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알테오젠 꿈꾼다"上 싸이런테라퓨틱스·업테라, ‘정밀 타깃·단백질 제거’ 항암 승부
싸이런테라퓨틱스, CD155 ADC ‘E-MASK’로 정상조직 결합 낮추고 종양 선택성 강화
정상세포 세포독성 약 10배 낮춰…동물모델 종양 억제 효과 유지
업테라, PLK1 기능 억제 넘어 단백질 자체 분해…기존 저해제 한계 공략
SCLC·AML 전임상서 항종양 효과 확인, 美 임상 1/2a 진입 준비
입력 2026.08.26 06:00 수정 2026.08.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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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윤상순 싸이런테라퓨틱스 대표, 최시우 업테라 대표.©약업신문=허지수 기자

항암 신약개발 경쟁이 기존 표적의 기능을 억제하는 데서 나아가, 암세포를 더 정밀하게 겨냥하거나 암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표적 단백질 자체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확장하고 있다.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는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CPHI/ Hi Korea 2026’ 부대행사로 ‘K-바이오 혁신 모달리티와 기술 사업화’ 세션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윤상순 싸이런테라퓨틱스 대표와 최시우 업테라 대표는 각각 ADC와 표적 단백질 분해(TPD) 기술을 활용한 항암 신약개발 전략을 공개했다.

싸이런테라퓨틱스는 정상조직에도 발현되는 CD155를 ADC 표적으로 활용하면서 종양 미세환경에서 항체가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도록 하는 조건부 활성화 기술 ‘E-MASK’를 제시했다. 업테라는 TPD 기술을 세포주기 핵심 단백질 PLK1에 적용해 기존 저해제의 효능·독성 한계를 공략하고 있다.

두 회사의 접근법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기존 항암제가 가진 치료역(therapeutic window)과 표적 억제 방식의 한계를 약물 설계 자체로 공략한다는 데 있다. 

싸이런테라퓨틱스, CD155 ADC ‘종양에서만 켜지게’ 설계

ADC 경쟁이 강한 세포독성뿐 아니라 종양 선택성과 치료역 확대까지 겨냥하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다. 

싸이런테라퓨틱스는 정상조직에도 발현되는 CD155를 ADC 표적으로 삼고, 종양 미세환경에서 항체가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도록 설계한 조건부 활성화 기술 E-MASK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윤상순 대표는 “현재 ADC는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이지만 실제 투여량 가운데 종양에 도달하는 비율은 1~2% 수준”이라며 “정상조직 독성이 치료역을 제한하는 핵심 문제”라고 설명했다.

싸이런테라퓨틱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상조직에서 항체 결합을 억제하고 종양 미세환경에서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E-MASK를 개발하고 있다.

CD155(PVR)는 TIGIT, CD226, CD96 등 면역조절 수용체의 리간드로 작용하는 단백질로 여러 고형암에서 높은 발현을 보인다. 그러나 정상 혈관내피세포와 일부 면역세포 등에도 발현돼 세포독성 페이로드(payload)를 결합한 ADC로 개발하면 온타깃·오프튜머(on-target, off-tumor) 독성이 발생할 수 있다.

E-MASK는 이 한계를 종양 미세환경의 단백질분해효소를 활용해 줄이도록 설계됐다. 설계상 혈중과 정상조직에서는 마스킹 펩타이드가 항체와 CD155의 결합을 억제하고, 종양 미세환경에서 활성이 증가할 수 있는 기질금속단백분해효소(matrix metalloproteinase, MMP)-2·MMP-9이 마스크를 절단하면 항체가 활성화돼 암세포에 결합하고 세포 내부로 들어간다.

윤 대표는 “CD155는 정상조직에도 발현되기 때문에 항체가 그대로 결합하면 정상세포까지 공격할 수 있다”며 “정상조직에서는 마스크가 항체 결합을 막고, 종양 미세환경에 도달했을 때 마스크가 제거돼 항체가 다시 활성화되도록 해 치료역을 넓히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빠른 내재화(internalization) 특성을 가진 인간화 CD155 항체 ‘hu5D1’도 자체 발굴했다. 내재화는 항체와 표적이 결합한 뒤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으로, ADC가 세포 내부에서 페이로드를 방출하려면 중요한 특성이다.

윤 대표는 “CD155 항체 가운데 내재화가 매우 잘 일어나는 클론을 선별해 인간화했고, hu5D1을 ADC 후보 항체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정상세포 세포독성 낮추고 종양 억제 효과는 유지

시험관 내(in vitro) 분석에서 마스킹 ADC는 정상세포에 대한 세포독성을 낮췄다. 정상세포 모델에서 반수최대억제농도(IC50)는 비마스킹 ADC보다 약 10배 높았다. 이를 통해 마스킹 ADC와 비마스킹 ADC 사이에 약 10배의 세포독성 선택성 차이를 확인했다.

별도의 SNU-601 위암 세포주 이종이식 NSG 마우스 모델에서는 비마스킹 ‘5D1-MMAE’와 E-MASK ‘5D1-MMAE’가 동일 투여 조건에서 각각 98.68%, 96.02%의 종양 성장 억제율(tumor growth inhibition, TGI)을 나타냈다. MMAE는 튜불린 중합과 미세소관 역학을 방해해 세포분열을 억제하는 세포독성 페이로드다.

윤 대표는 “마스크를 적용하면 정상조직에서는 항체 결합을 줄일 수 있지만, 종양에 도달한 뒤에는 마스크가 제거돼 항체의 결합력과 항암 효과가 다시 살아나야 한다”며 “실제 동물모델에서도 마스크를 적용했다고 해서 생체 내 효능이 떨어지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후보물질은 비임상 단계로, 실제 독성 감소와 치료역 확대에 대한 검증이 남아 있다. 윤 대표는 “E-MASK가 실제 온타깃·오프튜머 독성을 줄이고 치료역을 넓힌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원숭이 독성시험 등을 통해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밝혔다.

업테라, PLK1 ‘막는 약’서 ‘없애는 약’으로

업테라는 TPD 기술을 세포주기 단백질에 적용해 다수 기존 PLK1 저해제에서 나타난 효능·독성 한계를 공략하고 있다. 핵심 파이프라인 ‘UP1002’는 기존 저해제처럼 PLK1 기능만 차단하는 대신 세포의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을 이용해 PLK1 분해를 유도한다.

단백질분해 표적화 키메라(proteolysis-targeting chimera, PROTAC)는 표적 단백질과 E3 유비퀴틴 리가아제에 동시에 결합해 두 단백질을 가까이 붙인 뒤 표적 단백질의 유비퀴틴화와 프로테아좀 분해를 유도하는 이중기능성 분자다.

최시우 대표는 “PLK1 저해제는 낮은 용량에서는 충분한 효능을 내기 어렵고, 용량을 높이면 혈액학적 독성이 나타나는 문제가 반복됐다”며 “PLK1이 축적되기 전에 계속 분해해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자는 것이 과제의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PLK1(Polo-like kinase 1)은 세포주기 G2/M기와 유사분열을 조절하는 핵심 키나아제로, 빠르게 증식하는 여러 암세포에서 높은 발현을 보인다. 기존 ATP 경쟁적 PLK1 저해제는 결합 부위를 점유해 PLK1 활성을 차단한다. 반면 PROTAC은 표적 분해를 유도한 뒤 다시 작용하는 ‘이벤트 기반’ 기전으로 여러 PLK1 단백질의 분해를 반복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저해제는 축적되는 PLK1을 고정 용량으로 계속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분해제 기술을 적용하면 PLK1이 축적되기 전에 제거해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LK1 없애 세포주기 멈추고 암세포 사멸 유도

UP1002는 소세포폐암(SCLC) 세포주 SW1271에서 같은 농도로 비교했을 때 PLK1 저해제 ‘온반서팁(onvansertib)’보다 강한 G2/M기 정지와 세포자멸사(apoptosis)를 유도했다. 약물 농도를 1/8로 희석한 뒤에도 세포주기 정지가 더 오래 유지됐고, 프로테오믹스 분석에서는 PLK1을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패턴을 확인했다. 올해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도 UP1002의 선택적 PLK1 분해와 전임상 항종양 효과를 공개했다.

최 대표는 “저해제는 약물 농도를 낮추자 시간이 지나면서 세포주기 정지 효과가 풀렸지만, 분해제는 PLK1 단백질 자체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 세포분열을 계속 막았다”고 강조했다.

동물실험에서도 항종양 효과를 확인했다. SCLC 세포주 유래 이종이식(CDX) 모델에서는 용량 의존적 종양 억제를 확인했고, CDX와 환자유래 이종이식(PDX) 모델 일부 개체에서는 회사 기준 완전반응(CR)이 나타났다. 일부 개체는 투약 중단 후에도 6~8주 동안 종양 재성장이 나타나지 않았다.

급성골수성백혈병(AML) MOLM-13-Luc 모델에서는 ‘베네토클락스(venetoclax)’ 병용군의 중앙생존기간(MST)이 42일로 무처치군 21일, UP1002 단독군 35일, 베네토클락스 단독군 29일보다 길었다.

최 대표는 “소세포폐암뿐 아니라 AML 전임상에서도 효능을 확인했고 베네토클락스와의 병용 가능성도 확인했다”며 “현재 임상을 준비하면서 기술이전을 병행해 추진하고 여러 회사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UP1002는 2025년 10월 미국 FDA로부터 SCLC 대상 임상 1/2a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현재 PLK1 표적 항암 후보물질로 임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국가독성과학연구소가 25일 코엑스에서 열린 ‘CPHI/ Hi Korea 2026’ 부대행사로 마련한 ‘K-바이오 혁신 모달리티와 기술 사업화’ 세션 현장.©약업신문=허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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