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관리직 비율 아직 13%"…로레알, 여성과학자 5인 지원사격
제25회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이경 교수 학술진흥상
입력 2026.07.23 19:30 수정 2026.07.24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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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호텔나루 엠갤러리에서 23일 ‘제25회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에서 로레알코리아 로드리고 피자로(Rodrigo Pizarro) 대표이사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과학적 근거와 검증의 중요성이 커지는 뷰티 산업에서 화장품 기업의 과학 인재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로레알코리아는 국내 여성과학자를 발굴·지원하는 시상식을 열고 5명의 여성과학자에게 학술진흥상과 펠로십을 수여했다.

로레알코리아와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23일 서울 마포구 호텔나루 엠갤러리에서 '제25회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시상식을 열고 학술진흥상 1명과 펠로십 4명 등 여성과학자 5명을 시상했다. 이날 행사엔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학술진흥상은 동국대학교 약학대학 이경 교수가 받았다. 펠로십에는 고려대학교 보건환경융합과학부 강지승 교수,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정혜현 교수,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김진은 연구원, 아주대학교 화학공학과 이지영 교수가 선정됐다.

(왼쪽부터)로레알코리아 로드리고 피자로(Rodrigo Pizarro) 대표이사, 서현숙 지적연대본부장, 고려대학교 보건환경융합과학부 강지승 교수,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정혜현 교수,  동국대학교 약학대학 이경 교수, 아주대학교 화학공학과 이지영 교수,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김진은 연구원의 모친,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임형신 회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여성과학자 지원 25년...연구인재 다양성 강조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은 국내 여성과학자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2002년 시작됐다. 올해로 25회를 맞았으며 현재까지 총 110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1998년 출범해 세계 140여 개국에서 4700명 이상의 여성과학자를 지원한 '로레알-유네스코 세계여성과학자상' 프로그램의 국내 사업이다.

이날 개회사에 나선 로레알코리아 로드리고 피자로(Rodrigo Pizarro) 대표이사는 "로레알에게 뷰티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과학적 돌파구가 이끄는 진보와 같은 의미"라며 "이를 위해서는 인류가 가진 모든 인재의 역량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알코리아 로드리고 피자로(Rodrigo Pizarro)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과학 분야에 진입하는 여성은 늘었지만 리더십 확대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짚었다. 피자로 대표는 "지난 10년간 한국의 STEM 분야 여성 진입 비율은 19%에서 24%로, 신규 여성 채용 비율은 24%에서 약 32%로 높아졌지만 관리직 중 여성 비율은 여전히 13%에 그친다"며 "여성에게 과학의 문을 여는 데 그치지 않고 리더십으로 향하는 길도 막힘없이 이어지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몇 년 전 오늘 수상자들과 같은 자리에 앉아 있던 딸을 보며 딸이 누려야 할 평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모든 여성의 길이 성별이나 환경이 아니라 각자의 잠재력에 따라 결정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개인적인 약속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서현숙 지적연대본부장은 "이 상은 뛰어난 연구 성과를 이룬 개인을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여성과학자의 연구가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알리며 다음 세대가 과학자로 성장할 길을 열어준다"며 "여성과학자의 질문과 관점, 연구와 리더십이 더해질 때 과학은 인류의 문제에 더욱 온전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한프랑스대사관 베르트랑 자도(Bertrand Jadot) 수석참사관은 "급속한 기술혁명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과학 분야 여성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성별과 배경에 관계없이 뛰어난 역량이 인정받고 여성과 소녀들이 과학 분야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암 치료부터 의료 데이터·배터리까지

학술진흥상을 받은 이경 교수는 암 단백질을 직접 공격하는 대신 이를 조절하는 주변 인자를 표적으로 삼는 차세대 신약 개발 연구를 수행해왔다. 구조 기반 약물 설계와 AI 기반 화합물 개발을 결합해 기존 약물로 제어하기 어려웠던 암 관련 표적을 치료 가능한 영역으로 전환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 교수는 시상식에서 치료가 어렵다고 여겨졌던 표적에 새로운 접근법을 적용한 연구 성과와 여러 분야 연구자, 기업과의 협업 과정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사회가 진짜 필요로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과학자로서 지키고 싶은 역할"이라며 "신약 개발은 한 사람의 연구실에서 완성되는 일이 아닌 만큼 지난 20여 년간 화학자와 생물학자, 구조생물학자, 임상 의료진과 협력하고 기업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학술진흥상을 받은 동국대학교 약학대학 이경 교수가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이어 "제자와 후배들이 꿈을 더 크게 갖고 세상을 단 1cm라도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다면 연구자로서의 삶은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치료가 어렵다고 여겨진 표적을 치료 가능한 영역으로 바꾸는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펠로십 수상자인 강지승 교수는 의료 빅데이터와 실세계근거(RWE), AI를 활용한 정밀의료 연구를 소개했다. 강 교수는 "분자 수준부터 개인과 인구집단까지 모든 층위의 연구를 아우르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며 "데이터를 통해 최대한 많은 의학적 난제를 풀어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혜현 교수는 담도암·췌장암을 중심으로 환자의 치료 선택지를 넓히기 위한 임상·중개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정 교수는 "암 환자의 치료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더 나은 치료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며 "조금씩 진전을 만들어 고통받는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영 교수는 유기 소재를 활용한 지속가능한 배터리 설계와 폐배터리 재생 기술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배터리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미래 세대까지 지속가능하게 전달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 아직 갈림길에 서 있다"며 "재활용 가능한 원료를 활용한 배터리 설계와 폐배터리 재생 기술을 함께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학자로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구와 환경을 살리는 연구를 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배터리와 에너지·환경 문제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교육자이자 연구자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은 연구원은 AI 기반 분석을 활용해 환경과 신체 내부의 신호가 행동 선택으로 이어지는 신경회로를 연구하고 있다. 이날 김 연구원은 영상으로 소감을 전했으며 어머니가 대신 상을 받았다.

김 연구원은 "11살 때 연구하는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꿨고 약 20년간 그 꿈을 따라 지금의 연구소에서 연구하고 있다"며 "이 상은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한국 여성과학자를 위한 응원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여성과학자로서 자긍심을 갖고 글로벌 무대에서 더 나은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선정위원회는 학술진흥상 심사에서 연구 업적과 학술 활동, 국내 여성과학자의 위상 제고에 대한 기여, 국제적 성장 잠재력을 검토했다. 펠로십은 연구의 영향력과 잠재성, 연구 경쟁력, 독립적인 연구 수행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 이후에는 수상자 및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AI와 데이터의 시대: 여성 과학자의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패널 토의를 진행하며 미래 과학계의 비전과 방향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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