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K-뷰티 새 기회 시장으로 부상
우즈벡 생산 허브·카자흐 정품 유통 전환…국가별 진출 전략 필요
입력 2026.04.28 04:30 수정 2026.04.28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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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가 K-뷰티의 새로운 기회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제 정세 혼란으로 화장품 수출 지형이 요동치는 가운데 중앙아시아가 1억명의 인구와 세제 혜택을 무기로 내세워 K-뷰티의 관심을 끌고 있다.

27일 코트라, 대한화장품협회,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우즈베키스탄 제약산업발전청이 함께한 '중앙아시아 화장품 시장 진출 전략 웨비나'에서 참가자들은 중앙아시아가 단순한 신흥국을 넘어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전략적 요충지라고 입을 모았다.

코트라 우상민 타슈켄트 무역관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중동 정세까지 불안해지면서 안정적이고 확장성 높은 중앙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중앙아시아는 전체 인구 약 1억명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며 평균 연령이 30세 미만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곳"이라고 평가했다.

우 관장은 우즈베키스탄을 인구 4000만명을 돌파한 중앙아시아의 중심 국가로 꼽았다. 우즈베키스탄 시장 성장과 함께 한국 화장품 수출도 2020년 대비 5년 동안 16배 가량 늘었지만, 현지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가 진출할 여지는 여전히 크다는 설명이다. 우즈베키스탄은 CIS FTA 회원국이자 이슬람 문화권에 속해 있어 구소련 권역은 물론 서남아시아와 중동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거점으로 평가됐다.

우 관장은 "현재 현지 제약산업발전청이 바이오 파머 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제약 기업뿐만 아니라 화장품 기업들에게도 매우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고 있다"며 "우리 브랜드사들이 지금이야말로 우즈베키스탄을 단순한 수출 대상국이 아닌 전략적 생산 거점으로 검토해야 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지음 김덕 협력 변호사는 "중앙아시아 시장은 러시아 진출과 함께 따라가는 시장이 아니라, 독립된 권역으로 접근해야 할 단계에 들어섰다"며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성장 단계와 제도 환경이 다른 만큼 국가별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7일 코트라, 대한화장품협회가 공동 주최한 웨비나에서 법무법인 지음 김덕 협력 변호사가 우즈베키스탄 화장품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웨비나 캡처

우즈벡, 관세 장벽 허물고 생산 허브로 도약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내에서 가장 큰 인구 규모와 성장 잠재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관세와 물류 한계가 진입 장벽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최근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화장품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지정하면서 시장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우즈베키스탄의 높은 관세 장벽을 해결할 실무적인 대안으로 'PP-393' 제도를 제시했다. PP393은 국제 브랜드 제품을 우즈베키스탄에 수입할 때 브랜드 본사나 공식 공급자와의 직접 계약을 근거로 낮은 수입관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김 변호사는 "우즈베키스탄 화장품 관세는 기본적으로 30% 수준에 달하지만, 이 제도를 통해 정식 수입 통관 판매처 관련 서류를 완벽히 제출할 경우 5~7% 관세가 적용되고 패스트트랙 통관이 가능하다"며 "현재 한국 브랜드 3곳 정도가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우즈베키스탄 화장품 시장은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공식 통관과 밀수품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정식 진출을 노리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불공정 경쟁이라는 큰 리스크가 있어 왔다.

김 변호사는 현지 유통망은 가품 이슈를 차단하고 시장을 양성화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인 우즈마켓은 정상 유통 제품에 한해 오리지널 마크를 부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브랜드 본사의 확인 레터 등 까다로운 정품 인증 절차를 요구하며 브랜드 권리 보호에 나서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 역시 단순한 수입국을 넘어 중앙아시아의 뷰티 생산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조성하고 있는 타슈켄트 화장품 및 제약 생산 클러스터에 입주해 현지 제조 시설을 구축하는 기업은 법인세 10년 면제 등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우즈베키스탄 제약산업발전청 압둘라 아지조프 청장은 "현재 우즈베키스탄 화장품 시장은 99%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한국은 프랑스, 튀르키예 등과 함께 우즈베키스탄의 주요 화장품 수입국"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앙아시아 인구는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해 1억2000만명 이상이며, CIS 인구는 3억명 규모"라며 "우즈베키스탄은 단순한 현지화 거점을 넘어 중앙아시아와 CIS, 기타 국가를 아우르는 제약·화장품 허브가 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 제약산업발전청 압둘라 아지조프 청장이 타슈켄트 화장품 및 제약 생산 클러스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웨비나 캡처

카자흐스탄은 정품 유통, 키르기스스탄은 물류 거점화가 변수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내에서 소득 수준이 가장 높고 화장품 관련 규제가 체계적으로 정비된 성숙 시장이다. 특히 러시아와 인접해 지리적, 경제적 교류가 활발하며 글로벌 브랜드들의 진출이 가장 왕한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가품 문제를 근절하고 시장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변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김 변호사는 "2025년 7월부터 카자흐스탄에선 화장품 정품 추적을 위한 디지털 코드 시스템 파일럿이 도입됐다"며 "특히 골든애플 같은 주요 채널의 입점 권한이 러시아 본사의 테스트를 거치도록 변경되는 등 진입 조건이 까다로워진 만큼 실무적인 대비가 필수적이다"고 당부했다.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회원국으로서 전략적 가치가 높은 키르기스스탄은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등 거대 시장으로 무관세 유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매력인 시장이다. 다만 과거의 낮은 행정 장벽만 믿고 진입하기보다는 최근 강화된 물류 검열과 단일세 체계 등 변화된 제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김 변호사는 "기존 오프라인 도매 중심에서 소매 및 인스타그램 기반 쇼룸으로 이동하는 유통 트렌드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앙아시아도 기후 변화로 인해 여름이 길어지고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환경인 만큼 선케어와 수분 라인 제품을 다루는 기업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공통 실무 포인트로는 현지 맞춤형 전략이 제시됐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러시아가 EAC 인증으로 묶여 있어도 각국의 법령과 언어는 엄연히 다른 만큼 확장성을 고려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다.

김 변호사는 "한 국가에 수출하더라도 카자흐어와 키르기스어, 우즈베크어를 동시에 표기하는 다국어 라벨링을 사전에 준비해 확장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러시아어권인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과 달리 우즈베키스탄은 전혀 다른 영역의 로컬 인플루언서들이 움직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별도의 마케팅 채널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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