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동물시험에 의존해온 전통적인 개발 방식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오가노이드와 장기칩(Organ-on-a-Chip) 등 사람 기반 시험모델을 포함한 비동물시험 접근법(NAMs)을 실제 규제 의사결정에 활용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 속도를 내면서다.
특히 지난해부터 올해는 비동물시험법(NAMs, New Approach Methodologies)이 연구·정책 차원의 논의를 넘어 실제 ‘규제 실행’ 단계로 이동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국내 역시 오가노이드 국제표준을 주도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글로벌 규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용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규제 수용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8월 31일 공개한 ‘NAMs(동물대체시험법) 최신 국제 규제과학 동향과 국내 MPS 산업·기술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동물시험 의존도를 낮추고 NAMs를 신약개발과 규제 평가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NAMs는 오가노이드·미세생리시스템(MPS), 컴퓨터 기반 예측 모델, 인공지능(AI) 등 사람의 생물학적 반응을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새로운 시험 접근법을 포괄한다.
변화를 주도하는 곳은 미국 FDA다. 미국은 2022년 ‘FDA Modernization Act 2.0’을 통해 신약개발 과정에서 동물시험 외 대체시험법을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FDA는 이어 지난해 4월 전임상 안전성 평가에서 동물시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고, 단클론항체(mAb)를 시작으로 향후 3~5년에 걸쳐 동물시험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향을 제시했다.
올해 3월에는 ‘신약개발에서 새로운 접근방법론(NAMs) 사용을 위한 일반적 고려사항’ 초안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며 실제 규제 적용을 위한 원칙도 구체화했다. MPS 역시 FDA의 신약개발 도구 평가 프로그램인 ISTAND를 통해 규제 활용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술개발과 제도 기반 마련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ISO/TC 276/WG 5에서 오가노이드 분야 국제표준 제정을 주도하는 등 국제표준화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도 지난해 제정돼 올해 8월 시행되면서 관련 기술 개발과 활용을 지원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정부 R&D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 4개 부처는 올해부터 오는 2032년까지 7년간 총 9408억원 규모의 범부처 첨단 재생의료·첨단 의료기기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사업 내 오가노이드·MPS 관련 기술개발도 포함돼 있다.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를 통한 MPS 개발도 진행 중이다. ‘첨단 미세생리시스템 기반 면역기능 모사 혁신기술개발(I-MPS-DS)’ 프로젝트에는 약 140억원이 투입되며, 면역계 MPS 플랫폼을 구축해 신약의 면역독성과 유효성을 예측하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기술 경쟁력을 실제 신약개발과 규제 활용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보고서는 국내 NAMs·MPS 전용 R&D 재정 규모가 미국·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FDA ISTAND처럼 새로운 시험법을 규제기관이 공식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전용 체계가 부족하다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ARPA-H가 MPS와 AI 등을 활용해 임상시험 이전 단계의 신약 안전성과 유효성 예측을 고도화하는 CATALYST 프로그램에 약 1억7000만달러를 투입하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 I-MPS-DS 프로젝트는 약 140억원 규모다. 단순한 투자 확대를 넘어 개발 초기부터 규제기관이 참여해 평가 기준과 데이터 요건을 함께 설계하고, 연구 성과를 실제 규제 의사결정까지 연결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이에 보고서는 국내 대응 전략으로 오가노이드 국제표준 주도권 확대와 함께 MPS 규제과학 전담 트랙 신설, 정부 R&D 성과와 규제 대응 연계, 민간·ARPA-H NAM 데이터 협력 확대 등을 제안했다. 특히 FDA ISTAND와 유사한 국내 NAM 자격인증제 도입을 검토하고 규제기관이 개발 초기부터 참여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동물시험을 전제로 해온 신약개발의 평가 방식이 사람 기반 모델과 AI·MPS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NAMs는 단순한 ‘동물대체’ 기술을 넘어 신약의 독성과 효능을 예측하는 규제과학 기술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가 확보한 기술 경쟁력을 실제 의약품 개발과 허가로 연결하기 위해 글로벌 규제 변화에 발맞춘 투자 확대와 규제 수용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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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부터 올해는 비동물시험법(NAMs, New Approach Methodologies)이 연구·정책 차원의 논의를 넘어 실제 ‘규제 실행’ 단계로 이동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국내 역시 오가노이드 국제표준을 주도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글로벌 규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용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규제 수용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8월 31일 공개한 ‘NAMs(동물대체시험법) 최신 국제 규제과학 동향과 국내 MPS 산업·기술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동물시험 의존도를 낮추고 NAMs를 신약개발과 규제 평가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NAMs는 오가노이드·미세생리시스템(MPS), 컴퓨터 기반 예측 모델, 인공지능(AI) 등 사람의 생물학적 반응을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새로운 시험 접근법을 포괄한다.
변화를 주도하는 곳은 미국 FDA다. 미국은 2022년 ‘FDA Modernization Act 2.0’을 통해 신약개발 과정에서 동물시험 외 대체시험법을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FDA는 이어 지난해 4월 전임상 안전성 평가에서 동물시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고, 단클론항체(mAb)를 시작으로 향후 3~5년에 걸쳐 동물시험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향을 제시했다.
올해 3월에는 ‘신약개발에서 새로운 접근방법론(NAMs) 사용을 위한 일반적 고려사항’ 초안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며 실제 규제 적용을 위한 원칙도 구체화했다. MPS 역시 FDA의 신약개발 도구 평가 프로그램인 ISTAND를 통해 규제 활용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술개발과 제도 기반 마련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ISO/TC 276/WG 5에서 오가노이드 분야 국제표준 제정을 주도하는 등 국제표준화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도 지난해 제정돼 올해 8월 시행되면서 관련 기술 개발과 활용을 지원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정부 R&D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 4개 부처는 올해부터 오는 2032년까지 7년간 총 9408억원 규모의 범부처 첨단 재생의료·첨단 의료기기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사업 내 오가노이드·MPS 관련 기술개발도 포함돼 있다.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를 통한 MPS 개발도 진행 중이다. ‘첨단 미세생리시스템 기반 면역기능 모사 혁신기술개발(I-MPS-DS)’ 프로젝트에는 약 140억원이 투입되며, 면역계 MPS 플랫폼을 구축해 신약의 면역독성과 유효성을 예측하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기술 경쟁력을 실제 신약개발과 규제 활용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보고서는 국내 NAMs·MPS 전용 R&D 재정 규모가 미국·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FDA ISTAND처럼 새로운 시험법을 규제기관이 공식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전용 체계가 부족하다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ARPA-H가 MPS와 AI 등을 활용해 임상시험 이전 단계의 신약 안전성과 유효성 예측을 고도화하는 CATALYST 프로그램에 약 1억7000만달러를 투입하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 I-MPS-DS 프로젝트는 약 140억원 규모다. 단순한 투자 확대를 넘어 개발 초기부터 규제기관이 참여해 평가 기준과 데이터 요건을 함께 설계하고, 연구 성과를 실제 규제 의사결정까지 연결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이에 보고서는 국내 대응 전략으로 오가노이드 국제표준 주도권 확대와 함께 MPS 규제과학 전담 트랙 신설, 정부 R&D 성과와 규제 대응 연계, 민간·ARPA-H NAM 데이터 협력 확대 등을 제안했다. 특히 FDA ISTAND와 유사한 국내 NAM 자격인증제 도입을 검토하고 규제기관이 개발 초기부터 참여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동물시험을 전제로 해온 신약개발의 평가 방식이 사람 기반 모델과 AI·MPS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NAMs는 단순한 ‘동물대체’ 기술을 넘어 신약의 독성과 효능을 예측하는 규제과학 기술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보고서는 국내가 확보한 기술 경쟁력을 실제 의약품 개발과 허가로 연결하기 위해 글로벌 규제 변화에 발맞춘 투자 확대와 규제 수용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