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살던 곳' 중심의 의료·요양 통합돌봄이 전국적으로 시행된 가운데, 성공적인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고질적인 돌봄 인력 부족 문제 해결과 지역 간 인프라 격차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우리보다 앞서 지역포괄케어를 도입한 일본이 최근 사상 처음으로 개호(돌봄) 인력 감소세를 겪고 있어, 공공의 제도적 지원을 넘어 에이지 테크(AgeTech) 등 민간 비즈니스와의 융합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서울 호텔 나루 엠갤러리에서는 "통합돌봄 원년, 시니어 비즈니스의 새로운 기회"를 주제로 '2026 한일 시니어 포럼'이 개최됐다. 이번 포럼의 오전 세션은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보건의료 정책 당국자와 일본의 전문가가 참석해 양국의 돌봄 정책 현주소를 진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기일 한일시니어포럼 대회위원장은 환영사에서 "한국은 2024년 노인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현재는 21.6%를 넘어섰다"며 "올해 3월 27일 의료요양 통합돌봄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의료와 요양, 돌봄을 끊김 없이 받는 정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2000년 개호보험을 도입하고 2014년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시행한 일본의 사례는 10~15년 후의 미래가 펼쳐진 좋은 참고서"라고 강조했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축사를 통해 "올해가 통합돌봄 첫해로, 지방정부 주도하에 지역사회에서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을 발굴하고 연계할 수 있도록 약 6000명(신규 증원 5600명)의 전담 인력을 확충했다"고 설명했다.
현 차관에 따르면, 3월 법 시행 이후 현재까지 약 11만명이 서비스를 신청해 매일 920명가량이 조사를 받고 있다. 정부는 돌봄 종사자의 행정 부담 완화와 안전망 강화를 위해 내년 독거노인 대상 스마트홈 시범사업 400건, 스마트 시설 모델 시범사업 10개소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우수 통합돌봄 대상 시상식에서는 서울특별시 노원구가 종합대상인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안았다. 노원구는 2만 4000여 명에 이르는 통합돌봄 우선 발굴 대상자를 위해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다학제 전문가 중심의 통합지원회의를 운영하는 등 지역 중심의 연계 체계를 구축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통합돌봄은 복합적 욕구 엮는 '플랫폼'… 턱없는 인프라는 과제
기조연설에 나선 박재만 보건복지부 통합돌봄지원관은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다양한 사업과 예산, 복합적인 욕구를 '통합지원회의'라는 틀을 통해 엮어내는 플랫폼"이라고 정의했다. 박 지원관은 "돌봄통합지원법의 핵심은 대상자 발굴부터 서비스 매칭, 모니터링, 생태계 구축까지 모두 지자체의 1차적 책임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짧은 준비 기간 탓에 현장에서는 공급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박 지원관은 현장의 어려움을 "해 줄 것이 없고, 해 줄 곳도 없으며, 일할 사람도 없다"는 세 가지로 압축했다. 방문 진료 등 보건의료 서비스의 법적·제도적 기반이 미비해 모형을 만들어가는 단계이며, 농어촌 지역의 경우 이동 거리와 비용 문제로 민간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시장 실패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지원관은 "의료 및 돌봄 인력의 절대적 부족 문제까지 얽혀 있어 사회 전체의 합리적인 정책 믹스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택과 집중 필요한 한국, 인력 절벽 직면한 일본
유애정 국민건강보험공단 통합돌봄정책개발센터장은 '한국형 통합돌봄 시행 원년,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들'을 주제로 현장의 쟁점을 분석했다. 유 센터장은 "통합돌봄의 매듭을 꿰기 위해서는 보건과 복지를 아울러 전체를 볼 수 있는 시군구 본청 전담 부서의 전문성과 단체장의 확고한 의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유 센터장이 공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돌봄이 필요한 잠재군 노인은 전체 노인의 28.5%인 320만 8,418명, 핵심군은 8.7%인 98만 2,883명에 달한다. 유 센터장은 "한정된 예산을 고려할 때, 당장 돌봄이 없으면 요양시설에 입소해야 할 중증 상태의 어르신들이 하루라도 더 집에 머물 수 있도록 정책적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전국 60여 개 인구 감소 지역에서 나타나는 고수요·저공급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 단위의 획일적 사업이 아닌 수요·공급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일본의 10년 앞선 경험은 뼈아픈 교훈을 남긴다.
이와나 레이스케 미쓰비시UFJ 리서치&컨설팅 수석연구원은 "일본의 지역포괄케어시스템 도입 후 자택 및 노인홈 사망 비율이 증가하는 성과가 있었으나, 실질적인 행정은 세부 지침에 의존하는 '중앙 의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해 지역 간 격차가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단일 사업자가 내부 서비스로만 이용자를 묶어두고 타 법인과의 유연한 연계를 차단하는 현상이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심각한 위협은 '돌봄 인력의 감소'다. 일본의 개호 인력은 2000년 54.9만 명에서 2022년 215.4만명으로 정점을 기록했으나, 2023년 212.6만명으로 사상 첫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와나 연구원은 "초고령화의 가파른 오르막이 다가오며 수요는 급증하는데 돌봄의 주체인 인력이 줄어드는 이 딜레마는, 향후 15년 내 일본을 웃도는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될 한국에게도 가장 시급히 대비해야 할 경고"라고 짚었다.
오전 세션을 마무리하는 패널 토론에서는 공공의 돌봄 안전망 확충만으로는 폭증하는 수요와 인력난을 온전히 감당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결국, 현장의 인력 부족을 보완할 '에이지 테크(AgeTech)'와 민간 영역의 시니어 비즈니스가 융합될 때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 패러다임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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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살던 곳' 중심의 의료·요양 통합돌봄이 전국적으로 시행된 가운데, 성공적인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고질적인 돌봄 인력 부족 문제 해결과 지역 간 인프라 격차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우리보다 앞서 지역포괄케어를 도입한 일본이 최근 사상 처음으로 개호(돌봄) 인력 감소세를 겪고 있어, 공공의 제도적 지원을 넘어 에이지 테크(AgeTech) 등 민간 비즈니스와의 융합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서울 호텔 나루 엠갤러리에서는 "통합돌봄 원년, 시니어 비즈니스의 새로운 기회"를 주제로 '2026 한일 시니어 포럼'이 개최됐다. 이번 포럼의 오전 세션은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보건의료 정책 당국자와 일본의 전문가가 참석해 양국의 돌봄 정책 현주소를 진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기일 한일시니어포럼 대회위원장은 환영사에서 "한국은 2024년 노인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현재는 21.6%를 넘어섰다"며 "올해 3월 27일 의료요양 통합돌봄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의료와 요양, 돌봄을 끊김 없이 받는 정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2000년 개호보험을 도입하고 2014년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시행한 일본의 사례는 10~15년 후의 미래가 펼쳐진 좋은 참고서"라고 강조했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축사를 통해 "올해가 통합돌봄 첫해로, 지방정부 주도하에 지역사회에서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을 발굴하고 연계할 수 있도록 약 6000명(신규 증원 5600명)의 전담 인력을 확충했다"고 설명했다.
현 차관에 따르면, 3월 법 시행 이후 현재까지 약 11만명이 서비스를 신청해 매일 920명가량이 조사를 받고 있다. 정부는 돌봄 종사자의 행정 부담 완화와 안전망 강화를 위해 내년 독거노인 대상 스마트홈 시범사업 400건, 스마트 시설 모델 시범사업 10개소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우수 통합돌봄 대상 시상식에서는 서울특별시 노원구가 종합대상인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안았다. 노원구는 2만 4000여 명에 이르는 통합돌봄 우선 발굴 대상자를 위해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다학제 전문가 중심의 통합지원회의를 운영하는 등 지역 중심의 연계 체계를 구축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통합돌봄은 복합적 욕구 엮는 '플랫폼'… 턱없는 인프라는 과제
기조연설에 나선 박재만 보건복지부 통합돌봄지원관은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다양한 사업과 예산, 복합적인 욕구를 '통합지원회의'라는 틀을 통해 엮어내는 플랫폼"이라고 정의했다. 박 지원관은 "돌봄통합지원법의 핵심은 대상자 발굴부터 서비스 매칭, 모니터링, 생태계 구축까지 모두 지자체의 1차적 책임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짧은 준비 기간 탓에 현장에서는 공급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박 지원관은 현장의 어려움을 "해 줄 것이 없고, 해 줄 곳도 없으며, 일할 사람도 없다"는 세 가지로 압축했다. 방문 진료 등 보건의료 서비스의 법적·제도적 기반이 미비해 모형을 만들어가는 단계이며, 농어촌 지역의 경우 이동 거리와 비용 문제로 민간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시장 실패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지원관은 "의료 및 돌봄 인력의 절대적 부족 문제까지 얽혀 있어 사회 전체의 합리적인 정책 믹스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택과 집중 필요한 한국, 인력 절벽 직면한 일본
유애정 국민건강보험공단 통합돌봄정책개발센터장은 '한국형 통합돌봄 시행 원년,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들'을 주제로 현장의 쟁점을 분석했다. 유 센터장은 "통합돌봄의 매듭을 꿰기 위해서는 보건과 복지를 아울러 전체를 볼 수 있는 시군구 본청 전담 부서의 전문성과 단체장의 확고한 의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유 센터장이 공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돌봄이 필요한 잠재군 노인은 전체 노인의 28.5%인 320만 8,418명, 핵심군은 8.7%인 98만 2,883명에 달한다. 유 센터장은 "한정된 예산을 고려할 때, 당장 돌봄이 없으면 요양시설에 입소해야 할 중증 상태의 어르신들이 하루라도 더 집에 머물 수 있도록 정책적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전국 60여 개 인구 감소 지역에서 나타나는 고수요·저공급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 단위의 획일적 사업이 아닌 수요·공급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일본의 10년 앞선 경험은 뼈아픈 교훈을 남긴다.
이와나 레이스케 미쓰비시UFJ 리서치&컨설팅 수석연구원은 "일본의 지역포괄케어시스템 도입 후 자택 및 노인홈 사망 비율이 증가하는 성과가 있었으나, 실질적인 행정은 세부 지침에 의존하는 '중앙 의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해 지역 간 격차가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단일 사업자가 내부 서비스로만 이용자를 묶어두고 타 법인과의 유연한 연계를 차단하는 현상이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심각한 위협은 '돌봄 인력의 감소'다. 일본의 개호 인력은 2000년 54.9만 명에서 2022년 215.4만명으로 정점을 기록했으나, 2023년 212.6만명으로 사상 첫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와나 연구원은 "초고령화의 가파른 오르막이 다가오며 수요는 급증하는데 돌봄의 주체인 인력이 줄어드는 이 딜레마는, 향후 15년 내 일본을 웃도는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될 한국에게도 가장 시급히 대비해야 할 경고"라고 짚었다.
오전 세션을 마무리하는 패널 토론에서는 공공의 돌봄 안전망 확충만으로는 폭증하는 수요와 인력난을 온전히 감당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결국, 현장의 인력 부족을 보완할 '에이지 테크(AgeTech)'와 민간 영역의 시니어 비즈니스가 융합될 때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 패러다임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