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진 "현안 터진 뒤 대응 반복 안돼…약사사회 선제 대응 필요"
비대면진료·약 배송에 현장 위기감 고조…"보건복지 넘어 산업계로 대응 넓혀야"
젊은 약사 목소리 위한 대의원제 개편 제안…창고형 약국 불법수익 환수 강조
입력 2026.10.06 12:00 수정 2026.10.0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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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진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준모) 회장이 약업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약사사회 주요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비대면진료와 처방약 배송을 비롯한 약사사회 현안에 대해 문제가 본격화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장기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젊은 약사들의 목소리를 회무에 실질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대의원제 개편과 창고형 약국을 둘러싼 불법 면허대여 등에 대한 경제적 이익 환수 강화도 제안됐다.

박현진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준모) 회장은 최근 약업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대면진료·처방약 배송 논의를 둘러싼 일선 약사들의 위기감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박 회장은 “약준모가 개최한 집회에도 2000명에 가까운 약사들이 모였고, 대한약사회 총궐기에도 약대생을 포함해 1만명 가까이 모였다는 것 자체가 현장의 위기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긴장감이 약사사회 내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약사들이 많이 모인 단체대화방을 보면 작은 일에도 서로 충돌하는 등 예민한 상황들이 발생하는 것을 많이 목격한다”며 “지금 처한 현실에 대한 약사들의 다급하고 절박한 마음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의 대응에 대해서는 현재 집행부의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사안을 계기로 약사사회 전체의 현안 대응 방식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박 회장은 “실무적으로 굉장히 애를 쓰고 있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내부 사정을 통해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도 “이번 집행부만이 아니라 지난 집행부를 포함해 약사사회 전체가 장기적으로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특히 보건복지 영역에 집중된 대응 범위를 산업·경제 분야까지 넓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안도 보건복지부를 넘어 중소벤처기업부나 산업계 등 여러 영역에서 움직임이 이어져 왔다”며 “복지 분야 국회의원이나 관계자에게만 매달리는 것을 넘어 산업계와 관련된 국회의원 등을 적극적으로 만나 사전에 문제를 설명하고 대응했더라면 지금처럼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리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현안이 일이 커지기 전에 초기 대응하거나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몇 년 전부터 대비했다면 훨씬 적은 노력으로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문제가 닥친 뒤에야 대응하다 보니 해결하기 위해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비대면진료와 영리 플랫폼 문제에 대해서는 시민사회와 연대한 대응을 이어갈 가능성도 밝혔다.

약준모는 대한약사회 비상대책위원회가 개최한 전국약사총궐기대회에 앞서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비대면진료·약 배송 등에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박 회장은 “당시 많은 약사들이 집회에 참여하면서 함께했던 시민단체들도 힘을 얻었다”며 “최근 무상의료운동본부 집행회의에서도 약사들이 많이 참여해준 만큼 자신들도 힘이 난다며 한 번 더 집회를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11월쯤 다시 집회를 열게 된다면 비대면진료와 영리 플랫폼 확산이 단순히 약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 전체의 문제라는 점을 시민단체들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실제 집회가 열리게 된다면 많은 약사들이 다시 한번 마음을 모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약사사회 내부적으로는 젊은 약사들의 목소리를 의사결정 구조에 반영하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이 제시한 방안은 대한약사회 대의원제 개편이다.

그는 “현재 대의원 구성을 보면 약사사회에 오랫동안 기여한 원로 약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분들의 경험과 식견은 매우 중요하지만 젊은 약사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의원제를 개편해 특정 연령대에 일정한 몫을 두거나 연령별 비례대표를 구성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현재와 같은 지역 기반의 대표성뿐 아니라 연령에 따른 대표성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앞으로 더 오랜 기간 약사로 활동해야 하는 젊은 세대가 직능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 약사로서 길게 살아갈 젊은 약사들의 생각과 정책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으면 한다”며 “이는 현 대한약사회 집행부와 젊은 약사 사이의 소통 문제를 넘어, 장기적으로 원로 약사와 젊은 약사 간 소통 단절을 해결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약사사회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창고형 약국에 대해서는 단순한 영업형태의 문제가 아니라 외부자본의 약국 개설 개입 가능성에 주목했다.

박 회장은 “단순히 약국이 대형화되고 창고형 형태로 운영되는 것 자체를 넘어 일반인이나 외부자본이 약국 개설에 관여할 수 있는 우회 통로로 활용될 가능성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자본에 의한 약국 개설이 이뤄진 국가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를 보면 이는 약사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보건의료체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제도적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불법 면허대여 등으로 얻은 경제적 이익을 실질적으로 환수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 회장은 “면허대여 등 불법행위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서는 명의를 빌려준 약사뿐 아니라 실제 이익을 얻은 투자자까지 적극적으로 환수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이러한 경제적 유인을 차단하는 것이 유사 사례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 회장은 약사들에게 당장의 경제적 이해관계보다 직능의 장기적인 미래를 함께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대부분의 약사들이 눈앞의 이익보다 약사의 미래와 직능의 미래, 자신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영리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거나 의약품을 단순한 상품으로 취급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 감사하고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인 이유로 다른 선택을 고민하는 약사들도 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조금 더 좋은 조건을 이유로 영리형 약국에서 일하거나 처방전을 몇 장 더 받기 위해 영리 플랫폼에 가입하는 선택이 길게 봤을 때 개인에게도 이익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갑갑하고 절박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한 번만 더 고민하고, 조금 더 인내하면서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동참해줬으면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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