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관리 패러다임 전환…'2형 CGM 확대' 공감대
복지부 "중증도 중심 지원 확대안 준비"…교육·관리체계 구축 필요성도
학계·환자단체 "기기 지원 넘어 예방관리 중심 정책 전환해야"
입력 2026.07.10 06:00 수정 2026.07.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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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성래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 임영배 한국당뇨협회 총무이사, 임재준 이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김은숙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지급부장, 유정민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 박정환 대한당뇨병학회 대정부이사.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연속혈당측정기(CGM) 건강보험 적용 대상을 인슐린 치료를 받는 2형 당뇨병 환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데 정부와 학계, 환자단체가 공감대를 형성했다.

당뇨병 관리의 패러다임도 치료 중심에서 예방·관리 중심으로 전환하고, 단순한 기기 지원을 넘어 교육·상담과 데이터 기반 관리체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이 모였다.

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당뇨병 예방관리 정책 토론회'에서는 CGM을 활용한 당뇨병 예방관리 정책 방향과 건강보험 적용 확대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윤·서미화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대한당뇨병학회와 당뇨병학연구재단이 주관했으며, 대한당뇨병학회 김성래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발제에서는 2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CGM의 임상적 유효성과 비용효과성에 대한 근거가 충분히 축적됐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제시됐다.

부산대학교병원 김상수 교수는 인슐린 치료를 받는 2형 당뇨병 환자가 저혈당과 합병증 위험 측면에서 1형 당뇨병 환자와 유사함에도 여전히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서울병원 김재현 교수는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CGM과 교육·관리체계를 함께 운영할 경우 혈당 조절 개선은 물론 합병증 감소와 건강보험 재정 측면에서도 비용효과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발제에 나선 대한당뇨병학회 김종화 보험이사는 기기 지원에 그치지 않고 다학제 교육과 요양급여 전환, 원스톱 관리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부와 학계, 환자단체 모두 당뇨병 관리 정책을 예방·관리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특히 정부는 중증도 중심 지원체계 전환과 재택관리 확대 방향을 제시했다.

보건복지부 유정민 보험급여과장은 정부도 치료 중심에서 예방·재택관리 중심으로 보장성 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 과장은 "기존에는 1형과 2형 등 질환 유형을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환자의 중증도를 고려해 보다 중한 환자들이 인슐린 펌프와 CGM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방향을 설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단순히 기기를 지원하는 차원이 아니라 교육·상담과 비대면 관리가 함께 연계돼야 환자가 제대로 관리될 수 있다"며 재택관리 시범사업 확대와 심층 상담 강화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현행 요양비 방식 개선 가능성도 언급했다.

유 과장은 "재택 중심 의료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황에서 보상체계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요양급여 전환 여부를 포함해 환자 관점에서 어떤 방식이 적절한지 추가 의견을 수렴하며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CGM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인슐린 펌프 지원 확대 등 다른 과제와의 우선순위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예방 효과와 삶의 질 향상,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도움이 된다면 확대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제도 운영기관으로서 정책 지원 의지를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은숙 보험급여실 급여지급부장은 "현재 CGM 구매 환자의 약 80%는 위임청구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며 "공단은 정책을 결정하는 기관이라기보다 제도를 운영하는 기관인 만큼 복지부와 함께 합리적인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정책 시행 시 시스템 구축과 청구·심사 체계 정비, 국민 안내 등을 충실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민에게 필요한 보장을 적정하게 제공하면서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보험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했다.

환자단체는 CGM을 비용 문제가 아닌 생존권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국당뇨협회 임영배 총무이사는 "당뇨병은 약만으로 치료되는 질환이 아니라 생활습관 관리가 핵심"이라며 "인슐린 치료 환자들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손가락을 찔러 혈당을 측정하고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저혈당 공포 속에서 살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CGM은 단순한 의료기기가 아니라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의료기기"라며 "적어도 인슐린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부터는 단계적으로라도 급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GM을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듬법률사무소 임재준 대표변호사는 "CGM은 단순한 혈당 측정기기가 아니라 환자의 생활습관을 변화시키고 의료진에게는 정밀 치료를 위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며 "건강보험 지원도 기기 보급에 그치지 말고 교육과 상담, 데이터 해석까지 포함한 통합 관리체계로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당뇨병학회 박정환 대정부이사는 CGM 급여 확대를 국가 디지털 헬스 전략과 연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이사는 "CGM 급여 확대는 단순한 의료기기 지원 정책이 아니라 국가 디지털 헬스 전략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표준화·익명화된 데이터를 국가 차원에서 축적·활용하면 AI 기반 예측모델과 개인맞춤형 치료, 신약·의료기기 개발, 공공보건 정책 수립 등 미래 의료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중증도 중심 지원체계 전환과 제도 개선 의지를 밝히면서, 학계와 환자단체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2형 당뇨병 환자의 CGM 급여 확대 논의도 향후 구체적인 적용 대상과 지원 범위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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