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인의 '의료사고 이력 공개'에 대해 원칙적인 반대 입장을 뱕혔다. 단, 고의성을 띤 중대 '의료범죄'나 행정처분 이력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있다는 선별적 찬성 입장을 밝혔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의료사고 이력 공개 제도 관련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신현두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일반적인 의료사고 이력 공개가 초래할 부작용을 강하게 경고하며 이같이 말했다.
신 과장은 의료사고 이력 공개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범죄의 성격'을 꼽았다.
그는 "의료 사고는 고의적인 범죄가 아닌 과실범"이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과실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제도는 없다"고 지적했다. 중대범죄신상공개법 역시 고의범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과실범인 의료사고 이력을 공개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와 비례성 원칙에 반한다는 것이다.
또한, 의료사고의 근본 원인이 개인의 실수(20%)보다 시스템의 문제(80%)에 기인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 과장은 "사고를 공개하게 되면 20%의 실수를 한 개인을 매장시키는 결과가 된다"며 "한 번 공개된 정보는 무분별하게 공유되어 해당 병원이나 의료진은 더 이상 의료행위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신 과장은 이 제도가 소아외과, 심장내과 등 '고위험 필수의료' 종사자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위험 수술을 담당하는 의료진일수록 중대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데, 형사 판결 이력이 공개될 경우 이들의 필수진료 기피 현상은 걷잡을 수 없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전국에 몇 명 없는 소아심장외과 의사 등이 이 제도로 인해 의료 현장을 떠나게 된다면, 수술을 받지 못해 피해를 보는 환자들은 누가 책임지겠느냐"며 "이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으로, 결국 국민 전체의 손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으로 의료인의 형사책임이 완화되었으니 환자 알 권리를 위해 이력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신 과장은 "의료분쟁조정법의 형사 면책은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에 종사하며 중과실이 없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라며 "일반적인 의료행위에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를 이력 공개의 근거로 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다만 복지부는 모든 정보 공개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신 과장은 단순 과실이 아닌 고의적 범죄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진찰 과정에서의 성범죄나 무면허 의료행위 교사 등 고의성을 띤 '의료 범죄'에 대한 이력 공개는 찬성한다"고 명확히 했다. 아울러 과거 복지부가 의료인 행정처분 이력 공개 법안에 찬성 의견을 냈던 전례를 언급하며, 사안의 성격에 따른 분리 접근 필요성을 시사했다.
또한, "금고 이상의 형이 두 번 확정되어 면허가 취소되면 10년간 재발급을 금지하는 규정이 최근 도입되었다"며 "이러한 면허 재발급 금지 규정을 강화한다면, 굳이 이력을 공개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있는 의료인이 의료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제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날 패널 토론 이후 이어진 플로어 질의응답에서는 의료 현장의 척박한 현실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객석에 있던 조용진 강서구 의사회장은 "의사도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들어진 명의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러닝 커브'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의료 현장에서 완벽을 기하려 해도 5%의 환자는 합병증 등 고통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의료의 불가항력적 현실"이라며 "저수가와 사법 리스크 속에서 헌신하는 의사들을 단죄하고 낙인찍는다면, 결국 이익과 보상의 기회가 크고 덜 위험한 쪽으로 의사들이 이탈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소방관이 불을 못 껐다고 낙인을 찍으면 지원자가 없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제도 추진에 있어 의료계의 어려움을 깊이 이해해 줄 것을 당부했다.
끝으로 토론회 좌장을 맡은 서울대병원 권용진 교수는 보건복지부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권 교수는 "20년 전부터 복지부에 '환자정책과'나 '환자안전과'를 신설해달라고 요구해 왔지만, 여전히 복지부 내에는 의사협회나 병원협회를 상대하는 부서만 있을 뿐 환자 안전을 전담하여 연구하는 과가 단 한 곳도 없다"고 개탄했다.
권 교수는 "의료계 스스로 자율규제를 하지 않으면 사회의 강제적 규제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고 일침을 가하면서도, "이번 법안에 대해 국회와 정부가 학술적으로 더 깊이 연구하고, 특히 복지부 내에 환자안전 전담 부서를 시급히 만들어 제도적 기틀을 다져야 한다"고 입법 및 정책 과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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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인의 '의료사고 이력 공개'에 대해 원칙적인 반대 입장을 뱕혔다. 단, 고의성을 띤 중대 '의료범죄'나 행정처분 이력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있다는 선별적 찬성 입장을 밝혔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의료사고 이력 공개 제도 관련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신현두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일반적인 의료사고 이력 공개가 초래할 부작용을 강하게 경고하며 이같이 말했다.
신 과장은 의료사고 이력 공개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범죄의 성격'을 꼽았다.
그는 "의료 사고는 고의적인 범죄가 아닌 과실범"이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과실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제도는 없다"고 지적했다. 중대범죄신상공개법 역시 고의범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과실범인 의료사고 이력을 공개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와 비례성 원칙에 반한다는 것이다.
또한, 의료사고의 근본 원인이 개인의 실수(20%)보다 시스템의 문제(80%)에 기인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 과장은 "사고를 공개하게 되면 20%의 실수를 한 개인을 매장시키는 결과가 된다"며 "한 번 공개된 정보는 무분별하게 공유되어 해당 병원이나 의료진은 더 이상 의료행위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신 과장은 이 제도가 소아외과, 심장내과 등 '고위험 필수의료' 종사자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위험 수술을 담당하는 의료진일수록 중대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데, 형사 판결 이력이 공개될 경우 이들의 필수진료 기피 현상은 걷잡을 수 없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전국에 몇 명 없는 소아심장외과 의사 등이 이 제도로 인해 의료 현장을 떠나게 된다면, 수술을 받지 못해 피해를 보는 환자들은 누가 책임지겠느냐"며 "이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으로, 결국 국민 전체의 손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으로 의료인의 형사책임이 완화되었으니 환자 알 권리를 위해 이력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신 과장은 "의료분쟁조정법의 형사 면책은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에 종사하며 중과실이 없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라며 "일반적인 의료행위에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를 이력 공개의 근거로 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다만 복지부는 모든 정보 공개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신 과장은 단순 과실이 아닌 고의적 범죄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진찰 과정에서의 성범죄나 무면허 의료행위 교사 등 고의성을 띤 '의료 범죄'에 대한 이력 공개는 찬성한다"고 명확히 했다. 아울러 과거 복지부가 의료인 행정처분 이력 공개 법안에 찬성 의견을 냈던 전례를 언급하며, 사안의 성격에 따른 분리 접근 필요성을 시사했다.
또한, "금고 이상의 형이 두 번 확정되어 면허가 취소되면 10년간 재발급을 금지하는 규정이 최근 도입되었다"며 "이러한 면허 재발급 금지 규정을 강화한다면, 굳이 이력을 공개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있는 의료인이 의료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제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날 패널 토론 이후 이어진 플로어 질의응답에서는 의료 현장의 척박한 현실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객석에 있던 조용진 강서구 의사회장은 "의사도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들어진 명의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러닝 커브'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의료 현장에서 완벽을 기하려 해도 5%의 환자는 합병증 등 고통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의료의 불가항력적 현실"이라며 "저수가와 사법 리스크 속에서 헌신하는 의사들을 단죄하고 낙인찍는다면, 결국 이익과 보상의 기회가 크고 덜 위험한 쪽으로 의사들이 이탈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소방관이 불을 못 껐다고 낙인을 찍으면 지원자가 없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제도 추진에 있어 의료계의 어려움을 깊이 이해해 줄 것을 당부했다.
끝으로 토론회 좌장을 맡은 서울대병원 권용진 교수는 보건복지부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권 교수는 "20년 전부터 복지부에 '환자정책과'나 '환자안전과'를 신설해달라고 요구해 왔지만, 여전히 복지부 내에는 의사협회나 병원협회를 상대하는 부서만 있을 뿐 환자 안전을 전담하여 연구하는 과가 단 한 곳도 없다"고 개탄했다.
권 교수는 "의료계 스스로 자율규제를 하지 않으면 사회의 강제적 규제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고 일침을 가하면서도, "이번 법안에 대해 국회와 정부가 학술적으로 더 깊이 연구하고, 특히 복지부 내에 환자안전 전담 부서를 시급히 만들어 제도적 기틀을 다져야 한다"고 입법 및 정책 과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