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기본, 경쟁력은 운영”…휴템, 정밀 기술로 PFS 시장 공략
반도체 기반 정밀 제어 기술로 PFS 충전 시장 진입…'운영 안정성'·'대응 역량'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
진공·압력 기반 충전 기술 확보 넘어 실시간 대응 체계 구축…제약 설비 시장에서 ‘운영 신뢰성’ 강조
웨이퍼 본더 기술 기반 충전 공정 혁신…기포 없는 고정밀 충전으로 의료기기 시장 레퍼런스 확보
입력 2026.04.14 06:00 수정 2026.04.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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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템 신홍수 대표가 약업신문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ICPI 휴템 부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설비는 단순한 생산 수단을 넘어 품질과 직결되는 핵심 인프라로 인식된다. 특히 바이오의약품과 고가 주사제 비중이 확대되면서, 생산 공정 전반에 걸친 정밀 제어와 품질 관리 수준은 과거보다 훨씬 높은 기준을 요구받고 있다. 충전 공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기포, 소량의 이물, 극히 작은 용량 편차조차 제품 품질과 환자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 속에서, 설비 기술과 운영 체계는 단순한 생산 요소를 넘어 리스크 관리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와 동시에 글로벌 제약 산업은 CDMO 확대, 대량 생산 체제 전환, 자동화 수준 고도화라는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생산 효율성과 품질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스마트 생산라인 구축이 필수 요소로 부상하고 있으며, 검사·충전·포장 공정을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공정 간 연동과 데이터 통합을 중심으로 한 시스템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설비 기업의 역할 역시 단일 장비 공급을 넘어, 공정 전체를 이해하고 통합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산업 환경에서 휴템은 반도체 장비 기술을 기반으로 제약 설비 시장에 접근한 기업이다. 일반적인 제약 설비 기업과 달리 정밀 제어 기술에서 출발해 충전 공정으로 확장했다는 점이 특징이며, 특히 프리필드 시린지(PFS) 충전 설비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며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최근에는 의료기기 및 에스테틱 시장에서 확보한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제약 시장으로의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약업신문은 최근 휴템 신홍수 대표를 만나 회사의 기술 기반과 시장 전략, 그리고 향후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신 대표는 “제약 설비 산업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운영 신뢰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술 경쟁을 넘어 ‘문제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반도체에서 제약으로…정밀 제어 기술의 확장
휴템은 2007년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출발했다. 당시 회사는 웨이퍼 본더 장비를 개발하며 기술 기반을 구축했다. 웨이퍼 본더는 두 개의 기판을 정밀하게 접합하는 장비로, 진공 상태에서의 압력 제어와 균일한 힘 분포, 미세한 위치 제어가 요구되는 고난이도 장비다.

신홍수 대표는 “해당 장비는 당시 유럽 일부 기업만 생산하던 분야였으며, 이를 국산화하면서 정밀 제어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은 이후 제약 설비로의 확장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제약 공정 중에서도 주사제 충전은 정밀 제어 기술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영역이다. 특히 점성이 높은 약물을 일정한 용량으로 정확하게 충전하면서도 기포 발생을 최소화해야 하는 공정 특성상, 진공과 압력 제어 기술이 핵심으로 작용한다.

신 대표는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진공 제어와 압력 제어 기술이 PFS 충전 공정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기술적으로 연결 가능한 영역이라는 판단이 제약 산업 진입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사업 다각화가 아니라 기술 기반 확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그는 “제약 장비 시장은 여전히 해외 장비 의존도가 높은 구조였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기술 기반과 시장 기회가 맞물리면서 제약 설비 분야로의 진입이 본격화됐다.

PFS 충전 기술과 차별화 전략…“기포 없는 정밀 충전”
휴템이 집중한 핵심 영역은 프리필드 시린지 충전 설비다. 프리필드 시린지는 약물을 미리 주사기에 충전해 놓은 형태로, 정확한 용량 투여와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어 바이오의약품과 에스테틱 제품 시장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공정은 높은 기술 난이도를 요구한다.

특히 필러나 스킨부스터와 같은 점성이 높은 약물의 경우 충전 과정에서 기포가 발생하면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휴템은 진공 상태에서 충전을 수행하는 방식과 노즐 상승 방식 충전 기술을 결합했다. 충전 과정에서 노즐이 상승하면서 액체를 채워 넣는 구조로, 기포 발생을 최소화하고 일정한 충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점성이 높은 물질을 안정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커팅 노즐 기술을 적용해 약물의 흐름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기계 설계가 아니라 진공, 압력, 유체 제어 기술이 복합적으로 적용된 결과다.

신 대표는 “충전 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포 없이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 요소를 통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며 “이러한 기술은 외산 장비를 단순히 모방해서 구현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근본적인 제어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기술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운영 신뢰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약 설비는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더라도 실제 생산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은 휴템의 서비스 전략에도 반영돼 있다. 회사는 장비 납품 이후 실시간 대응 체계를 구축해 문제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원격 제어 시스템을 통해 장비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사전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현장 엔지니어를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는 구조를 통해 장비 가동 중단 시간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신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은 고장이 없는 장비가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생산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결국 제약 설비 산업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신뢰”라고 강조했다.

ICPI 전시장에 마련된 휴템의 부스. © 약업신문 = 최윤수 기자

100개 고객·200대 공급…의료기기 시장에서 검증
휴템은 현재 10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약 200대 이상의 장비를 공급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필러와 스킨부스터를 생산하는 의료기기 및 에스테틱 기업들로, 해당 시장에서 기술력을 검증받았다.

신 대표는 “의료기기 시장은 제약 산업에 비해 비교적 새로운 장비 도입에 유연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초기 시장 진입이 가능했다”며 “이 시장에서 확보한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점진적으로 제약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러한 기반 위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PFS 충전 설비에서 나아가 바이알 충전 설비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으며, 동결건조 공정과 연계된 장비 개발도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누설 검사 장비를 선보이며 품질 검사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혔다.

해당 장비는 동결건조 바이알의 산소 유입 여부를 검사하는 시스템으로, 분당 수백 개의 제품을 전수 검사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이는 충전 이후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세 결함까지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의미한다.

신 대표는 “충전 장비에서 출발했지만, 품질 관리 영역까지 확장하면서 공정 전체를 커버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 전략…“결국 신뢰의 경쟁”
휴템은 장기적으로 충전, 검사, 포장까지 연결되는 통합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탱크에서 시작해 충전, 검사, 포장까지 이어지는 전 공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구조다.

신 대표는 “고객 입장에서는 개별 장비를 각각 운영하는 것보다 통합 시스템을 통해 관리 효율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며 “이러한 통합 구조는 향후 제약 산업에서 점점 더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약 시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제약 산업은 외산 장비에 대한 신뢰가 높고 새로운 장비 도입에 매우 신중한 편”이라며 “이러한 점에서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구조 역시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의료기기 시장에서는 이미 국산 장비가 자리 잡고 있으며, 제약 시장도 결국 같은 흐름을 따르게 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신뢰를 어떻게 쌓느냐”라고 강조했다.

향후 전략으로는 레퍼런스 기반 시장 확대와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제시했다. MES 기반 데이터 관리와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생산 효율성과 품질 관리 수준을 동시에 높이는 방향이다.

신 대표는 “제약 설비 산업에서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운영 신뢰성에 있다”며 “고객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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