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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음성거래 여전
음성거래 근절 못하면 '공멸'
약국-도매간 기형적 구조 속 뒷마진 횡행
약업계에 음성거래 근절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약품 유통의 틀 속에 놓여 있는 제약사 도매업계 병의원 약국 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음성거래가 근절되지 않고 계속 이어질 경우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제는 노력을 통한 정상영업을 통해 찾을 것을 찾자는 것이다.
실제 요양기관과 제약사 도매업소 사이에 의약품 납품을 둘러싼 음성거래가 폭넓게 퍼져 있다는 게 정설이다.
지금까지는 좁은 시장에 도매업소, 제약사가 난립하다 보니 자사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뤄지는 리베이트 등 음성거래가 일정부분 묵인돼 온 것이 사실. 또 이것이 영업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음성거래는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문제되는 것 중 하나로 거론되는 부분이 뒷마진. 약국 13~14곳 당 도매업소 1곳이라는 이해 못할 '기형적 구조'에 업을 차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생존의 법칙이 교묘히 결합되며 상당수 '현금'이 오가고 있다. 상황은 뒷마진을 제공하지 않으면 거래선을 확보할 수 없는 단계에까지 진행됐다는 것이 보편적인 진단이다.
액수도 장난이 아니다. 거래선 매출액의 3%를 넘어 일부 업소에서는 5%에서 7%대까지 제공하고 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월 매출 20억이면 5%인 경우 1억이 고스란히 건네지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약국의 결제 일이 되면 현금을 가득 실은 '지프'차가 동원되고 있다고 전한다. 순이익 1%도 남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하소연하면서도 순이익의 수배를 약국에 뒷돈으로 건네주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 문제는 초연했던 도매상들도 어쩔 수 없이 나설 수 없는 구조(제공하지 않으면 당장 거래선이 끊기고 매출에 타격이 온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가 짜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비자금이이 어디서 창출되는지는 파악되지는 않지만, 손해를 보면서 건네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보면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을 늘려 제약사로부터 인정을 받으려는 도매상과 달리 약국에서도 경영이 어렵다 보니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는 약국도 더 힘들게 하는 것"이라며 "인정할 수 있는 회전 일을 적용하고 제대로 된 도매상을 거래하며 뒷마진 부분을 없애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득이 된다고 본다. 이 부분에만 매달리며 경영구조 개선 등에 나서지 않으면 후일 이 부분이 사라졌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지금까지는 큰 제제 없이 통용됐지만, 의약분업 이후 계속했다면 이 액수도 만만치 않다. 앞으로 도매상과 약국의 세무부분에서 큰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많다."고 진단했다.
병원을 둘러싼 음성거래도 마찬가지다. 도매상이 늘고, 제약사의 신제품도 쏟아지며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거래선을 트기 위해 어느 정도는 통용의 여지가 있지만 성실한 영업으로 성장해 온 도매업소들이나 제약사들도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 노력을 통한 영업을 바탕으로 창출한 거래선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단 번의 게임으로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는 양상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
일각에서 제약사 및 도매업소와 병의원의 결탁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통일원화를 통해 수그러들기는 했지만 병의원도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정부에서 시동을 걸고 있다는 것. 실제 모 도매상 경우 모 병원에 상당액수의 리베이트를 제공, 이 병원 소요의약품을 독식한 것이 알려지며 검찰이 회계장부를 압수,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몇몇 도매상과 제약사의 연관성이 드러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건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업소 뿐 아니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또 다른 인사는 "구조상 어느 정도는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 또 이런 부분이 일거에 해소될 수는 없다. 문제는 그간 4대 법안에 치우쳤던 정부에서도 이 부분들이 일정부분 마무리되며 부정부패 척결에 나서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는 올바른 틀을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움직일 경우 제대로 된 업소는 더욱 성장할 수 있고, 이렇지 않은 업소는 도태될 틀이 마련될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
2005-03-23 09: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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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진다
인건비 등 비용이 수익 상쇄
처방전 수용도 예전만 못해…"개국 골치" 근무약사 이전도
의약분업 5년차에 접어들면서 약국들은 '처방전 수용'을 놓고 갈등과 알력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처방전을 많이 받는 약국들은 그 나름대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동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약사. A약사는 1일 평균 100건 가량 내외의 처방전을 수용하고 있다. 한달 평균 약 2,500건으로 주위 약사들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약국은 겉으로 드러난 것과는 달리 약국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처방조제수입으로는 한달 평균 약 80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일반약 판매로 약 200-3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나 지출이 만만치 않기 때문.
우선 인건비로 한달 평균 근무약사 300만원, 전산직원 150만원 등 약 500만원이 지출된다. 여기에 더해 건물 임대료와 은행 이자 등을 지출하고 나면 이 약사의 한달 순수익은 기거해야 300만원을 넘지 못한다.
주위에서는 약국이 잘 된다고 부러운 눈길을 보내지만 이 약사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약국 운영을 하고 있다고 자조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의 모 약국. 이 약국은 한 때 1일 처방 100건을 넘는 호황을 맞았지만 1~2년부터 인근에 약국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이제는 하루 평균 30건 내외의 처방을 받고 있다.
이 약사는 이 약국을 개설하기 위해 권리금·임대료 등으로 1억원을 넘게 투자했으며, 의약품 구비와 내부 인테리어를 위한 자금으로 1억원을 투입했다.
초창기에는 약국 운영이 잘돼 자본의 투입에 비해 이익이 남는 경영을 했지만 이제는 투자금에 대한 이자도 건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분업이 초창기 시행될 당시에는 병원 인근 또는 클리닉 인근의 호황을 맞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분업 제도가 진행되면서 약국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대다수의 약국들이 힘겨운 약국 운영을 하고 있다.
약국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원하는 만큼의 처방전을 수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익 비중이 높은 일반의약품 매출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
대다수의 환자들이 일반의약품 구입시 지명구매를 하고 대다수의 약국들이 환자 확보를 위해 원가판매를 하기 때문에 일반의약품 판매로 인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또 최근에는 카드 사용이 보편화됨에 따라 약국들은 카드수수료 압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철옹성처럼 인식되어 온 문전약국들도 정상적인 경영에 타격을 입고 있다. 문전약국은 약제비에서 약값 비중이 높기 때문에 환자들이 카드로 대금을 지불할 경우에는 약국들은 카드수수료만큼의 손실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조제수가에서 3.3%의 원천징수를 하는 것도 약국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문전약국 약사들의 하소연이다.
분업이후 그마나 약국경영이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문전약국들의 실태가 이 같은 상황이면, 주택가에 위치한 약국들은 극심한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경기도 평택의 모약사는 최근 약국을 매물로 내놓았다. 하루에 기껏해야 받을 수 있는 처방전이 20~30건 내외에 불과하고 일반의약품 매출도 10만원대에 불과해 약국을 운영하면 운영할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
이 약사는 약국을 매물로 내놓고 근무약사로 이직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근무약사를 하게 되면 약국 운영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지 많고 고정적인 수입이 들어오기 때문.
분업 후 약사사회에 나타난 가장 큰 현상은 '처방전 수용의 빈익빈 부익부'에 따른 약국간의 갈등과 보이지 않는 알력이었다.
그러나 분업 5년차를 맞아 실제 약국 운영 상황에 대해 곰곰이 살펴보면 처방전을 많이 받는 약국들은 인건비 등 지출비용을 빼고 나면 남는 것은 것의 없고, 처방전을 적게 받는 약국들은 내방환자 감소로 인해 근근히 살아가는 등 대부분의 약국이 동일하게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005-03-16 15: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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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가격경쟁 극성
약국가 가격경쟁 점입가경
조제료할인·일반약 서비스품목 제공 등 심각
제약·도매도 가격경쟁 부추겨…경기침체 주 원인
전반적인 약업 경기 침체와 분업 후 치열한 입지전쟁에 따른 약국들의 무한경쟁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약국간 가격경쟁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약국가와 약사회 등에 따르면 처방전 수용을 위한 조제료 할인, 일반약 서비스품목 제공, 고질적 난매 등 약국가의 가격경쟁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
특히 제약사 및 도매업소들도 전문의약품 판매시 일반의약품을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변칙영업과 리스트판매를 통한 저가 공급 등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어 가격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관계자들은 약사를 장사치로 전락시키는 가격경쟁을 지양하고, 제도적으로도 약국가의 고질적인 가격경쟁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방향이 속히 제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약 서비스품목 전락>
분업이후 과열되고 있는 가격질서 문란의 양상은 처방전수용에 따른 약국간 과당경쟁에 기안하고 있다.
특히 최근 병·의원 환자 수 감소로 인한 처방 수입료 감소와 전반적인 약국경기 하락으로 일부 약국에서 일반약 가격덤핑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성동구의 모 약사는 "지난해부터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약국들이 처방전 수용에 한계를 느낀 나머지 일부 약국들이 일반의약품 가격 인하를 통한 환자유치에 나서고 있다"며 "약국서 가격을 지키려 해도 환자들이 다른 약국에 비해 의약품 가격이 비싸다고 불만을 털어놓으면 가격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즉, 일반약을 덤핑 판매해 처방환자 수를 늘리겠다는 것이 일부 약국들의 전략이다.
게다가 일부에서는 실 구입가 미만으로 일반의약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있기도 하는 등 가격질서 문란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가격경쟁은 도미노 현상을 일으켜 인근에 약국이 여러 곳 있는 경우 특정 약국이 일반의약품 판매가격을 내리면 주위 약국도 덩달아서 가격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처방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일반약을 저가로 판매하는 약국들이 늘면서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대다수 소형약국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설명이다.
약국들은 이러한 가격경쟁의 가장 주 원인으로 분업 후 한없이 추락하고 있는 약국가의 수익구조에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모약사는 "하루 평균 80~100여건의 처방으로 괜찮은 편이지만 인건비, 세금, 임대료 등을 제하고 나면 수입이 한 달에 4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며 "처방전 수용이 없는 약국들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약국의 수익구조가 악화됐다 하더라도 정도 경영을 통해 약사 직능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본인부담금 할인>
분업 후 가격 경쟁의 또 다른 행태는 '본인부담금 할인 행위'로 문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파악되고 있다.
약국가에 따르면 본인부담금 할인의 대표적 유형은 약국에서 조제를 할 때 지불하는 최저 금액인 1,500원을 1,000원만 받는 것과 65세 이상 노인환자에게 본인부담금을 면제 또는 1000원만 받는 행위 등으로 구분된다는 것.
또한 특정 의료기관에서 발행된 처방전에 대한 조제료를 깎아 주는 선별적인 것과 모든 병의원의 처방전에 대한 조제료를 할인해주는 무차별적인 것이 있다는 것이 약국가의 설명이다.
경기도 성남시 모 약국 약사는 "본인부담금을 할인하는 행위는 주로 병의원 밀집지역 약국이며 대형약국들은 약사감시의 타깃이 되기 때문에 자제하고 있다"며 "병 의원 밀집약국들이 분업 초기에 비해 약국수입이 크게 감소하자 조제료 할인행위 등을 통해 환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의 또 다른 개국 약사는 "일부 지역의 약국가에서는 처방전을 유치하기 위해 1건당 500원을 의사에게 주고 있다"며 "이 같은 행위는 의료기관 밀집지역 보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행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지역의 한 개국약사는 "자신의 약국을 단골로 이용하는 고객이 조제료 할인을 요구하면 어쩔 수 없이 할인을 해주는 경우가 있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처럼 일반약 뿐 아니라 조제료에 대해서는 가격 할인 경쟁이 나타남에 따라 약국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약·도매도 가격경쟁 예외 아니다>
일반약 인기품목이 서비스품목으로 전락하는 것은 제약사와 도매업소에도 큰 책임이 있다는 설명이다. 일반약 경기 부진으로 일부 일반의약품이 약국에 서비스 품목으로 제공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
업계에 따르면 염모제 경우 이미 도매상과 약국에서 서비스 품목으로 자리잡았고, D사 P제품, 또 다른 D사 P제품, B사 G제품, I사 A제품 등 유명품목들이 약국에서 이익을 남기지 않고 파는 서비스품목으로 제공되는 예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더해지는 것이 제약사들의 경쟁. 일반약 매출을 올리기 위해 강매하다 보니 무리수를 두게 되고 이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제약사들도 고충은 있다. 가격을 세우려고 해도 시중에서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다 보니 가격이 안서 고민스럽다는 하소연이다.
이 때문에 제약사들은 잘 나가는 제품에 대해 가격을 인상하고, 안 나가는 제품은 인하해 맞추며 헤쳐나가는 영업정책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서도 일반약 판매 부진이 계속되며 각 제약사들이 다양한 영업정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잘 나가는 제품들의 가격을 올려 부진한 제품을 만회하려는 정책이 많다."며 "일반약의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스트 판매도 결국은 가격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올해 1월에는 전문약에 대해 10-20%를 제공하는 리스트 판매가 등장했으며, 이들 제품 중에는 올해 해당 제약사들이 주력제품으로 키울 계획이거나 대표품목들도 상당수 포함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특히 과거에는 문전약국을 중심으로 일부 ETC 도매업소들의 리스트 판매가 극성을 부렸지만 지금은 이들 업소들이 틈새시장을 노리고 주택가 약국을 다니면서 리스트판매를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리스트 판매는 정상적 영업활동을 하는 업소들에 큰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약가 및 유통흐름도 심각히 왜곡시킨다는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2005-03-10 1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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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입지확보전 치열
처방전 선점 입지경쟁 과열양상
약사회 갈등유발 분양가 천정부지
처방전 선점을 위한 약국간의 경쟁이 분업 5년여를 맞은 지금도 여전히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은 분명하지만 문제는 법인약국과 시장개방의 영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현재에도 처방수용이 약국 경영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국내 완전의약분업 제도를 감안할 때 약국경영에서 차지하는 처방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입지를 둘러싼 쟁탈전과 그에 따른 부작용은 지나치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이 같은 경쟁이 결국 약국 분양가가 여타 업종의 5배 이상을 호가하게 만들 뿐 아니라 지역 약사사회의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문제점이 비일비재하게 발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용인지역에서는 지난 2002년 12월 용인 H상가 1층에 용도 업종을 약국으로 지정 받아 계약을 한 A약국이 같은 해 동일 건물 2층에 개설된 B약국을 상대로 한 독점권 소송을 진행해 논란이 일었다.
지루한 법정공방 속에 법원은 A약국의 ‘B약국 영업금지 가처분 신청’을 수용하고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또 서울 성북지역에서도 서울 성북구 某 상가에 입주한 약사 A씨와 B씨가 같은 건물에 입주한 C약국을 대상으로 제기한 ‘약국 영업금지 가처분 신청’소송이 벌어져 한동안 실랑이가 일었다.
역시 법원은 미리 입주해 있던 약국의 손을 들어주며 사건은 마무리됐다.
반면 인천 지역에서는 신규 클리닉건물 입점을 두고 A·B 두 약국이 법정공방을 벌였으나 이 경우에는 1년 전 입주한 A약국이 독점권에 대한 권리와 상가 규약을 철저히 체크하지 못해 피해를 봐야 했다.
어찌됐든 법적공방 속에 패소한 약국은 본의와는 상관없이 민사소송 이후 본 소송에서 법원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약국영업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브로커 비용은 물론 이미 완료한 인테리어 등 초기 개설 비용까지 상당한 물질적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사건, 사고 뒤에 항상 약사들의 허점을 파고드는 부동산 브로커들이 개입돼 있으며 특히 편법적인 방법을 사용해 더욱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들의 개입으로 인해 약국의 권리금은 타 업종의 5배 이상으로 부풀려지는 것은 물론 보증금과 권리금 이외에 소개비 명목까지 더해져 약국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경기 용인지역 한 약사의 경우 브로커의 말만 믿고 약국을 이전했지만 당초 약속한 처방건수도 보장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임대료 외에 지불한 1억원 가량의 권리금이 실제 거래되는 약국 권리금의 2배 가량 인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
이처럼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처방전을 미끼로 권리금과 임대료를 부풀리는 것 외에 당초 약속을 어기고 한 건물에 약국을 여러 곳 입점 시키는 형태로 농간을 부리는 사례가 비일비재 한 것으로 약국가에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새롭게 개설 또는 이전하는 약국들의 철저한 주의와 약국의 상권과 권리를 정확하게 계약서 상에 명시해야 한다.
2005-03-02 1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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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약국] 처방전 수용 '올인'
처방전 따라 약국지도 변해
2000년 시행된 의약분업이 시행 5년차를 맞이했다. 의약분업은 국민들의 의약품 사용의 관행을 크게 변화시켰지만 약국가는 의약분업으로 인해 가장 큰 변혁을 끼쳤다.
의약분업이 약국가에 가져 온 가장 큰 변화는 약사의 자질과 능력보다는 입지가 약국경영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반면 환자들이 복용하는 모든 약이 약사들의 손을 거쳐서만 유통된다는 점에서 '약의 전문가'라는 직능을 정립시켜준 계기가 됐다.
이에 본지는 2005년 봄의 약국경영 현주소를 진단해 약국가가 인식하는 의약분업 5년을 간접 평가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목차
1. 처방전 수용만이 살길
2. 입지확보 치열
3. 가격경쟁 극성
4. 앞으로 남고 뒤로는 밑진다
5. 음성거래 만연
2005년 약국경영의 현주소를 정의하면 오로지 처방전 수용에 매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처방전 수용 없이는 약국경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약분업 이전에는 약사의 직접조제가 가능해 약사의 자질과 능력에 의해 약국경영의 성패가 갈렸으나 의약분업 이후 약국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건은 과연 얼마큼 많이 처방전을 많이 수용하느냐는 것이다.
분업초 홍보부족으로 대다수의 국민들은 의약품을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구입이 가능한 줄 잘못 인식해 일반의약품으로 간단히 고칠 수 있는 경질환에 대해서도 병의원을 방문하게 된 이용관행이 분업 5년차를 맞는 현재는 고착화되고 있다.
약국가에서 복약지도 강사로 활약하고 있는 모 약사, 이 약사는 의약분업 전에는 남보다 뛰어난 학술지식과 복약지도 기법으로 상당히 많은 단골고객을 확보해 두었다.
그러나 의약분업이 시행된 2000년부터 이 약국은 점차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그 이유는 분업 전 확보해 둔 단골환자들이 약국에 거의 오지 않고 병의원에서 처방을 받아 인근 약국을 이용하기 때문.
이 약사는 의약분업 상황에 적응이 가능할 줄 알고 기존의 주택가 약국가 약국을 이전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것이 잘못된 선택이라는 것을 알고 약국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모 약사는 의약분업 이전에는 주택가 인근에서 그저 그런 매출을 올리면 약국을 운영했다.
그러던 와중 의약분업 직전 친분이 있는 모 의사의 권유로 수도권 인근 지방에 약국을 개업했다. 5층 건물에는 의원이 4개 가량 입점해 있었고 약국은 없었다.
이 약사는 의원에서 발행되는 처방전을 수행하느라 화장실 갈 틈 없이 처방조제를 했으며, 그 결과 로또는 아니지만 의약분업 시행에 따른 대박을 터뜨렸다.
위의 두 가지 사례는 의약분업 시행이후 약국의 성패가 처방전 수용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는 극명하게 보여준다.
처방전 수용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약국 경영은 약사사회도 변화시켰다. 분업 전에는 대부분 약사들의 약국경영과 관련된 공통적인 관심이 일반의약품 가격을 바로 잡는 것에 있어 이를 약사회는 회원들을 단합시키고 회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계기로 삼았다.
그러나 이제는 가격경쟁은 거의 무의미하고 약국경영과 관련해 약사회에서 구체적인 실익을 줄 것이 없다보니 회에 대한 관심도는 점차 떨어지게 되고 약사회 조직을 지탱하는 반회 조직은 거의 붕괴 상태에 이르렀다.
처방전 수용을 둘러싼 약국간의 경쟁은 약사사회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병의원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는 여러 곳이 약국이 들어서 있으며 처방전 수용을 둘러싼 경쟁은 약국가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되곤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올해 약사국시를 통해 1,300여명의 새내기 약사가 배출됐다. 이들 약사들 중 일부는 제약·공직·병원약사로 나아가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2~3년간의 근무약사 경험을 가진 후 약국을 개업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들도 약국을 개업하게 되면 대학에서 배운 약학지식을 거의 활용하지 못한 채 오로지 처방전 수용을 위한 경쟁을 해야 하고 심한 경우에는 인근 의원과 결탁(?)한 약국 운영을 해야 할 것이다.
처방전 수용을 둘러싼 약국간의 경쟁과 약사들간의 갈등은 의약분업 제도가 공고히 정착될 수록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데는 어느 누구도 이의를 달수 없는 약국가의 현주소이다.
2005-02-24 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