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재팬①] "남은 기회 90%는 오프라인"…큐텐, 화면 밖으로 나왔다
육각형 K-뷰티’ 앞세워 거점 공략…J-뷰티·글로벌까지 품는다
입력 2026.10.06 07:00 수정 2026.10.06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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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이커머스 침투율은 1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결국 나머지 90%는 아직 오프라인에 있습니다."

이베이재팬 김재돈 마케팅본부장 겸 CMO는 지난달 29일 도쿄 미나토구 이베이재팬 본사에서 열린 국내 기자단 대상 브리핑에서 큐텐이 오프라인 사업을 확대하는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한국 뷰티 브랜드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큐텐은 일본 온라인 뷰티 시장에서 3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했다. 큐텐 전체 거래액에서 뷰티가 차지하는 비중도 약 70%에 달한다. 그러나 일본 뷰티 제품 구매의 약 90%는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이뤄진다. 온라인에서 확보한 영향력을 전체 뷰티 시장으로 넓히려면 오프라인 소비자와의 접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이나 미국 등 이커머스 비율이 30%를 넘어가는 시장과 달리 일본은 아직 오프라인 쇼핑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는 곳이다. 온라인 쇼핑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온라인만으로는 절대다수의 소비 접점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베이재팬은 온라인에서 확보한 브랜드와 소비자 기반을 토대로 자체 체험 공간과 팝업, 플래그십 매장을 잇달아 열고 있다. 일본 전역에 매장을 갖춘 세븐일레븐과도 협업해 뷰티의 판매 접점을 근린상권으로 넓히고 있다.

이베이재팬 김태은 본부장(왼쪽)과 김재돈 본부장이 지난달 29일 이베이재팬 본사에서 큐텐의 오프라인 확장 방침을 설명하고 있다.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온라인에서 키운 브랜드, 오프라인으로

큐텐의 오프라인 진출은 단순한 오프라인 매장 오픈이 아닌, 기존 온라인 브랜드 육성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김 본부장은 "큐텐에서 바이어만큼 중요한 파트너는 셀러와 브랜드다"며 "브랜드를 어떻게 육성할지가 플랫폼 성공의 관건이라고 보고 성장 단계별 지원책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큐텐은 일본에 처음 진출하는 브랜드의 안착을 돕는 '메가데뷔', 성장 단계의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메가콜라보', 신제품을 대표 상품으로 키우는 '메가오시'를 운영하고 있다.

메가데뷔에서는 인플루언서 리뷰와 라이브커머스, 할인 쿠폰을 활용해 신규 브랜드의 초기 판매를 지원한다. 메가콜라보는 한 브랜드를 선정해 집중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며, 메가오시는 신제품 한 개를 히트상품으로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큐텐은 지난해 4월 이후 올해 8월까지 메가데뷔를 통해 272개 브랜드를 일본 소비자에게 소개했다. 처음에는 큐텐이 참여 브랜드를 직접 찾았지만 현재는 4~5개월 뒤까지 일정이 채워질 정도로 참여 요청이 늘었다.

김재돈 본부장은 "10월부터 메가데뷔 참여 브랜드를 매주 4개에서 6개로 늘릴 계획"이라며 "프로모션 기간도 일주일에서 2주로 확대해 브랜드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 시부야구에 위치한 '큐텐 라이브 스튜디오(Qoo10 Live Studio)' 제1스튜디오. 샘플하우스 개관으로 인해 이곳으로 최근 이전해왔다. 방송 프로그램 중 하나인 ‘넥스트 브레이크’를 준비 중이다.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샘플하우스부터 메가타운까지…3단계 오프라인 거점

이베이재팬은 온라인에서 운영해온 브랜드 육성 전략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하기 위해 도쿄 시부야와 하라주쿠에 세 개 거점을 마련한다.

지난 1일 문을 연 샘플하우스는 소비자가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발견하고 체험하는 공간이다. 오는 11월 20일 개장하는 상설 메가팝업은 개별 브랜드가 소비자와 직접 만나 제품과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2027년 2분기 하라주쿠역 앞에 들어설 메가타운은 제품 체험과 브랜드 콘텐츠, 판매 기능을 함께 갖춘 플래그십이다. 약 2500㎡ 규모의 옛 이케아 건물을 10년간 사용하며 판매 공간은 전체의 4분의1 정도로 배치할 예정이다.

김 본부장은 "메가타운은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유통 공간이나 또 하나의 오프라인 판매 채널이 아니다"며 "고객이 브랜드를 경험하고 큐텐이 추구하는 쇼핑의 재미를 느끼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큐텐은 앞서 진행한 오프라인 행사에서 상설 거점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2024년과 2025년 도쿄에서 개최한 뷰티 행사 '메가 코스메 랜드'에는 각각 2만명이 넘는 소비자가 방문했다. 올해 3월과 9월 메가와리 기간에 열흘간 운영한 메가팝업에도 각각 2만5000명이 찾았다. 두 차례 행사 모두 첫날 응모자만 20만명을 넘어섰다.

김 본부장은 "메가 코스메 랜드와 메가팝업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상설에 가까운 공간을 준비했다"며 "시부야와 하라주쿠에 샘플하우스, 상설 메가팝업, 메가타운을 순차적으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 도쿄 시부야구 진난에 지난 1일 문을 연 큐텐의 오프라인 체험 공간 '샘플하우스(SAMPLE HOUSE)' 외관. 소비자는 이곳에서 제품을 체험하고 샘플을 받을 수 있다.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세븐일레븐 1만2000곳…생활권으로

시부야와 하라주쿠의 자체 거점에서는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 체험을 확대하고, 세븐일레븐의 전국 매장망을 통해 실제 판매 접점을 근린상권으로 넓힌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2월 말 기준 일본에서 2만192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큐텐은 지난 9월부터 이 가운데 약 1만2000개 점포에서 K-뷰티 큐레이션 코너 '큐텐픽'을 전개하고 있다. 큐텐의 구매 데이터를 토대로 선정한 8개 브랜드의 제품 21개를 판매한다.

이베이재팬 김태은 Growth Support 본부장은 "세븐일레븐이 큐텐픽을 정식으로 도입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뒤 약 1년간 준비해 판매를 시작했다"며 "온라인에서 반응을 확인한 K-뷰티 제품을 약 1만2000개 점포에서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베이재팬은 자체 거점의 운영 성과를 확인한 뒤 도쿄 외 지역으로 출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판매가 성과를 내면 올리브영처럼 판매 기능을 갖춘 매장을 전국 근린상권에 출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김재돈 본부장은 "전국 근린상권으로 판매 매장을 확대하는 방안도 계획에 포함돼 있다"며 "오프라인 유통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되면 판매 기능에 특화한 거점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오프라인 사업은 계약 등 여러 절차가 한국보다 3~4배 느리다"며 "각 거점에 공을 들여 안착시킨 뒤 다음 출점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뷰티, '반짝 인기' 아니다

현재 큐텐이 준비한 오프라인 공간은 K-뷰티 비중이 높다. 샘플하우스에 참여한 브랜드의 약 90%가 한국 브랜드다.

이베이재팬은 현재의 K-뷰티 수요가 한류 인기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과거에는 한류 스타가 사용한 제품이 단기간 주목받았다면 최근에는 브랜드 자체의 제품력과 마케팅 역량이 구매를 이끌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재돈 본부장은 "최근 성장한 K-뷰티 인디 브랜드는 성분과 브랜드 철학, 마케팅, 자본력, 패키지 디자인을 고루 갖춘 '육각형 뷰티'다"며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 인재까지 모이면서 일본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큐텐 이용자의 약 80%는 10~30대다. 이용자가 K-뷰티와 K-컬처에 익숙한 젊은 여성에게 집중된 만큼 오프라인 사업도 기존 관심층 안에서만 소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돈 본부장은 "회원 3000만명을 기준으로 보면 40~50대 이용자도 절대 규모가 작지 않다"며 "10~30대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이지 40~50대의 구매와 활동이 적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베이재팬은 K-뷰티가 끌어들인 젊은 소비자를 토대로 J-뷰티와 글로벌 브랜드의 참여를 늘릴 계획이다. 큐텐에서 일본 뷰티 브랜드의 성장률은 현재 K-뷰티를 웃돌고 있다. 젊은 고객을 확보하려는 일본 대기업들의 협업 요청도 증가하고 있다.

김태은 본부장은 "K-뷰티가 성장하면서 일본 브랜드도 큐텐에 가면 젊은 고객을 만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며 "J-뷰티와 글로벌 브랜드까지 참여해 소비자가 뷰티 브랜드를 찾을 때 큐텐 외에는 생각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재돈 본부장은 "오프라인 사업의 우선순위는 유통 매출보다 고객 경험과 접점을 넓히는 데 있다"며 "큐텐이 추구해온 쇼핑의 재미를 오프라인에서도 고객과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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