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도에페드린 성분 감기약 63만여 정이 필로폰 제조 일당에 공급된 사건을 계기로 일반의약품의 대량 유통과 판매관리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범행에 사용된 의약품이 기존 도매 유통망을 통해 약국에 공급된 데다, 한약사뿐 아니라 약사가 운영하는 약국에서도 수천 통의 감기약이 판매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의약품 공급·판매 과정에 대한 관리 강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최근 슈도에페드린 함유 감기약을 이용해 필로폰을 제조한 일당과 의약품 공급에 관여한 약국 관계자 등 13명을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압수한 필로폰은 약 1.36kg으로, 시가 42억원 상당이자 약 4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추산됐다.
경찰 수사 결과 한약사 1명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6차례에 걸쳐 감기약 1만610통, 총 63만6600정을 필로폰 제조 일당에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해당 한약사가 감기약이 마약 제조에 사용될 사실을 알고 판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약사가 운영하는 약국 2곳에서도 각각 약 1000통과 5000~6000통의 감기약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이들 약사가 마약 제조 목적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해 형사입건하지 않고 관할 행정기관에 행정처분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유통망 거쳐 약국 공급…대량 거래 관리 문제 부각
이번 사건에 사용된 감기약은 약국과 거래하던 기존 의약품 도매업체를 통해 공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관련 도매업체의 거래 과정도 조사했으며, 무자료 거래 등 세금 관련 사항은 국세청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도매업체의 대량 공급 자체에 대한 별도의 형사조치는 확인되지 않았다.
슈도에페드린은 감기나 비염 등에 따른 코막힘을 완화하는 데 사용되는 성분이다. 일반의약품에도 포함돼 있지만 불법 마약류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제조에 전용될 수 있어 과거부터 판매관리 강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앞서 슈도에페드린·에페드린 함유 일반의약품의 판매관리 강화를 요청한 바 있다. 낱알모음포장 제품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1인당 최대 4일치만 판매하고, 처방·조제용 병포장은 처방전에 따라 판매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대량·반복 구매나 구매 목적이 불분명한 사례에 대해서는 식약처 신고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수십만 정의 감기약이 약국을 거쳐 필로폰 제조 일당에 공급된 것으로 조사되면서 기존 관리방식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처방조제와 일반 판매에 모두 사용되는 의약품의 경우 정상적인 조제 수요와 비정상적인 대량 구매를 구분하기 위한 관리 기준도 검토 대상으로 거론된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식약처에 범행에 악용된 감기약의 전문의약품 전환 등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전문의약품 전환과 별개로 의약품 도매 단계의 이상 거래 확인, 약국의 대량 판매관리, 여러 약국을 통한 반복 구매를 파악할 수 있는 체계 마련 등도 관련 단체들이 제시하는 개선 방안이다.
약사회, 면허범위 문제 제기…한약사회 "개인 범죄와 구분해야"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약사와 한약사 단체 간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지난 4일 입장문을 통해 한약사의 면허범위와 일반의약품 판매관리 문제를 제기하며 정부와 국회에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특히 슈도에페드린 함유 일반의약품이 한약사의 면허범위에 해당하는지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사·한약사 업무범위를 명확히 하는 약사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도 요구했다.
실천하는 약사회는 의약품의 불법 유통에 가담한 약사 역시 책임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며, 범죄 가담 사실이 확인될 경우 면허취소를 포함한 엄중한 처분을 요구했다. 약사·한약사 교차고용 과정에서 면허범위를 벗어난 업무가 이뤄졌는지도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은 한약사 개설 약국에 대한 의약품 공급과 무자격 판매 문제를 지적하면서, 창고형 약국의 대량 판매와 의약품 오남용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반면 대한한약사회는 개인의 범죄를 한약사 전체의 일반의약품 판매 자격 문제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한약사회는 5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건의 본질은 특정 직역의 판매 자격이 아니라, 일반의약품이 필로폰 제조에 악용됐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약사가 운영하는 약국 2곳에서도 해당 감기약이 대량 판매된 사실을 거론하며, 의약품 판매관리 책임에 직역별로 다른 기준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약사회는 연루된 회원의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협회 규정에 따라 최고 수위의 징계를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아울러 슈도에페드린 함유 일반의약품의 판매 수량과 구매 한도를 법령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여러 약국을 통한 반복적인 대량 구매를 확인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한편 약사와 한약사의 업무범위에 관한 약사법 개정안은 지난 3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위원회에 회부됐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국정감사 서면답변에서 약사회와 한약사회 등 관련 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약업 및 약사제도 개선 과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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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도에페드린 성분 감기약 63만여 정이 필로폰 제조 일당에 공급된 사건을 계기로 일반의약품의 대량 유통과 판매관리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범행에 사용된 의약품이 기존 도매 유통망을 통해 약국에 공급된 데다, 한약사뿐 아니라 약사가 운영하는 약국에서도 수천 통의 감기약이 판매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의약품 공급·판매 과정에 대한 관리 강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최근 슈도에페드린 함유 감기약을 이용해 필로폰을 제조한 일당과 의약품 공급에 관여한 약국 관계자 등 13명을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압수한 필로폰은 약 1.36kg으로, 시가 42억원 상당이자 약 4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추산됐다.
경찰 수사 결과 한약사 1명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6차례에 걸쳐 감기약 1만610통, 총 63만6600정을 필로폰 제조 일당에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해당 한약사가 감기약이 마약 제조에 사용될 사실을 알고 판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약사가 운영하는 약국 2곳에서도 각각 약 1000통과 5000~6000통의 감기약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이들 약사가 마약 제조 목적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해 형사입건하지 않고 관할 행정기관에 행정처분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유통망 거쳐 약국 공급…대량 거래 관리 문제 부각
이번 사건에 사용된 감기약은 약국과 거래하던 기존 의약품 도매업체를 통해 공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관련 도매업체의 거래 과정도 조사했으며, 무자료 거래 등 세금 관련 사항은 국세청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도매업체의 대량 공급 자체에 대한 별도의 형사조치는 확인되지 않았다.
슈도에페드린은 감기나 비염 등에 따른 코막힘을 완화하는 데 사용되는 성분이다. 일반의약품에도 포함돼 있지만 불법 마약류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제조에 전용될 수 있어 과거부터 판매관리 강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앞서 슈도에페드린·에페드린 함유 일반의약품의 판매관리 강화를 요청한 바 있다. 낱알모음포장 제품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1인당 최대 4일치만 판매하고, 처방·조제용 병포장은 처방전에 따라 판매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대량·반복 구매나 구매 목적이 불분명한 사례에 대해서는 식약처 신고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수십만 정의 감기약이 약국을 거쳐 필로폰 제조 일당에 공급된 것으로 조사되면서 기존 관리방식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처방조제와 일반 판매에 모두 사용되는 의약품의 경우 정상적인 조제 수요와 비정상적인 대량 구매를 구분하기 위한 관리 기준도 검토 대상으로 거론된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식약처에 범행에 악용된 감기약의 전문의약품 전환 등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전문의약품 전환과 별개로 의약품 도매 단계의 이상 거래 확인, 약국의 대량 판매관리, 여러 약국을 통한 반복 구매를 파악할 수 있는 체계 마련 등도 관련 단체들이 제시하는 개선 방안이다.
약사회, 면허범위 문제 제기…한약사회 "개인 범죄와 구분해야"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약사와 한약사 단체 간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지난 4일 입장문을 통해 한약사의 면허범위와 일반의약품 판매관리 문제를 제기하며 정부와 국회에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특히 슈도에페드린 함유 일반의약품이 한약사의 면허범위에 해당하는지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사·한약사 업무범위를 명확히 하는 약사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도 요구했다.
실천하는 약사회는 의약품의 불법 유통에 가담한 약사 역시 책임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며, 범죄 가담 사실이 확인될 경우 면허취소를 포함한 엄중한 처분을 요구했다. 약사·한약사 교차고용 과정에서 면허범위를 벗어난 업무가 이뤄졌는지도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은 한약사 개설 약국에 대한 의약품 공급과 무자격 판매 문제를 지적하면서, 창고형 약국의 대량 판매와 의약품 오남용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반면 대한한약사회는 개인의 범죄를 한약사 전체의 일반의약품 판매 자격 문제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한약사회는 5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건의 본질은 특정 직역의 판매 자격이 아니라, 일반의약품이 필로폰 제조에 악용됐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약사가 운영하는 약국 2곳에서도 해당 감기약이 대량 판매된 사실을 거론하며, 의약품 판매관리 책임에 직역별로 다른 기준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약사회는 연루된 회원의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협회 규정에 따라 최고 수위의 징계를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아울러 슈도에페드린 함유 일반의약품의 판매 수량과 구매 한도를 법령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여러 약국을 통한 반복적인 대량 구매를 확인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한편 약사와 한약사의 업무범위에 관한 약사법 개정안은 지난 3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위원회에 회부됐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국정감사 서면답변에서 약사회와 한약사회 등 관련 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약업 및 약사제도 개선 과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