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2137억 '빅딜'로 분쟁 종식… '전문경영인 패싱' 논란 딛고 R&D·내부결속 속도
신동국 회장, 임종윤 측 지분 대량 인수… 지분율 29% 육박하며 압도적 1대 주주 등극
성추행 임원 비호 및 '패싱' 논란엔 "정당한 대주주 역할" 정면 돌파
경영진 갈등 속에서도 본업 집중… 고혈압 신약 'HCP1803-4' 임상 3상 IND 신청
자사주 3.7만 주 임직원 지급 및 주요 임원 장내매수로 흔들림 차단 총력
입력 2026.02.25 06:00 수정 2026.02.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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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한미약품그룹이 격동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오랜 기간 그룹의 발목을 잡았던 오너 일가 간의 경영권 분쟁이 대규모 지분 거래를 통해 사실상 종식 수순에 접어들었으나, 잇따라 터진 ‘전문경영인 패싱’ 논란이 새로운 갈등의 불씨로 떠올랐다. 그러나 경영진을 둘러싼 외부의 잡음과 달리, 회사 내부적으로는 핵심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입과 대규모 자사주 보상을 단행하며 본업의 경쟁력 강화와 결속력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137억 원 규모 메가딜… '형제의 난' 마침표 찍은 신동국

24일 증시에서 한미사이언스의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18.60% 폭등한 배경에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과감한 지분 인수가 자리하고 있다.

이날 공시된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3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코리포항 등 특별관계자 5인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보통주 441만 32주(지분 6.45%)를 장외 취득하기로 했다. 1주당 매수 단가는 4만 8,469원이며, 총투입 자금만 2,137억 4,805만 원에 달하는 대규모 거래다.

이 거래를 통해 임종윤 이사와 코리포항 측의 물량이 대거 흡수되면서, 시장을 짓누르던 잠재적 매도물량(오버행) 우려가 단숨에 해소됐다. 신 회장의 개인 지분은 22.88%로 뛰었으며, 지분 100%를 보유한 한양정밀(6.95%)을 합산하면 29.83%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게 됐다. 사실상 지분율 싸움으로 전개되던 '오너 2세 분쟁'은 신 회장의 막강한 자금력 앞에 마침표를 찍게 된 셈이다.

'전문경영인 패싱' 논란… 제2의 경영권 분쟁 불씨될까

가족 간 지분 경쟁은 일단락됐으나,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필두로 한 전문경영인 체제와의 마찰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성추행 의혹 임원에 대한 징계 과정에서 신 회장이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폭로와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임직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신 회장 측은 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신 회장은 "전문경영인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은 대주주의 정당한 역할"이라며 징계 절차에 부당하게 간섭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해당 녹취가 이뤄진 2월은 이미 문제의 임원이 퇴사한 이후였으며, 정작 징계 절차가 진행되던 1월에는 본인이 해외에 체류 중이었다는 구체적인 정황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본격적인 '제2의 경영권 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신 회장 측 연합의 지분율이 이미 60%를 넘어서는 등 표 대결로 승부를 뒤집기에는 지분 격차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대주주와 이사회·전문경영인 간의 거버넌스 주도권 갈등은 한미약품그룹이 선진적인 지배구조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진통으로 평가된다.

소음 속에서도 빛난 본업의 저력… 고혈압 신약 3상 돌입 및 내부 결속 강화

경영진을 둘러싼 외풍이 거센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미약품그룹의 실무진은 묵묵히 본업인 신약 R&D와 내부 결속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핵심 파이프라인의 진척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MFDS)에 본태성 고혈압 치료제 'HCP1803-4'의 제3상 임상시험 계획(IND) 승인을 전격 신청했다. 국내 본태성 고혈압 환자 256명을 대상으로 약 2년간 진행되는 이번 임상은, 투여 10주 후 평균 수축기 혈압(sitSBP) 변화량이 대조약(RLD2001-2) 대비 비열등함을 입증하는 것이 목표다. 상업화를 목적으로 한 후기 임상에 돌입함으로써 혈압 조절 치료제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경영권 분쟁 장기화로 지쳐있을 임직원들을 다독이기 위한 전사적인 보상 체계도 가동됐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월 23일부터 2월 9일까지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보통주 3만 7,435주를 처분(지급)했다. 주당 3만 9,100원~4만 6,450원에 이뤄진 이번 자사주 지급은 총 14억 7,918만 원 규모로, 회사 주식계좌에서 개인 증권계좌로 직접 입고되는 방식으로 진행돼 실질적인 사기 진작 효과를 낳았다.

주요 경영진의 책임경영 의지도 확인됐다. 한미사이언스의 자금그룹장을 맡고 있는 김재교 부사장은 지난 13일 장내매수를 통해 자사 보통주 456주(취득단가 4만 2,214원)를 자발적으로 매입했다. 이에 따라 김 부사장의 소유 주식은 7,500주로 늘어났으며, 최대주주 등 소유 주식 합계 역시 직전 3,819만 7,225주에서 3,819만 7,681주로 변동됐다.

한미약품그룹을 둘러싼 일련의 잡음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수반되는 일시적 진통으로 해석된다. 압도적 대주주로 등극한 신동국 회장 체제 하에서 갈등을 어떻게 매듭짓고, 새롭게 진입한 임상 3상과 임직원 결속을 동력 삼아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을 이어갈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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