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 2026] "3000례 PMS 대신 RWD 연구"…모더나가 공개한 시판 후 안전성 관리의 전환
팬데믹·변이별 백신 변경으로 기존 조사 한계…식약처 협의 거쳐 데이터베이스 연구 추진
과학적 근거 확보·비용 효율성 장점에도 다단계 심의·데이터 접근 장벽은 과제
입력 2026.10.26 06:00 수정 2026.10.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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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내 모더나코리아 약물감시 책임자가 DIA Korea RMP 포럼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기존의 전향적 시판 후 조사(PMS)를 실사용데이터(RWD) 기반 연구로 대체한 제약사의 실제 경험이 공개됐다. 대규모 백신 접종과 변이별 제품 변경으로 기존 PMS 수행이 어려워지면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안전성 연구가 대안으로 선택된 것이다.

RWD 연구는 대규모 접종자의 정보를 활용해 특정 안전성 문제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고, 기존 PMS에 필요한 의료기관 관리와 연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연구계획 승인과 데이터 심의, 실제 자료 확보까지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해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한계도 확인됐다.

모더나코리아 이시내(Si-Nae Lee) 약물감시 책임자(Director, Country Pharmacovigilance Head-Korea)는 지난 23일 서울 센트럴포스트타워에서 열린 'DIA Korea RMP Forum'에서 'Experience with Real-World Data Study as an Additional Pharmacovigilance Activity in Korea'를 주제로 발표하며 코로나19 백신의 RWD 기반 시판 후 안전성 연구 추진 과정을 소개했다.

이 책임자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스파이크박스를 대상으로 기존 3000례 규모의 PMS를 데이터베이스 연구로 대체하게 된 배경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협의, 연구 설계, 승인 및 데이터 확보 과정에서 경험한 어려움까지 설명했다.

팬데믹·변이별 백신 변경…기존 PMS 수행에 현실적 한계
모더나가 기존 PMS 대신 데이터베이스 연구를 검토하게 된 가장 큰 배경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이었다.

이 책임자에 따르면 전통적인 전향적 PMS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연구계획서를 마련한 뒤 의료기관과 계약을 체결하고, 연구자 교육과 환자 등록을 위한 준비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 내부에서도 예산 확보와 관련 부서 간 협의, 연구 수행에 대한 경영진의 동의 등 여러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이 처음 허가된 2021년에는 이러한 준비 기간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백신이 허가된 이후 단기간에 대규모 접종이 진행됐고, 의료현장에서도 백신 접종 자체가 가장 시급한 과제였기 때문이다.

이 책임자는 당시 다회용량 바이알을 개봉한 뒤 접종 대상자에게 신속하게 백신을 투여해야 했던 현장 상황을 설명하며, 별도의 PMS를 위한 자료 입력이나 의료진 교육을 진행할 여건이 마련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품목허가권 이전 시점도 영향을 미쳤다. 모더나는 2021년 5월 최초 품목허가 이후 2022년 초 국내 파트너사로부터 품목허가권을 넘겨받았는데, 당시에는 이미 상당한 규모의 백신 접종이 진행된 상태였다.

여기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변이도 기존 PMS 수행을 어렵게 만든 요인으로 작용했다.

초기에는 변이에 대응한 새로운 백신이 별도 품목으로 허가되는 방식이 적용됐다. 새로운 변이 대응 백신으로 접종이 전환되면 이전 품목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 책임자는 2026년 초까지 매년 품목이 변경돼 왔으며, 2026년부터 인플루엔자 백신과 유사한 연례 균주 업데이트 방식으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짧은 기간에 접종이 집중되고 기존 품목의 사용이 종료되는 상황에서는 환자를 새롭게 등록해 추적하는 전향적 PMS를 수행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에 모더나는 기존 3000례 PMS를 대체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연구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식약처 안내서 활용…3000례 PMS에서 데이터베이스 연구로 전환
연구 방식의 전환에는 식약처가 마련한 두 가지 안내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첫 번째는 코로나19 백신의 시판 후 데이터베이스 제공 절차에 관한 안내서다. 해당 안내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질병관리청이 보유한 데이터를 연구에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행정 절차를 제시했다.

이 책임자는 안내서를 통해 데이터 제공기관과 기업 간 개별적인 협의 부담을 줄이고, 연구 수행에 필요한 행정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2023년 9월 마련된 '대유행 감염병 백신의 시판 후 데이터베이스 연구 설계 시 고려사항'이다.

앞선 안내서가 데이터 활용을 위한 행정 절차를 다뤘다면, 두 번째 안내서는 실제 연구를 설계하는 데 필요한 방법론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 질문 설정부터 자료원 선정, 연구 방법론, 주요 평가변수와 연구계획서 작성 형식까지 구체적인 사항을 제시해 기업이 데이터베이스 연구를 설계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모더나는 이들 안내서를 참고해 외부 연구진을 섭외하고 본사 유관부서와 협업체계를 구성한 뒤 연구계획서 개발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식약처와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하며 기존 PMS 대신 데이터베이스 연구를 수행하는 방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 책임자는 당시에는 대규모 접종이 진행된 백신에 대해 왜 기존 방식의 PMS를 수행할 수 없는지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도 필요했다고 전했다.

이후 기존 품목허가 당시 제출했던 3000례 PMS 계획을 대체하는 데이터베이스 연구계획서를 식약처에 제출했다.

SCCS 연구 설계 적용…관심 이상사례 발생 평가
모더나가 선택한 연구 방법은 자기대조 환자군 연구(Self-Controlled Case Series, SCCS) 방식이다.

SCCS는 동일한 개인의 서로 다른 관찰 기간을 비교하는 연구 설계로, 개인이 자신의 대조군 역할을 한다는 특징이 있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기저 특성을 확인하고 사전에 정의한 관심 이상사례의 발생을 평가하도록 연구를 설계했다.

평가 대상에는 의약품 위해성 관리계획(RMP)에 포함된 안전성 우려와 기존에 알려진 제품의 안전성 문제 등이 고려됐다.

연구에는 코로나19 관련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데이터 코호트를 활용했다. 기존에 확보된 접종 및 의료이용 관련 자료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 책임자는 해당 연구가 일반적인 PMS에서 수집하는 이상사례 정보보다 구체적인 안전성 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생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제시했다.

다만 발표 당시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인 상태였으며, 관심 이상사례에 대한 최종 분석 결과나 백신과의 연관성에 관한 결론은 공개되지 않았다.

식약처 승인 4~5개월…데이터 확보까지 추가 시간 필요
데이터베이스 연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는 점도 이번 발표에서 강조됐다.

이 책임자에 따르면, 식약처에 연구계획서를 제출한 뒤 승인받기까지 약 4~5개월이 소요됐다.

그러나 식약처 승인 이후에도 연구를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실제 데이터를 활용하려면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심의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 심의 등 추가적인 절차를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발표에서 소개된 사례에서는 IRB 심의에 약 2~3개월, 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 심의에 약 5개월이 소요됐다.

이후에도 데이터가 즉시 제공되지는 않았다. 심의가 완료된 뒤 실제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는 데 추가로 수개월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이 책임자는 연구계획 승인과 자료 제공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외부 연구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PMS와 달리 데이터 심의위원회의 검토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의에 대응해야 하고, 데이터 제공 절차에 대한 실무적 이해도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모더나는 2021년부터 연구 방식의 전환 가능성을 논의하기 시작해 2022~2023년 관련 규제 협의를 진행했고, 이후 연구계획 개발과 승인 및 데이터 확보 절차를 거쳤다.

실제 연구용 데이터는 2026년 초 무렵 확보했으며, 10월 발표 당시에도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 책임자는 데이터베이스 연구가 전통적인 PMS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여러 심의와 데이터 제공 절차를 거치면서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데이터·비용 효율성 장점…사전 준비와 규제 협의 중요
이 책임자는 품목허가권자인 제약사 입장에서 RWD 기반 연구가 갖는 장점도 설명했다.

우선 실제 진료 환경에서 축적된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해 제품의 안전성에 관한 과학적 근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3000례 PMS에서는 주로 일반적인 이상사례와 안전성 정보를 수집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지만, 데이터베이스 연구에서는 사전에 설정한 안전성 질문에 맞춰 보다 구체적인 분석을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 운영과 비용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전통적인 PMS에서는 의료기관별 계약과 IRB 심의, 환자 등록, 자료 입력, 원자료 검증 등 다양한 현장 관리 업무가 필요하다.

반면 기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연구에서는 이러한 의료기관별 관리 업무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고, 대규모 자료를 상대적으로 비용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RWD 연구가 항상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구 수행에 필요한 데이터 접근 절차와 심의 과정이 복잡하고, 관련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기업에서는 행정적·실무적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식약처의 연구계획 승인과 실제 데이터를 보유한 기관의 심의는 별도로 진행되므로, 연구 일정 수립 단계부터 이러한 절차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책임자는 유사한 연구를 준비하는 기업이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연구 목적에 적합한 설계, 규제당국과의 조기 협의, 데이터 접근 과정에 대한 사전 검토를 제시했다.

먼저 개별 제품의 안전성 위험과 회사의 위험관리 전략을 고려해 연구 질문을 설정하고, 그에 적합한 연구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식약처와 연구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실제 데이터 확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간적·행정적 어려움을 연구계획에 충분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책임자는 모더나의 경험을 통해 RWD 기반 시판 후 안전성 연구가 기존 PMS의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과 함께, 실제 연구 수행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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