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년 만에 단행된 약가제도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 대수술이 본격화되면서 제약 생태계의 양극화가 현실로 다가왔다.
막대한 자금력으로 신약 연구개발(R&D) 역량을 증명한 대형 제약사들은 파격적인 약가 우대를 거머쥐게 됐지만, 영업망에 의존해 다품목 제네릭을 팔아온 중견·중소 제약사들은 당장의 생존을 위협받게 되었다.
벼랑 끝에 선 중견 제약사들에게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약가 11.1% 가산 혜택을 들고 새롭게 신설된 '준혁신형 제약기업' 트랙이다. 국내 제약산업의 허리를 지탱할 준혁신형 제도의 팩트와 업계의 과제를 짚어본다.
제약업계가 마주한 가장 시급한 위기는 당장 8월 1일부터 급전직하한 제네릭의 수익이다.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개정안에 따라, 제네릭 의약품은 '자사 직접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수행'과 '식약처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더라도 오리지널 최고가 대비 기본 상한금액이 45%로 주저앉았다. 요건을 1개만 충족하면 36%, 모두 미충족 시 29%로 약가가 깎인다.
더욱이 결정신청일 익월 1일 기준으로 동일제제가 14개 이상 등재된 다품목 시장에 진입할 경우, 가산 기간 경과 후 여기서 추가로 85% 인하 페널티를 받게 된다. 최고 요건을 갖춰 45% 상한가를 받더라도 실질적인 상한가가 오리지널 대비 38.25% 수준으로 급락하므로, 제네릭만으로는 과거와 같은 현금 창출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그렇다고 단숨에 최고 등급인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기도 벅찬 실정이다.
지난 7월 30일 공포된 하위법령 개편안에 따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기 위한 매출액 대비 R&D 투자 기준이 기존보다 일괄적으로 2%p나 상향되었기 때문이다.
매출 1000억원 미만 기업은 9%, 1000억원 이상 기업은 7%의 R&D 비용을 별도재무제표 상에서 직접 부담·집행해야 한다. 중견 제약사 입장에서는 당장 깎이는 제네릭 약가 매출을 방어하면서, 동시에 수십억 원의 R&D 예산을 새롭게 쏟아부어야 하는 '이중고'에 빠지게 되었다.
정부는 이처럼 '중간 지대'에 놓인 제약사들이 R&D를 지레 포기하지 않도록 완충 지대를 마련했다.
이번 개정 고시를 통해 새롭게 법적 지위를 확보한 '준혁신형 제약기업' 제도는 중소·중견 제약사들의 지속적인 R&D 투자를 이끌어낼 핵심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고시를 통해 준혁신형 제약기업을 '혁신형 제약기업에 준하는 규모의 연구개발 투자를 하는 기업으로서 보건복지부장관이 별도로 지정하는 제약기업'으로 명문화했다.
산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실질적인 약가 보상 규모다. 해당 요건을 충족해 준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지정될 경우, 산정된 약가에 약 11.1%의 추가 가산 혜택이 주어진다. 이는 혁신형 인증 기준을 당장 충족하기 벅찬 중견 제약사들에게 명확한 R&D 투자 동기를 부여하는 동시에, 추락하는 제네릭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유인책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견 제약사들의 생존 전략은 분명해졌다. 기존 제네릭 매출로 연명하던 기업들은 우선 '준혁신형' 지정을 1차 목표로 삼아 R&D 투자율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통해 11.1%의 약가 가산을 확보하여 현금 흐름을 안정시킨 뒤, 장기적으로 R&D 역량을 고도화해 최종적으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노리는 단계적 성장 전략이 요구된다.
정부 역시 이러한 '사다리 타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관련 규정 및 질의응답 자료에 따르면, 가산 중인 제품의 가산대상 및 가산비율이 변경되는 경우 가산금액을 재산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즉, 준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약가 가산을 받던 기업이 추후 R&D 투자를 늘려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승급 지정될 경우, 변경된 유형에 맞춰 더 높은 가산 금액을 다시 적용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력이 부족한 중견 제약사가 3년의 유예기간 내에 당장 혁신형 기준을 맞추는 것은 무리일 수 있으나, 준혁신형이라는 목표가 생기면서 R&D 투자를 늘릴 명분과 실리가 생겼다"고 평가하고 있다.
8월 약가제도 전면 시행으로 촉발된 제약업계의 거대한 구조조정 폭풍 속에서, 신설된 '준혁신형 제약기업' 제도가 K-파마(Pharma)의 허리를 튼튼하게 지탱할 구명줄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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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단행된 약가제도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 대수술이 본격화되면서 제약 생태계의 양극화가 현실로 다가왔다.
막대한 자금력으로 신약 연구개발(R&D) 역량을 증명한 대형 제약사들은 파격적인 약가 우대를 거머쥐게 됐지만, 영업망에 의존해 다품목 제네릭을 팔아온 중견·중소 제약사들은 당장의 생존을 위협받게 되었다.
벼랑 끝에 선 중견 제약사들에게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약가 11.1% 가산 혜택을 들고 새롭게 신설된 '준혁신형 제약기업' 트랙이다. 국내 제약산업의 허리를 지탱할 준혁신형 제도의 팩트와 업계의 과제를 짚어본다.
제약업계가 마주한 가장 시급한 위기는 당장 8월 1일부터 급전직하한 제네릭의 수익이다.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개정안에 따라, 제네릭 의약품은 '자사 직접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수행'과 '식약처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더라도 오리지널 최고가 대비 기본 상한금액이 45%로 주저앉았다. 요건을 1개만 충족하면 36%, 모두 미충족 시 29%로 약가가 깎인다.
더욱이 결정신청일 익월 1일 기준으로 동일제제가 14개 이상 등재된 다품목 시장에 진입할 경우, 가산 기간 경과 후 여기서 추가로 85% 인하 페널티를 받게 된다. 최고 요건을 갖춰 45% 상한가를 받더라도 실질적인 상한가가 오리지널 대비 38.25% 수준으로 급락하므로, 제네릭만으로는 과거와 같은 현금 창출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그렇다고 단숨에 최고 등급인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기도 벅찬 실정이다.
지난 7월 30일 공포된 하위법령 개편안에 따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기 위한 매출액 대비 R&D 투자 기준이 기존보다 일괄적으로 2%p나 상향되었기 때문이다.
매출 1000억원 미만 기업은 9%, 1000억원 이상 기업은 7%의 R&D 비용을 별도재무제표 상에서 직접 부담·집행해야 한다. 중견 제약사 입장에서는 당장 깎이는 제네릭 약가 매출을 방어하면서, 동시에 수십억 원의 R&D 예산을 새롭게 쏟아부어야 하는 '이중고'에 빠지게 되었다.
정부는 이처럼 '중간 지대'에 놓인 제약사들이 R&D를 지레 포기하지 않도록 완충 지대를 마련했다.
이번 개정 고시를 통해 새롭게 법적 지위를 확보한 '준혁신형 제약기업' 제도는 중소·중견 제약사들의 지속적인 R&D 투자를 이끌어낼 핵심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고시를 통해 준혁신형 제약기업을 '혁신형 제약기업에 준하는 규모의 연구개발 투자를 하는 기업으로서 보건복지부장관이 별도로 지정하는 제약기업'으로 명문화했다.
산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실질적인 약가 보상 규모다. 해당 요건을 충족해 준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지정될 경우, 산정된 약가에 약 11.1%의 추가 가산 혜택이 주어진다. 이는 혁신형 인증 기준을 당장 충족하기 벅찬 중견 제약사들에게 명확한 R&D 투자 동기를 부여하는 동시에, 추락하는 제네릭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유인책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견 제약사들의 생존 전략은 분명해졌다. 기존 제네릭 매출로 연명하던 기업들은 우선 '준혁신형' 지정을 1차 목표로 삼아 R&D 투자율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통해 11.1%의 약가 가산을 확보하여 현금 흐름을 안정시킨 뒤, 장기적으로 R&D 역량을 고도화해 최종적으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노리는 단계적 성장 전략이 요구된다.
정부 역시 이러한 '사다리 타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관련 규정 및 질의응답 자료에 따르면, 가산 중인 제품의 가산대상 및 가산비율이 변경되는 경우 가산금액을 재산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즉, 준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약가 가산을 받던 기업이 추후 R&D 투자를 늘려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승급 지정될 경우, 변경된 유형에 맞춰 더 높은 가산 금액을 다시 적용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력이 부족한 중견 제약사가 3년의 유예기간 내에 당장 혁신형 기준을 맞추는 것은 무리일 수 있으나, 준혁신형이라는 목표가 생기면서 R&D 투자를 늘릴 명분과 실리가 생겼다"고 평가하고 있다.
8월 약가제도 전면 시행으로 촉발된 제약업계의 거대한 구조조정 폭풍 속에서, 신설된 '준혁신형 제약기업' 제도가 K-파마(Pharma)의 허리를 튼튼하게 지탱할 구명줄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