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들이 먼저 "합성 DNA 규제" 촉구…미국 바이오안보 입법 본격화
오픈AI·구글 딥마인드 등 공동서한…합성 DNA 주문 심사·구매자 기록 의무화 추진
진흥원 "미국 수출 한국 기업도 스크리닝 인증 대응 필요"
입력 2026.07.08 06:00 수정 2026.07.0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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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발전으로 합성 DNA 악용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AI 기업들이 합성 DNA 스크리닝 의무화를 촉구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으로 생물학적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오픈AI(OpenAI),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 앤트로픽(Anthropic), 마이크로소프트 AI(Microsoft AI) 등 글로벌 AI 기업들이 미국 의회에 합성 DNA 스크리닝 의무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AI 기술이 신약개발과 합성생물학 혁신을 가속하는 동시에 병원체 설계 등 악용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경쟁 관계에 있는 AI 기업들이 이례적으로 규제 입법을 먼저 요구한 것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7일 발간한 '글로벌 바이오헬스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오픈AI와 구글 딥마인드, 앤트로픽, 마이크로소프트 AI를 비롯해 생명공학·공중보건·국가안보 분야 관계자들은 미국 의회에 합성 DNA와 합성 RNA 주문 심사 및 구매자 기록 보관을 의무화하는 연방법 제정을 촉구하는 공동 서한을 제출했다.

이번 공동 서명은 AI 기업들이 자신들의 사업 영역이 아닌 합성 DNA 산업에 대한 규제를 자발적으로 요청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AI 규제 논의가 개인정보 보호나 저작권, 허위정보 생성 등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AI와 생명공학이 결합한 '바이오안보(Biosecurity)'가 새로운 정책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AI의 발전으로 위험 병원체를 설계·재현하는 데 필요한 지식 장벽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AI 기반 대규모 언어모델(LLM)은 복잡한 생물학적 절차를 단계별로 안내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하면서 합성생물학 기술의 접근성과 결합된 새로운 위험 경로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AI가 실제 생물학 무기 제작 능력을 확보했다는 증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예방적 차원의 규제 정비는 필요하다는 것이 공동 서명에 참여한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번 입법 요구의 배경에는 기존 자율규제 체계의 한계도 자리하고 있다.

현재 국제유전자합성컨소시엄(IGSC)은 회원사를 대상으로 위험 병원체 서열 확인과 고객 신원 검증, 주문 기록 보관 등을 운영하고 있으나, 법적 구속력이 없어 비회원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미국 보건복지부(HHS)의 스크리닝 지침 역시 권고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실효성 있는 관리 체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공동 서명에 참여한 산업계는 합성 핵산 제공업체와 장비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고객 적법성 확인과 우려 서열 검사, 주문 기록 보관 등을 의무화하는 국가 차원의 통합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현재 '생물보안 현대화 및 혁신법(S.3741)'과 '핵산 표준 및 생물보안법(H.R.3029)' 등이 발의돼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번 입법은 업계 자율규제에 머물렀던 합성 DNA 관리 체계를 법적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S.3741은 합성 핵산 공급업체뿐 아니라 합성 장비 제조·유통업체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하고, 고객 확인과 주문 기록 보관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이번 공동 서명이 관련 입법에 정치적 동력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번 규제가 단순한 안전관리 차원을 넘어 합성생물학 산업의 시장 구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 공급업체는 비교적 적은 부담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반면, 소규모 합성 핵산 공급업체와 벤치탑 DNA 합성장비 제조사는 규제 부담이 커지면서 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AI 기반 위험 서열 탐지 기술과 바이오안보 소프트웨어 등 새로운 바이오안보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합성생물학 육성법'을 제정하며 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했지만, 합성 핵산 스크리닝과 이중용도 연구 감시 등 바이오안보 측면의 제도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법안이 시행될 경우 미국에 합성 핵산 제품이나 합성 장비를 수출하는 국내 기업도 스크리닝 인증 요건을 충족해야 할 가능성이 있어 관련 제도 정비와 함께 미국 규제 변화에 대한 기업 차원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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