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기본법'이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환자를 보건의료의 ‘객체’가 아닌 ‘권리의 주체’로 규정하는 제도적 전환이 이뤄졌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사)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는 이날 공동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환자도 보건의료의 주체로 설 법적 근거를 갖게 됐다”며 법안 통과를 환영했다.
이번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대표 발의한 환자기본법안과 김윤 의원,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각각 발의한 환자안전법 개정안을 병합 심사해 위원회 대안으로 마련됐다. 지난 3월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를 시작으로 상임위,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이날 본회의까지 통과했다.
환자단체는 이번 법 제정을 “환자의 투병과 권리 보장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국회의 결단”으로 평가했다. 특히 의정갈등으로 촉발된 1년 7개월간의 의료공백을 겪으며 환자 지원과 권리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의 필요성이 확인된 점을 강조했다.
이번 환자기본법 제정은 크게 다섯 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우선 국가 차원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환자정책 추진 기반이 마련됐다. 법안에는 환자의 권리와 의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비롯해 환자정책 기본계획과 시행계획 수립, 환자정책위원회 설치, 환자단체의 정의 및 보호·육성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환자정책은 개별 사안 중심의 대응을 넘어 국가가 책임지는 중장기 정책 영역으로 자리 잡게 됐다.
환자단체의 정책 참여도 제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동안 법적 정의 부재로 정책 결정 과정에서 독립적인 주체로 참여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환자단체는, 이번 법 제정을 통해 별도의 법적 근거 아래 정책 참여와 의견 제시가 가능해졌다.
환자중심·환자참여형 기본법 체계가 구축된 점도 주요 변화로 꼽힌다. 기존 환자안전법의 내용이 통합되면서 환자의 권리 보장과 환자안전 증진이 하나의 법 체계 안에서 함께 다뤄지게 됐으며, 환자와 보호자의 환자안전 활동 참여 역시 제도적으로 가능해졌다.
환자안전사고 재발 방지 체계도 강화됐다. 중앙환자안전센터가 필요 시 직접 조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의료기관에 개선 활동의 수립·이행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또한 조사 과정에서 수집된 자료와 진술, 조사 결과가 재판상 불리한 증거로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보호 장치와 함께, 개선 활동 이행 실적이 우수한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 및 인센티브 제공 근거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매년 5월 29일이 ‘환자의 날’로 지정됐다. 해당 날짜는 항암제 투약 오류로 사망한 故 정종현 군의 기일로, 환자안전법 제정의 계기가 된 사건을 상징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환자단체는 이번 법 통과가 단기간에 이뤄진 성과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2024년 7월 의료공백 사태 속에서 환자·가족 400여 명이 참여한 집회를 시작으로 입법 운동이 본격화됐고, 이후 국회 앞 릴레이 1인 시위 등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온 결과라는 설명이다.
다만 환자단체는 “법 제정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국회에 후속 조치를 주문했다. 하위 법령 정비와 함께 환자정책위원회 구성, 실태조사, 연구사업, 환자단체 참여 보장 등이 실효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단체는 “그래야만 환자기본법이 선언적 법률에 머물지 않고 환자의 투병과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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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기본법'이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환자를 보건의료의 ‘객체’가 아닌 ‘권리의 주체’로 규정하는 제도적 전환이 이뤄졌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사)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는 이날 공동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환자도 보건의료의 주체로 설 법적 근거를 갖게 됐다”며 법안 통과를 환영했다.
이번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대표 발의한 환자기본법안과 김윤 의원,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각각 발의한 환자안전법 개정안을 병합 심사해 위원회 대안으로 마련됐다. 지난 3월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를 시작으로 상임위,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이날 본회의까지 통과했다.
환자단체는 이번 법 제정을 “환자의 투병과 권리 보장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국회의 결단”으로 평가했다. 특히 의정갈등으로 촉발된 1년 7개월간의 의료공백을 겪으며 환자 지원과 권리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의 필요성이 확인된 점을 강조했다.
이번 환자기본법 제정은 크게 다섯 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우선 국가 차원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환자정책 추진 기반이 마련됐다. 법안에는 환자의 권리와 의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비롯해 환자정책 기본계획과 시행계획 수립, 환자정책위원회 설치, 환자단체의 정의 및 보호·육성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환자정책은 개별 사안 중심의 대응을 넘어 국가가 책임지는 중장기 정책 영역으로 자리 잡게 됐다.
환자단체의 정책 참여도 제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동안 법적 정의 부재로 정책 결정 과정에서 독립적인 주체로 참여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환자단체는, 이번 법 제정을 통해 별도의 법적 근거 아래 정책 참여와 의견 제시가 가능해졌다.
환자중심·환자참여형 기본법 체계가 구축된 점도 주요 변화로 꼽힌다. 기존 환자안전법의 내용이 통합되면서 환자의 권리 보장과 환자안전 증진이 하나의 법 체계 안에서 함께 다뤄지게 됐으며, 환자와 보호자의 환자안전 활동 참여 역시 제도적으로 가능해졌다.
환자안전사고 재발 방지 체계도 강화됐다. 중앙환자안전센터가 필요 시 직접 조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의료기관에 개선 활동의 수립·이행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또한 조사 과정에서 수집된 자료와 진술, 조사 결과가 재판상 불리한 증거로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보호 장치와 함께, 개선 활동 이행 실적이 우수한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 및 인센티브 제공 근거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매년 5월 29일이 ‘환자의 날’로 지정됐다. 해당 날짜는 항암제 투약 오류로 사망한 故 정종현 군의 기일로, 환자안전법 제정의 계기가 된 사건을 상징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환자단체는 이번 법 통과가 단기간에 이뤄진 성과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2024년 7월 의료공백 사태 속에서 환자·가족 400여 명이 참여한 집회를 시작으로 입법 운동이 본격화됐고, 이후 국회 앞 릴레이 1인 시위 등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온 결과라는 설명이다.
다만 환자단체는 “법 제정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국회에 후속 조치를 주문했다. 하위 법령 정비와 함께 환자정책위원회 구성, 실태조사, 연구사업, 환자단체 참여 보장 등이 실효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단체는 “그래야만 환자기본법이 선언적 법률에 머물지 않고 환자의 투병과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