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속 질병 묘사, "희망 대신 왜곡만 남았다"
릴리-애넌버그 공동 연구, 영화·드라마 내 질병 표현 '심각한 편향' 지적
입력 2025.03.24 06:00 수정 2025.03.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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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 미디어가 비만, 당뇨, 치매 등 흔한 질병을 현실과 다르게 왜곡·축소해 묘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DALL.E

헐리우드가 영화와 TV에서 여성과 유색인종에 대한 표현 방식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대중매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병에 대한 부정확한 묘사를 개선하고자 나섰다.

릴리는 최근 USC ‘애넌버그 포용 이니셔티브(USC Annenberg Inclusion Initiative)’와 손잡고 2023년 가장 흥행한 영화 100편과 가장 인기 있던 TV 시리즈 100편을 분석한 연구를 후원했다.

연구는 비만, 암, 치매, 당뇨병, 습진 등 5가지 흔한 질병에 대한 표현 방식을 다뤘다. 결과는 기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상황을 '보이지 않는 질병(Disease of Invisibility)'이라 명명했다.

대사를 가지고 있는 약 8700개의 캐릭터를 조사한 결과, 가장 빈번히 등장한 비만 캐릭터조차 전체의 2.8%에 불과했다. 이는 실제 미국 성인 중 약 40%가 비만인 점과 큰 차이가 있다.

연구팀은 “더 심각한 문제는 해당 캐릭터들이 대부분 부정적이고 얄팍한 역할로 묘사되거나 웃음거리로 소비되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릴리의 리나 폴리메니(Lina Polimeni) 최고 브랜드 책임자는 "이러한 묘사는 비만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을 강화한다"고 지적했다.

암을 가진 캐릭터는 전체의 0.16%에 그쳤고, 이 마저도 대부분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태로 묘사됐다.

이에 대해 릴리는 “실제로 미국인의 40%가 평생 한 번 이상 암 진단을 받으며, 조기 발견을 통해 충분히 치료 가능한 병이라는 점과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치매 표현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캐릭터 중 단지 0.1%가 치매 증상을 보였고, 그나마도 주로 노년 남성에게만 제한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성의 치매 발병률이 더 높고 최근에는 조기 치매 발병률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와 더불어 일부 영상에서는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극적인 만남을 통해 기억을 회복하는 장면도 등장했는데, 폴리메니 책임자는 이에 대해 "현실을 왜곡하며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기대를 심어주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당뇨병을 가진 캐릭터는 단 1명으로, 미국 성인의 약 10%가 당뇨병 진단을 받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습진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사례조차 없었고, 피부 증상을 보이는 캐릭터는 전체의 1%도 안 됐다.

이번 연구 결과를 접한 릴리는 미디어 속 질병 묘사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폴리메니 책임자는 "우리가 접하는 이야기들이 현실 삶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정보를 넘어 현실적 이해와 희망을 창출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릴리는 향후 USC 애넌버그와의 지속적인 협력 및 제작사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작가들에게 실제적인 질병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릴리는 이미 지난해에도 비만 치료제의 오용 및 비만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지적하는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문화적 대화에 적극 참여해왔다.

폴리메니 책임자는 "릴리의 궁극적 목표는 사람들이 더 길고 건강한 삶을 사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확한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고, 희망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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