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에 있어서 임상단계 ‘효율화’는 가장 큰 관심사다. 인공지능 기술과 빅데이터를 접목시켜 모든 임상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AI 신약개발 최신 분석과 실증사례 세미나에서 서울대학교 신약개발융합연구센터 이형기 교수는 ‘임상시험의 성공률을 제고하기 위한 빅데이터-인공지능 활용’을 주제로 현재 개발 중인 임상시험 개발지원 시스템을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신약 개발에 앞서 임상시험은 모든 의약품이 거쳐야할 가장 중요한 단계다. 대략 10,000개가 넘는 새로운 물질에서 1개의 결과를 도출해야하는데, 이는 보통 허가까지 약 10년이 걸릴 뿐 아니라 약 3조라는 비용이 든다.
이형기 교수는 “임상시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약의 효과를 잘 나타낼 피시험자 선택과 연구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연구자가 가장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를 찾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이를 효율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현재 자신이 개발 중인 2가지 시스템을 소개했다.
‘ACTRIS(AI-based clinical trial resource integration system)’는 인공지능 기반 임상시험자원 통합정보시템으로, 임상시험에 앞서 자신의 연구에 맞는 환자와 연구자를 찾기 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기존에도 미국 NIH가 운영하는 ‘CTC(clinical trial center)’가 있지만 동일 임상 정보나 임상 내용이 중복되는 결과를 보였다. ACTRIS는 이 같은 점을 보완하고자 AI를 이용해 각계 병원 임상정보 관리 시스템을 통합해 주기적으로 정보를 끌어오는 식으로 개발됐다.
또한 정보를 보기 쉽게 하도록 각 카테고리를 아이콘화하고 연구자의 임상 단계별 연구 횟수, 연구 분야, 임상 장소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임상 단계에 따른 진행 속도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신약 IND승인부터 임상 첫 승인까지의 시간, 총 연구 기간 등 연구자의 역량을 비교할 수 있어 제약사가 연구자를 선택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시스템은 ‘SUCCESS(Smart user-friendly CDM-based clinical trial design support system)’로 CDM 기반 스마트 임상시험 설계지원 시스템이다. 이는 임상시험을 실시하기 전, 이미 확보된 병원데이터를 이용해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CDM(common data model, 일반 데이터 모델)이란 각 병원의 다른 데이터 구조를 공동의 데이터모델로 변환하는 것으로 데이터가 아닌 분석코드로 환자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본 시스템은 성분-용량-경로-제형 선택하고 선정기준, 기관, 환자수 등 정보를 넣어 검색하면 그 정보에 따라 매번 다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원하는 임상 디자인을 설계해 데이터를 입력하면 성공가능성을 분석해 비교 가능하다.
이렇듯 개발 중인 신약을 환자에게 적용해보지 않아도 결과를 유추할 수 있는 방법은 ‘약물유사도분석’을 이용했기 때문. 이를 통해 신약의 화학적, 물리적 기능 등을 인공지능의 인코딩 기술로 유사한 임상정보를 찾아 비교하면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이형기 교수는 “SUCCESS를 이용해 임상시험의 성공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며 “신약개발 효율성 제고 위해 제약사 및 CRO의 임상시험 설계 및 수행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같이 빅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 기술은 신약의 디스커버리(discovery)분야에서 활발하게 적용 중이다”며 “아직 임상 개발단계에서는 인공지능 기술 적용이 힘들지만 곧 이러한 추세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