을 가지고 모든 병을 치료하여 별명이 '정평진'이라고 불리었다. 이처럼 화담지해약들은 후세방에서 중요한 약들이다. 현재 약국에서 많이 쓰고 있는 반하사심탕, 반하후박탕, 온담탕, 배농산급탕 등도 이 범주에 속하는 처방들임을 명심하자.
① 청화열담약(淸化熱痰藥) : 청화열담약은 차가운 성질에 속한다. 열담, 조담, 즉 담화(痰火)로 인한 경부임파선염, 갑상선종, 열성경련, 편도염, 인후염 등에 사용되고 있다.
약재로는 전호, 패모, 괄루인, 천화분, 죽여, 곤포, 해조 등이 있으며 처방으로는 시함탕, 온담탕, 귤피죽여탕, 청조구폐탕 등이 있다.
② 온화한담약(溫化寒痰藥) : 온화한담약은 한담, 습담에 쓰인다. 대부분 온성이며 열성에는 절대고 사용해선 안된다.
약재로는 반하, 남성, 백부자, 선복화, 백전, 백개자, 길경, 조각자 등이 있으며 처방으로는 이진탕, 반하백출천마탕, 선복화대자석탕, 길경탕, 배농산급탕 등이 있다.
③ 지해평천약(止咳平喘藥) : 지해평천약은 주로 해소, 거담, 항균, 이뇨, 통변 등의 작용을 한다. 약재로는 행인, 자원, 관동화, 소자, 비파엽, 백부, 상백피 등이 있다. 외감 해소에는 행인, 관동화를 내상 해소에는 백부, 자원을 한 해소에는 자원, 소자를 열 해소에는 상백피등을 가감하여 사용한다.
처방으로는 행소산, 지소산, 소자강기탕, 사백산 등이 있다.
위 세 가지 화담지해약은 서로 교차 배합되어 많이 사용되고 있으니 주의 깊게 살펴보시기 바란다.
14. 소도약(消導藥)
1. 소도약은 위액분비, 위장의 연동, 음식의 소화를 촉진하는 약이다. 흔히 '식체'라 하는 데에 사용된다. 이기약이나 청열약, 보기약, 방향, 화습약, 온리거한약, 사하약과도 상호 배합이 많이 된다. 즉 '한방의 베이스'라 할 정도로 후세방 초제 시 많이 사용되는 것이다.
약재로는 산사자, 맥아, 신곡, 계내금, 나복자, 등이 있다.
약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제품 중에 '연라환', '보화환' 등 일회용 소화제에 많이 들어 있다.
이 외에 구충약, 외용약에도 들어 있지만 임상에서 많이 사용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200여가지가 넘는 본초를 열거 해보았다. 고방, 후세방을 막론하고 이 범주에 모두 들어간다.
지금까지 완벽하게 소화시킨 분은 본초의 대가(大家) 레벨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이 주옥같은 본초들을 잘 엮어서 처방을 만들 줄 알아야 인체를 치료할 수 있다.
다행히 이천년 전부터 내려오는 상한론, 그외 동의보감, 방약합편 등 많은 처방집들이 있다.
그중 많이 쓰는 처방위주로 자꾸 분석 해보시길 바란다. 한방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단시간 내에 절대 안된다. 한방 공부에 있어서 많이 생각하고 반복학습 하는 것 외에는 왕도가 없다.
후세방과 초제를 하시고 싶은 약사들은 이 본초를 더욱 잘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자유자재로 대체도하고 가감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여러분들은 처방을 할 때 인체에 대입하는 연습을 많이 하시길 바란다. 체질을 음, 양으로 나눠보는 연습도 겸하면 더욱 좋다.
약국에 오시는 분들은 환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한방을 연구하는 데 있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처방전의 내용을 보고 체질감별도 할 수 있고 한약으로 주게된다면 어떤 처방을 주면 되는지 연상해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
환자에게 질환따라 양약을 주게될 때 과립제나 환제를 겸용해 주는 것도 한약과 친숙해지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이제부터 "OO처방은 OO병" 하는 식의 공부는 안하시리라 믿는다.
직접 처방의 조성 내용을 보고 분석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개발해야한다. 보통 한방처방은 [ 치료약 + 보약류 + 이기소화약 ]으로 분류된다. 그중 많은 약재가 군약(君藥)으로 이 약재 중심으로 위의 방법대로 변증하여 약을 운용한다.
지금 제시한데로 처방들을 분석해 나가보시길 바란다. 예를 들어 평위산, 이진탕, 사물탕, 사군자탕, 향소산, 소시호탕, 계지탕, 보중익기탕, 천궁다조산, 육미, 황련해독탕 등 주요 기본방을 중심으로 이에 관련방으로 자꾸 넓혀 가는 방식으로 공부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동안 오재훈 약사의 '본초를 알면 처방이 보인다'를 애독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본초를 아셨다면 이제 사람을 보세요"
반포프라자약국 오재훈 약사
서울 지하철 7호선 논현역 부근 반포프라자약국의 오재훈 약사는 약국 경영 틈틈이 한방을 자습한다.
'본초를 알면 처방이 보인다' 시리즈로 나름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는 오 약사.
"요즘에는 신문에 나온 제 연재물을 보고 도리어 제가 복습을 하고 있지요."(웃음)
79학번인 오 약사는 대학시절부터 지금껏 약국 한방에 대해 심도 있게 공부하고 있는 '열공생'이다.
오 약사는 한방을 다루는 약사들은 한의사보다 반복학습을 세 번 이상 더해야한다고 믿는다. 양방과 한방을 동시에 다루는 만큼 경험이 절실하기 때문.
"김치찌개도 누가 끓이냐에 따라 그 맛이 다르듯 한약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감기에도 사람에 따라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약재들을 가감해야 효과를 더할 수 있습니다."
같은 효능이라도 약제 조성과 체질별 감별에 따라 환자에게 맞게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 약사는 이를 위해 무엇보다 강의와 공부를 자신의 스타일로 만들 것을 역설했다.
"약사들께서 한방에 친숙함을 느끼시고 과립제부터 차근차근 다뤄보시길 바래요. 반복적으로 연구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실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체감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오 약사는 오랫동안 환자들을 관찰하고 공부한 '연륜'으로 현재 한방 OTC를 연구 중이다.
요즘은 성분 좋은 제품들이 많이 나와 판매도 간편하고 환자들도 가격 부담이 적어 그야말로 일석이조라고.
하지만 이를 무턱대고 판매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오 약사는 한방 제약사에서 배포하는 제품 안내서를 활용, 약재 조성을 참고하고 있다.
"같은 효능이지만 성분이 판이하게 다른 경우가 있어요. 이런 경우 약제 조성을 잘 살펴서 환자에게 판매해야해요. 이것이 바로 체질별 판매지요."
오 약사는 체질별 한방 OTC 판매는 본초가 기본적으로 탄탄하게 자리 잡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런 응용이 있어야 한방 특화 약국으로서 환자들에게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방 응용 실력을 키우면 '한방+양방' 또는 '한방+한방' 등의 접목도 가능해 약사들의 메리트도 최대한 살릴 수 있다고.
"너무 어려워하지 마세요. '본초를 알면 처방이 보인다'에 나온 약재들만 잘 외워두신다면 약국 한방은 충분합니다."
끝으로 오 약사는 한방에 관심은 있지만 두려워하는 약사들에게 파이팅을 외친다.
"본초를 공부하시고 처방이 보이셨나요? 그럼 이제부터 사람을 보세요. 사람과 사람의 체질을 구분하는 능력을 기르신다면 한방이 더 이상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겁니다."
2006-07-19 11: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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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보혈·보음약·안신약· 방향개규약·식풍진경약
서초구 오재훈 약사
11. 보혈·보음약(補血·補陰藥)
보혈약은 혈허에 사용한다. 증상은 안색 창백, 입술 창백, 눈이 침침한 증상, 피로감, 손톱 색이 나쁜 경우, 무월경 등 빈혈증상과 흡사하다.
이는 주로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심과 간의 허증이 있는 사람에게도 많이 나타난다.약으로는 숙지황, 하수오, 당귀, 백작약, 아교, 구기자, 용안육 등이 있다.
처방으로는 사물탕, 당귀보혈탕, 궁귀교애탕, 궁귀조혈음, 보간탕, 작약감초탕, 귀비탕 등이 있다.
보음약은 보혈약과 비슷하나 주로 신장을 보하는 역할을 하며 성호르몬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폐, 위, 간, 신의 음허 증상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음이란 혈을 포함한 인체의 모든 영양물질, 진액, 호르몬 등을 지칭한다.
약으로는 사삼, 천문동, 맥문동, 석곡, 상기생, 여정자, 구판, 별갑 등이 있으며 처방으로는 사삼맥문동탕, 맥문동탕, 육미지황환, 자음강화탕, 청리자감탕, 청상보하환 등이 있다.
또 하나 고삽약(固澁藥)이란 것이 있다. 이 약재는 주로 대변, 소변, 땀, 정액, 탈항, 하혈 등 장부가 만성적으로 허해서 아래로 새거나 활탈(滑脫)이라고 하는 데에 사용된다. 쉽게 말해 조루증에 사용될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약으로는 산수유, 오미자, 오매, 적석지, 육두구, 연자육, 감실, 복분자, 부소맥, 마황근, 오적골, 상표초 등이 있다.
이들은 주로 보약류에 가감되는 약들이다. 여기까지가 보약의 범주에 속한다. 흔히 사용되는 처방이 많으니 잘 보고 감별 사용해야한다.
보기, 보양, 보혈, 보음, 고삽약들은 서로 자주 배합되므로 십전대보탕이나, 보중익기탕이나 인삼양영탕, 가미귀비탕, 육미, 팔미, 연령고본단, 보간환, 녹용대보탕 등은 처방조성을 잘 분석해보고 유효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보약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12. 안신약(安神藥), 방향개규약, 식풍진경약
안신약은 주로 정신불안정, 번조, 불면 등에 쓰는 약으로 진정, 정신안정 작용이 있으며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증상 및 화병에 사용되고 있다.
약으로는 용골, 모려, 자석, 주사, 호박, 대자석 등 광물성 약재가 있으며 약효가 비교적 강하다. 기를 내려 누르는 작용이 강하다는 의미다.
또한 산조인, 백자인, 원지 등 식물성 약재가 있는데 심과 간의 혈을 보하면서 신경을 안정시켜주며 약성이 순하고 부작용이 없어 신경보약으로 많이 배합되고 있다.
위의 약들은 처방을 할 때 주로 가감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처방으로는 계지가용골모려탕, 시호가용골모려탕, 산조인탕, 가미귀비탕, 총명탕, 선복화대자석탕, 양심탕 등이 있다.
방향개규약은 향이 강한 약으로 '구멍을 뚫는 약'이다. 주로 의식장해, 중풍 등 갑자기 뇌가 막혀서 오는 폐증(閉症)에 쓰인다. 혈압으로 갑자기 쓰러졌다든지 갑자기 어지러울 때 응급약으로 많이 쓰인다. 약으로는 사향, 소합향, 안식향, 용뇌, 석창포, 우황 등이 있으며 우황청심환, 사향소합원 등으로 처방된다.
식풍진경약은 내풍(內風)을 없애 진경 시키는 약이다.
약으로는 영양각, 조구등, 천마, 백질려, 석결명, 지룡, 전갈, 오공, 백강잠 등 동물성 생약이 많다.
주로 간화로 인한 중풍, 안면신경마비, 경련, 어지러움, 이명, 두통, 고열, 고혈압 등 신경성· 혈관성 등 순환기 질환에 많이 쓰인다.
처방으로는 천마구등음, 진간식풍탕, 조구등산, 억간산 등 중국처방에서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정리해보면 안신약, 방향개규약, 식풍진경약은 상호 배합되고 어떤 처방에 많이 가감되어 많이 사용된다.
갑자기 쓰러진다든지 졸도, 두통, 화병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처방할 기회가 많겠죠. 대부분 약국에서는 거풍지보단이나 강활유풍탕, 천왕보심단이 많이 쓰이는 걸로 알고 있는데 세 처방은 많이 다른 약이므로 감별하셔서 사용하시길 바란다.
지금까지의 공부를 완전히 소화시키셨다면 세 처방의 차이점이 바로 눈에 보여야 한다.
위 세 가지 처방 조성을 적어 놓고 차이점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어떤 사람에게 써야할지, 어떤 카테고리의 약들의 배합인지 말이다.
예를 들면 [ 안신약 + 식풍진경약 + 이기약 + 해표약 ] 이러한 식으로 처방을 분석해 보는 연습을 하다 보면 느낌이 올 때가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화담지해약(化痰止咳藥)을 공부해보도록 하자.
2006-07-18 1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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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이기약·이혈약·보기·보양약
서초구 오재훈 약사
8. 이기약(理氣藥)
이기약은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나, 화병 처방을 구성할 때 필수적으로 배합이 된다. 요즘 억울한 사람들 꽤나 많다. 이기약은 그러한 사람들의 울체를 푸는 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기체(氣滯)는 흉복부 동통이 많으며 주로 간, 비, 폐 등에 울체가 많이 생긴다.
간기울체, 비위기체, 폐기옹체 등이 여기서 말하는 기체에서 비롯된 말이다.
기가 울체되면 혈과 수도 울체되어 어혈과 수독이 많이 생기게된다.
이기약은 기를 소통하는 약이다. 그래서 어혈처방, 수독처방에 이기약이 반드시 배합된다.
후세방이나 초제 하시는 분들은 쓰게될 기회가 많을 것이다.
약으로는 진피, 청피, 대복피, 지실, 지각, 향부자, 목향, 오약, 천련자, 침향 등이 많이 쓰인다. 이중 열증기체는 지실, 지각, 천련자 등이고 나머지는 한증기체에 쓰인다.
처방으로는 사역산, 향소산, 향사평위산, 분심기음, 소자강기탕 등이 있으며 다빈도로 쓰이고 있다.
9. 이혈약(理血藥)
이혈약은 피의 질병을 치료하는 약이다. 혈의 질환에는 출혈, 어혈, 혈허 등이 있고 치료는 지혈약, 활혈약, 보혈약으로 나누고 있다. 여기서는 지혈약과 활혈약만 다루도록 한다.
① 지혈약 : 지혈약은 토혈, 코피, 혈변, 혈뇨, 성기출혈 등에 쓰인다.
약으로는 포황, 삼칠, 백급, 대계, 소계, 지유, 괴화, 측백엽, 천초근 등이 있는데 대개 까맣게 태워서 쓴다.
이 정도로만 알아둬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② 활혈약 : 활혈약은 어혈에 사용하며 혈류의 정체로 인한 동통, 울혈, 궤양, 혈전성정맥염, 월경통, 골반내염증, 협심증, 심근경색, 징가(복강내의 혹) 등 주로 혈이 뭉쳐 순환이 되지 않는 것을 풀어 개선하는 약이다.
약으로는 천궁, 단삼, 현호색, 울금, 강황, 익모초, 택란, 적작약, 도인, 홍화, 봉출, 삼릉, 유향, 몰약, 우슬, 소목, 천산갑, 수질, 자충 등이 있다.
이 약재들은 아주 중요한 약들로서 한약을 지을 때 이기제와 이혈제는 80% 배합이 되기 때문에 이기제와 아울러 꼭 외워 두시기 바란다.
이들의 주요 처방으로는 계지복령환, 당귀작약산, 도핵승기탕, 혈부축어탕, 대황목단피탕 등이 있다.
약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통심락'이란 약이 강한 구어혈제에 속하는데 주로 여성질환에 쓰는 한방 OTC로 많이 나와있다.
필자는 구어혈제를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이 약재는 생리통이나 복부비만, 다이어트에도 많이 가감해 넣는다. 이외에도 아주 다빈도로 쓰이니 꼭 숙지하시기 바란다.
10. 보약류 중 보기·보양약(補氣·補陽藥)
보약은 몸을 보호하는 약이다. 보기, 보양, 보혈, 보음약 등이 이에 속한다. 이번에는 이 중 보기·보양약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① 보기약 : 보기약은 주로 기를 보(補)하는 약으로 기(氣)란 인체의 각 장부의 생리적인 기능을 말한다. 보기약은 이 기능이 약해졌을 때 쓰는 약을 말한다.
주로 비기허(脾氣虛), 폐기허(肺氣虛)를 지칭하며 환자들은 전신권태감, 무력감, 식욕부진, 탈항, 호흡곤란, 안색창백, 자한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약으로는 인삼, 만삼, 황기, 산약, 백출, 대추, 감초, 황정 등이 있다.
처방으로는 보중익기탕, 황기건중탕, 사군자탕, 육군자탕, 자감초탕 등이 있다.
② 보양약 : 보양약은 양허, 즉 양기가 부족할 때 사용하는 데 신양허, 비양허, 심양허라 일컫기도 하는데 주로 신양허를 지칭한다.
이는 기허 증상에 몸이 찬 증상이 더해졌을 때를 말하며 환자들은 저항력 약화, 성기능 약화, 발기부전, 수족냉, 빈뇨, 하리 등 주로 하초에 증상이 많이 호소한다.
흔히 정력제라 불리기도 하는 보양약으로는 녹용, 동충하초, 육종용, 음양곽, 파극천, 익지인, 선모, 두충, 구척, 속단, 토사자, 자하거(태반제제), 파고지 등이 있다.
처방으로는 연령고본단, 태반정제, 액제 등이 있으며 보기약과 함께 쓸 때가 많다.
앞서 언급한 약재들 중 여러분들에게 익숙한 약재가 많을 것이다. 복습하는 의미로 한번 더 봐주시길 바란다.
이처럼 먼저 본초의 카테고리와 약성을 알면 한방은 70% 끝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 후 이 약들을 '어떻게 짜깁기 하느냐'만 남은 것이다.
선조들이 남긴 처방들을 보면서 어떤 약들이 어떻게 배합되어있나 자꾸 분석해 보는 것이 좋다.
먼저 처방해설 공부부터 하면 한방이 늘지 않으며 나중에 초제는 엄두도 낼 수 없다.
악국 OTC 제품, 과립처방 등 잘 알고 있는 처방부터 자꾸 분석해 보고 효능, 효과를 참조하다보면 처방을 '읽는 힘'이 생기게 된다.
그래야 고방은 물론이고 후세방, 사상방까지 초제로 자유자재로 합방, 가감이 될 수 있다.
다음에는 보혈, 보음약을 공부해보도록 하자.
2006-07-10 09: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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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거풍습약·온리거한약·방향화습약
오재훈 약사
5. 거풍습약(祛風濕藥)
거풍습약이란 근육, 관절의 풍습을 제거하는데 많이 쓰인다. 현대적으로 말하자면 진통, 소염, 혈액순환, 해열등의 작용을 가진 약이라는 의미다.
거풍습약으로는 독활, 진교, 위령선, 해동피, 모과, 오가피, 창이자, 상지 등이 있다. 약국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으로는 근육통, 신경통, 관절염, 류마티스, 제품에 많이 함유돼 있다.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해표약, 온리거한약, 이수삼습약 등 다른 약과 배합이 많이 되고 있다.
약국제품 처방으로는 강활유풍탕, 영선제통음, 소경활혈탈, 독활기생탕 등이 있죠. 아마도 보통 약국가에서 위장약 다음으로 많이 쓰는 약으로 생각된다.
요즘 인기가 좋은 글루코사민제, 칼슘제, 콘드로이친, 제제와 병용 투약하면 매우 좋다.
예를 들어 S제약에서 나오는 '조인스'라는 제품이 위 성분들을 이용한 약이죠. 그만큼 흔히 쓰는 약입니다. 위 처방의 조성 내용을 반복적으로 음미해보시길 바란다.
6. 온리거한약(溫裏祛寒藥)
온리거한약은 이한증, 즉 속이 냉한 증상에 쓰이는 약재다.
손발이 차고 추위를 잘 타고 소변이 많고 대변이 무르고 맥이 느리고 약하고 안면이 창백한 음의 체질의 전형적인 증상을 갖고 있을 때 주로 쓰이는 약이다. 간단히 말해 몸을 매우 따뜻하게 하고 속을 데우기 위해 쓴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 약들은 강심작용, 혈관운동 중추 흥분작용 전신의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진통, 소화흡수 촉진, 등 에너지 대사를 개선하고 구토나 설사를 멈추게 하는 작용이 있다.
약재로는 부자, 건강, 육계, 오수유, 촉초, 정향, 소회향, 양강, 호초, 필발이고 성질은 매우면서 열한 기운을 많이 갖고 있다.
진무탕, 부자 이중탕, 팔미환, 사역탕, 안중산, 십전대보탕, 정향시체탕, 대건중탕, 오수유탕 등이 위의 약들을 이용한 것이다.
이들은 주로 신온해표약과 배합이 많이 된다. 예를 들면 계지가출부탕, 마황부자세신탕, 소청룡탕 등이 그것이다.
온리거한약제는 소음인 방제에 주요한 약들이다. 즉 양의 체질에 쓰이는 청열약과 반대되는 의미의 약이다.
이처럼 한방은 음양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도, 체질도 결국은 음양인 것이다.
필자는 한약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원시적인 사고방식이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차냐, 덥냐, 뚱뚱하냐, 말랐냐, 물이냐, 열이냐, 이러한 단순한 방식으로 약이나 처방을 바라보시면 약에서 사람이 느껴지고 처방에서 사람의 생리나 병리가 보이게 된다. 한약은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과립제든 초제든 환제든 한약을 다룰 수 있다는 게 우리 약사들에게는 무척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처방이 눈에 조금씩 보이는가? 포기하지 마시고 열심히 하시길 바란다.
7. 방향화습약(芳香化濕藥)
방향 화습약은 향을 가진 약들이 많다. 성질은 따뜻하고 습이 중초(비위의 소화흡수 기능)에 머물러 오심, 구토 ,속쓰림, 식욕부진, 무른 변 등의 주로 비위 기능에 이상 현상이 있을 때 주로 사용한다. 현대 의학으로 보면 위염, 소화불량 등일 때 많이 쓰인다.
방향화습약은 주로 건비위 작용이 있으며 후세방 처방에는 거의 배합되어 있다.
약재로는 곽향, 후박, 창출, 백두구, 초두구, 초과, 사인 등이 있다. 주로 음의 체질에 많이 응용 된다. 온리거한약이나 이기약, 이수약과 배합될 경우가 많다.
한의원에서는 초제를 할 때 거의 베이스로 사용하는 약이다. 양약 처방에서 소화제를 많이 사용하듯 말이다.
주요 처방으로는 곽향정기산, 불환금정기산, 평위산, 반하후박탕, 향사평위산 등 현재 약국에서 많이 쓰는 방제들이다. 후세방 처방할 때 많이 배합되니 숙지하시기 바란다.
한방용어로 식적(食積)에 주로 쓰인다고 알아두시길 바란다. 현재 약국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으로 많이 개발되어 있다. 이 중 필자는 평위산 계열을 많이 쓴다. 약간 붓고 미식거리고 관절이 붓는데도 응용한다. '습을 치는' 약들이기 때문이다.
요즘 위 좋은 사람들이 많지 않다. 방향화습약은 이런 현대인들이 많이 갖고 있는 질환에 응용될 기회가 많기 때문에 꼭 외워 두시길 바란다.
모든 병은 섭생이 중요하다. 음식에서 오는 병이 반은 차지한다는 의미다. 그 다음은 스트레스, 그 다음은 만성피로로 이 세 가지만 치료하면 무병 장수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이기약(理氣藥)을 공부해보도록 하자.
2006-06-26 1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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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사하약(瀉下藥)·청열약·이수삼습약
오재훈 약사
2. 사하약(瀉下藥)
요즘 변비 환자가 많다. 그래서 장청소제, 변비차, 식이섬유, 다이어트 약물 등도 무수히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 반면 치료는 잘 되지 않고 있다.
사하(瀉下)란 아래로 쏟는다는 뜻입니다. 즉, 장을 자극해 설사를 일으켜 노폐물을 배설시키는 약이라는 의미다.
지난 호에 언급했던 해표약은 피부를 통해 배설시키는 원리라면 사하약은 장을 통해 배설 시키는 원리다.
그래서 한방을 일컬어 '배설의학'이라고도 한다. 상한론(고방)은 주로 이러한 방들이 많다.
사하약은 주로 변비에 사용하는데 변비에는 열성 변비, 냉성 변비, 수독성 변비 등이 있다.
사하약의 종류로는 공하약, 윤하약, 준하축수약 등이 있다. 이들 약에 대해 살펴보면,
첫째 공하약은 대황, 망초 등으로 사하 및 청열 작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주로 열성 변비에 많이 사용한다. 약성은 고한(苦寒)하다. 따라서 실한 체질에 써야 한다.
처방은 승기탕 류, 방풍통성산 등에 이용되고 있다.
두 번째 윤하약은 마자인, 욱리인 등 식물의 씨나 열매에 함유하는 오일을 이용하여 대변을 부드럽게 하고 장을 윤활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 이는 주로 노인, 산모 등 허약 체질에 사용된다.
처방은 마자인환, 윤장탕 등이 있습니다. 도인이나, 행인, 괄루인, 백자인 등도 이 범주에 속한다. 만약 변비가 있으신 독자들은 자윤탕을 한번 참고 해볼만하다.
셋째 준하축수약은 장을 통해 대량의 수분을 배출하는 약으로 주로 복수에 사용한다.
대극, 원화, 감수, 견우자, 상륙 등 강렬한 약이다. 따라서 함부로 사용하게 되면 부작용이 매우 심할 수 있다.
이상이 사하제에 속한다. 현재 약국에서 쓰는 쎈나차나, 알로에 등은 공하약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냉성 변비에 쓰면 잘 듣지 않는다. 특히 여성들 중에 변비 환자가 많은데 여자는 음이기 때문에 기가 잘 뭉쳐 변통이 잘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냉성 변비나 장 무력성 변비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음체질에 오는 변비이다.
그래서 계지가작약탕이나 이중탕, 보중익기탕, 삼출건비탕 등도 이용해보길 권한다.
변비하면 대황을 떠올리는데 요즘은 허증성, 냉성 변비가 더 많고 스트레스성 변비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때는 시호제를 합방하거나 이담제를 써야 할 때도 있다.
변비 처방 한가지만 잘해도 약국 경영 활성화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3.청열약
청열약은 인체 속의 열을 꺼주는 작용을 한다. 열 중에은 실열과 허열이 있다.
실열로 오는 증상은 구갈, 안면홍조, 안충혈, 변비, 소변황적, 맥삭, 설홍태황, 번열감 등이 있다. 이는 주로 양의 체질에서 오는 증상들이다.
허열도 이와 유사하나 약간의 감별을 요한다. 주로 음허내열증이 많다.
이들을 가름하기 위해서는 혀를 보고 판단한다. 허열은 설홍무태 이거나 갈라져 있는 경우가 많다.
청열약의 특징으로는 차고 서늘하며 해열, 소염, 항균 등에 작용하고 화농증, 염증 등 장부의 열을 꺼준다. 요즘 스트레스성 화병에 많이 응용된다.
화병의 열은 간에서 오는 열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시호나 신량해표약과 배합해서 많이 사용한다.
청열약은 ① 청열사화약, ② 청열양혈약, ③ 청열조습약, ④ 청열해독약 ⑤ 청열해서약 등으로 구분된다. 이들은 모두 비슷한 가운데 약간의 차이가 있다.
① 청열사화약/font>
청열사화약으로는 석고, 지모, 치자 ,죽엽, 하고초, 결명자, 웅담 등이 있다.
이 약들은 간열, 위열, 폐열로 인한 각종 증상들을 치료해준다.
열의 시작은 간이다. 오행상 목(木)이 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청열사화약들은 임상에서 매우 중요하다. 시호제와 합방해서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또한 청열사화약은 만성 질환에 많이 응용됩니다. 간(肝)과 관계된 경우가 많으며 처방은 백호탕, 시호청간탕, 우황청심환 등에 많이 응용된다.
위의 약들이 어느 처방에 많이 들어있는지 유심히 살펴보고 본초학 책으로 복습해보시길 바란다.
② 청열양혈약
청열양혈약은 혈열에 쓰는 약으로서 주로 피부발진, 출혈에 사용되며 서각, 생지황, 현삼, 목단피, 지골피, 백미 등이 있다.
③ 청열조습약
청열조습약은 설사, 배뇨통, 황달, 화농증 등 습열증에 많이 사용되며 황금, 황련, 황백, 용담, 고삼 등이 있다.
④ 청열해독약
청열해독약은 독을 없애준다는 의미가 있으며 편도염, 농양, 충수염, 이하선염 및 각종 세균성 염증 등 주로 화농성 감염증의 치료에 쓰인다.
금은화, 연교, 포공영, 산두근 등이 대표약이다.
⑤ 청열해서약
청열해서약은 주로 여름철 일사병이나 더위 먹은 환자에 사용된다. 백편두, 청호 등이 이에 속하며 허열에도 응용된다.
위의 내용처럼 청열약은 인체의 열독을 치료하는 약이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구분을 했지만 서로 혼용하여 많이 사용된다.
또한 주로 염증성 발열, 양의 체질, 스트레스 화병 등에 많이 처방된다. 위의 약들을 외우고 어떤 처방에 많이 배합되어 있나 살펴보시길 바란다.
짝이 되는 약은 시호-황금, 황련-황금, 석고-지모, 생지황-현삼, 지골피-목단피, 용담-치자, 금은화-연교 등이 있다. 황련해독탕. 삼황사심탕. 은교산, 백호탕, 용담사간탕, 천왕보심단, 각종 시호제, 반하사심탕, 청폐탕, 시호청간산, 형개연교탕, 패독산 등이 주요 처방이다.
위 처방은 주로 소양인 주로 양의 체질에 많이 응용된다. 이상을 완전히 카테고리화 해서 뼈대를 세워 놓고 처방의 조성을 자주 눈여겨 보시길 바란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아 한방약은 감각으로 느껴질 때까지 암기 30% + 느낌 70%인 것 같다. 자꾸 반복하시길 바란다.
4. 이수삼습약(利水渗濕藥)
이수삼습(利水渗濕)약 이란 이뇨로써 주로 습과 열독을 제거하는 약이다.
우리 몸은 약 60% 이상이 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수독으로 오는 병이 매우 많다.
병증으로는 부종, 수종, 신장염, 담, 임질, 결석, 황달, 습진, 등 수독과 관계된 증상에 이수삼습약이 많이 배합되어 있다. 한마디로 '물빼는 약'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청열약은 '열 빼는 약', 해표약은 '땀 빼는 약', 사하약은 '변 빼는 약' ,이수약은 '물 빼는 약'인 것이다. 이렇게 한약은 인체의 자연 기능을 조절하는 약이다.
어떤 성분이 증상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노폐물과 독소를 자연스럽게 배출해내는 작용을 이용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수약으로는 복령, 저령, 택사, 인진호, 방기, 활석, 의이인, 목통, 등심, 구맥, 차전자, 편축, 동규자, 금전초, 적소두 등이 있죠.
주로 부종, 다이어트, 복수증 등 체내의 어딘가 수분대사가 되지 않아서 쌓인 노폐물을 소변을 통해 배출시키는 원리라고 이해하면 된다.
처방으로는 오령산, 영계출감탕, 분심기음, 마행의감탕, 의이인탕, 저령탕, 인진오령산, 방기황기탕, 팔정산, 우차신기환, 복령음, 삼령백출산 등 임상에서 다빈도로 응용되고 어떤 처방에도 한 두가지는 배합된 경우가 많으니 꼭 외워두길 바란다.
다음에는 거풍습약(祛風濕)을 공부해보도록 하자.
2006-06-22 1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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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해표제(解表製)
Prologue '본초를 알면...'의 오재훈 약사
본지는 이번 호부터 '본초를 알면 처방이 보인다'(이하 '본초를 알면…')를 새롭게 연재한다.
이번에 연재되는 한방 기획물은 그동안의 어렵고 원론적이었던 한방 관련 정보의 유형에서 과감히 탈피, 약사들이 실제로 응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돼있다.
연재를 맡은 서초구약사회 소속 오재훈 약사는 경희대 약대 시절부터 생약 관련 서클에서 활동하며 한방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한약의 기본은 본초"라고 말하는 오 약사는 "기본인 본초에 철저하지 못하면 한약사 시험 공부를 했던 지식만을 갖고 적용하기 때문에 처방 이론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즉, 본초를 습득하지 못하면 실전에 사용하는 수많은 약제들을 응용할 수 없다는 것.
실제로 한약을 하려는 약사들 중 응용이 잘 되지 않아 중도에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상당수다.
"약재의 특성과 성질, 임상응용을 한방적 사고방식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성분이나 서양의학적 사고방식으로는 한방이 늘지 않지요. 저는 한방을 공부할 때 인체나 모든 약재를 음양으로 관찰했습니다."
이번에 연재되는 '본초를 알면…'은 오 약사가 직접 학습하여 체험한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엮었다.
한방은 수익면에서 보나 직능면에서 보나 약국가의 대세다. 그러나 약사들의 높은 관심도에 비해 한방관련 교육 프로그램이나 서적 등은 고가에 난해한 것이 사실.
"게다가 그런 곳을 일일이 참석해 공부할 시간적 여유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요."
어려운 책들을 보며 차근차근 독학을 해온 오 약사는 한약에 대한 열정만큼은 다른 약사들에 뒤지지 않는다. 컴퓨터 앞에서 서투른 자판 실력으로 서초구약사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매일같이 한시간 여의 긴 시간을 투자해 한방에 관한 경험과 지식 정보를 올려온 탓에 이제는 꽤 입소문이 나 있다.
"본초를 알면 약국에서 사용하는 과립제나 한방 OTC 등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강조하는 오 약사는 처방을 외우려 하지말고 분석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역설한다.
"약사들이 한방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길 바랍니다. 한약도 양약처럼 일정한 카테고리 안에 있다고 보고 그에 대해 익혀놓으면 한방 처방에 자신이 생길 겁니다."
오 약사는 이러한 한약의 카테고리를 습득하면 응용할 수 있는 범위도 무궁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학습은 더 나아가 한방 처방에 있어 환자 상태에 따라 약재를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 한 가지를 10번 이상 반복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입니다. 초제(草劑)를 하시는 동료 약사들께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 해표제(解表製)
해표(解表)란 겉을 풀어 땀을 내어 발산시킨다는 뜻으로 이러한 작용이 있는 약을 해표제라 부른다. 사람이 매운 고추를 먹었을 때 이마에 땀이 나는 작용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해표제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로 신온(辛溫)해표약이고 두 번째로 신량(辛凉)해표약이 그것이다. 즉 '맵고 따뜻한 약'과 '맵고 서늘한 약'이라는 의미다.
이 약들은 인체의 표면에 쌓여 있는 노폐물을 땀구멍을 통해 발한 함으로써 제거해주는 작용을 하며 이들의 차이는 인체를 따뜻하게 해서 발산시키느냐, 시원하게 해서 발산시키느냐에 있다.
신온해표약으로는 마황, 계지, 소엽, 형개, 방풍, 강활, 고본, 백지, 세신, 생강, 총백, 향유, 신이(목련꽃) 등이 있고 신량해표약으로는 박하, 우방자, 선퇴, 상엽, 국화, 만형자, 부평, 목적, 갈근, 시호, 승마 등이 있다.
감기나 관절염 처방을 살펴보면 위의 약제들이 배합되어 있기 때문에 외워두는 것이 좋다.
또한 위 약제들은 다이어트 처방에도 많이 가감되어 사용된다. 예를 들어 부종이 있으면서 살이 찌는 사람들에게 위의 약제들을 응용하여 처방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주로 양의 체질인 사람에게는 신량해표약이 쓰이고 음의 체질에는 신온해표약이 쓰인다.
오늘부터 환자들에게 한방 OTC나 과립제를 줄 때 위의 약제들이 처방돼 있는지 처방 내용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처방의 감각을 터득해보시길 바란다.
위의 약제들은 발한, 소염 작용, 진통 및 이뇨작용 등이 있으므로 감기약, 신경통, 관절염, 근육통약 처방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① 신온해표약(辛溫解表藥)
신온해표약의 대표적인 약물들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마황, 계지, 소엽, 형개, 방풍, 강활, 고본, 백지, 세신, 생강, 총백, 향유, 신이 등이다. 약국에서 약제를 고를 때 이 정도만 알고 있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위의 약제들은 모두 맵고 따뜻한 약제들이다.
본초를 볼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약성이다. 이 약이 찬 성질을 갖고 있는지 더운 성질을 갖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다.
한방에서 사람을 볼 때 차가운 성질을 갖고 있는 사람을 음의 체질, 더운 성질을 갖고 있는 사람을 양의 체질이라고 하듯이 약제도 마찬가지다.
그럼 맵고 따뜻한 성질은 인체에 어떻게 작용할까?
맵고 따듯한 성질은 피부모공을 자극해서 한선(汗腺)을 열어주는 작용을 한다.
약은 바로 이런 성질을 이용하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찬 공기를 맞아서 오는 몸살 감기에 가장 많이 이용합니다. 두통, 신체통, 견비통, 요통 등 한사(寒邪)가 겉 표면을 침범했을 때 사용하는 것이다. 이중 마황은 실(實)한 체질에 사용해야 하고 계지는 허(虛)한 체질에 사용해야 하며 나머지 약제는 보통의 체질에 사용 할 수 있다.
고본과 백지는 주로 두통에, 세신은 묽은 콧물이나 신체통 등에 사용한다.
위 약들을 이용한 처방에는 마황탕, 계지탕, 소청룡탕, 인삼패독산 등이 있다.
여러분이 본초를 하고 나면 이 처방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 그럼 이러한 것들은 주로 어떤 질환에 쓸 수 있을까?
마황-계지, 형개-방풍, 강활-방풍, 마황-세신, 강활-고본 등을 묶어 처방할 수 있다.
이렇게 약제들을 '세트 플레이'해서 처방한다는 것도 외워 두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약재들의 사진을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 이미지로 보면서 형태나 색 등도 참조해 시각적으로 익혀두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 중의 하나다.
내용을 완전히 외워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바란다. 그리고 어떤 환자에게 적용하면 좋을 지를 유추해 생각해보자 처방 약재 조성을 봐두는 습관도 잊지 말자.
② 신량해표약(辛凉解表藥)
풍열을 식혀서 발산하는 작용을 하는 신량해표약으로는 박하, 우방자, 선퇴, 상엽, 국화, 만형자, 두시, 부평, 목적, 갈근, 시호. 승마 등이 있다.
위의 약제들은 성질이 차서 소염작용도 있다. 현재 약국에서 많이 쓰는 은교산 제제가 여기에 해당된다.
앞서 말한 신온해표약과의 차이점을 말하자면 신온은 구갈(口渴)이 없으며 오한이 발열보다 심한 경우에 많이 쓴다. 이에 반해 신량은 구갈이 약간 있으며 발열이 오한보다 심한 경우에 많이 사용한다.
대개 약국에서 목감기 환자에게 은교산을 주곤 하는데 위의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음의 체질 환자에게는 인삼패독산을, 양의 체질 환자에게는 은교산을 주로 사용한다.
전자는 신온해표약이 많이 배합되어 있고 후자는 신량해표약이 많이 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본초의 약성과 특성을 파악하면 환자의 체질에 맞춰 처방을 쓰기가 매우 용이하다.
이런 기본이 서서히 쌓여서 더 많은 처방을 사용하다보면 약국 OTC는 물론 초제까지도 가감이 자유자재로 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약재를 이용한 처방은 은교산, 가미소요산, 소시호탕, 승마갈근탕, 보중익기탕 등이 있다. 이 처방들의 약재 조성을 눈여겨 보시길 바란다. 개별 약재 설명은 본초학 책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한방을 공부할 때 전체적인 카테고리와 약성이 제일 중요하다. 그래야 임상을 빨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정리해보면 해표제는 초기 감기에 많이 처방되고 관절염 등 운동기 질환 등에 많이 처방되며 피부병 등에도 많이 처방된다. 특히 위와 관계 된 처방들을 유심히 살펴보시길 바란다.
마황탕, 계지탕, 소청룡탕, 인삼패독산, 갈근탕, 삼소음, 은교산, 가미소요산, 보중익기탕, 각종시호제, 영선제통음, 오약순기산, 오적산, 형방패독산, 소풍산, 십미패독산 등 처방 약재 조성을 익혀야 한다. 다음에는 사하약에 대해 공부해보자.
2006-06-19 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