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정보] 원인 분불명 증상…유전성 희귀질환 '리소좀축적병' 의심해보자
고셔병·폼페병·뮤코다당증·파브리병 등 유전희귀질환…한 번 채혈로 검사 가능
입력 2022.12.20 06:00 수정 2023.01.0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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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지며 관절 통증을 겪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병원을 찾아도 그 원인을 알 수 없어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때 ‘리소좀축적병’ 중 하나인 고셔병을 의심해 볼 수 있는데, 희귀질환 중 하나인 ‘고셔병’의 증상 중 하나가 바로 뼈 통증이다.
 
보건복지부에서는 ‘희귀질환’을 유병 인구가 2만 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1월 질병관리청에서 개정 발표한 ‘희귀질환자 통계 연보’에 따르면, 2020년 국내 희귀질환 발생자 수는 5만 2310명에 달한다. 물론 발생자 모두가 같은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 인구수 약 5000만 명인 것을 고려한다면, 2020년 한 해 동안 1000명 중 1명은 희귀질환 진단을 받았다는 의미가 된다.
 
특히 유전성 희귀질환의 경우, 가족력이 있다면 더 큰 주의를 필요로 한다. 유전성 희귀질환인 ‘리소좀축적병(Lysosomal Storage Disease, LSD)’은 우리 몸의 불필요한 물질들을 제거하는 세포 내 소기관인 ‘리소좀’ 관련 특정 효소의 결핍으로, 선천적으로 이상이 생겨 분해되어야 할 물질들이 세포 내 축적되면서 여러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리소좀 내에는 여러 효소들이 존재하는데, 결핍된 효소에 따라 50여 종의 대사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고셔병 △폼페병 △뮤코다당증 △파브리병 등 대표적인 리소좀축적병에 해당된다.
 
리소좀축적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환자마다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딱히 눈에 띄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다. 질환의 인지도가 낮고 증상이 다양하며 육안으로 진단하기 쉽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문제는 존재한다. 하지만 치료제가 존재하고 있는 만큼 조기에 진단을 하고 치료를 시작한다면, 좋은 예후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특히 리소좀축적병 환자들의 경우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유전의학과 등 여러 학과를 오가는 일명 ‘진단 방랑’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만약 원인 모를 증상이 지속된다면 리소좀축적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주요 리소좀축적병 개요

폼페병의 경우 4만 명에 1명 꼴로 발병하는 리소좀축적병 중 하나다. 근육 속 글리코겐을 분해하는 효소의 결핍 때문에 노폐물이 축적되어 발생하는 폼페병은 환자의 근육을 약화시켜 계단을 오르거나 운동을 하는데 어려움을 준다. 또한 심장 비대증이나 피로감, 호흡곤란, 수면무호흡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1세 이전에 호흡 부전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질환이다.
 
뮤코다당증 역시 소아 연령대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희귀유전질환 중 하나다. 뮤코다당증은 뮤코다당체를 분해하는 효소의 결핍으로 발생한다. 아이가 또래보다 서장이 더디다면 뮤코다당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관절이 뻣뻣하게 굳으면서 구부러지는 관절구축이나 척추의 모양이 변형된 척추후만증이 나타난다면, 가능한 빨리 진단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큰 머리와 불룩한 이마, 두꺼운 입술 등의 특징이 얼굴에 나타나기도 한다.
 
뮤코다당증은 결핍된 효소의 종류에 따라 7가지로 분류되며, 뮤코다당증 1형의 국내 유병률은 10만 명당 0.21명, ‘헌터증후군’으로도 불리는 뮤코다당증 2형의 유병률은 10만 명당 0.74명인 걸로 알려져 있다.
 
고셔병의 경우 4만 명에서 6만 명 중 1명 꼴로 발병한다. 고셔병은 글루코세레브로시다아제라는 효소의 결핍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골격계 관련 증상이나 내장 비대, 혈액학적 이상이 동반된다. 고셔병은 비신경증성 고셔병인 제1형과 신경병증성 고셔병인 2형 및 3형으로 구분된다. 특히 제2형은 신경계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 생후 1년 이내 영유아기에 발병해 대부분 만 3세 이전 사망 가능성을 높인다고 알려진 만큼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파브리병은 알파 갈락토시다제라는 효소가 부족해 세포 내 당지질인 ‘GL-3’가 축적되는 질환으로 심장, 신장, 뇌 등의 주요 장기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유발한다. 특히 원인을 알 수 없는 심장질환 환자들 중 손이나 발끝이 불타는 듯한 통증이나 땀이 나지 않는 무한증, 단백뇨와 같은 이상 증상이 있다면 파브리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들 질환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되고 초기 치료가 중요한 만큼 빠른 검사가 중요한데, 검사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다 한 번의 채혈로 스크리닝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우선 1차로 건조혈액반점(Dried Blood Spot, DBS) 검사를 진행해 효소의 활성도를 분석한다. 양성으로 확인되면 추가 채혈 없이 기존 DBS 샘플로 유전자 검사를 한 번에 진행해 검사가 가능하다.
 
이후 폼페병, 뮤코다당증, 고셔병, 파브리병 등 리소좀축적병으로 진단 시 환자의 체내에 대체 효소를 주입해 부족한 효소를 보충하는 ‘효소대체요법(Enzyme Replacement Therapy, ERT)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질환에 대한 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
 
또한 고셔병의 경우 효소대체요법 뿐만 아니라 ‘기질감소치료법(Substrate Reduction Therapy, SRT)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기질감소치료법은 경구용 약물을 복용하여 신체에서 분해되어야 할 글루코세레브로사이드의 양을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조성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 내분비유전대사분과 교수는 “리소좀축적병은 질환 인지도가 낮아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에게도 생소할 수 있는 희귀질환”이라며 “검사 방법이 비교적 간단하고, 조기 치료 시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나은 임상 경과를 보이므로 이들 질환에 대한 의료진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소아청소년과나 신경과 등을 찾은 환자에게 별다른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리소좀축적병을 의심할 수 있는 임상 양상은 없는지 확인하고, 진단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환자를 위한 치료의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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