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마티스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RA)은 자가면역 기전으로 발생하는 전신 염증질환이다. 면역체계가 관절 조직을 스스로 공격하며 염증 반응이 지속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관절막이 두꺼워지고 연골과 뼈가 손상된다. 단순 관절 통증으로 오해되기도 하지만, 환자의 피로감·발열·식욕 저하·우울감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해 일상 기능 저하를 유발한다.
약업신문과 최근 인터뷰를 진행한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김현숙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은 단순 관절염이 아니라 전신 면역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초기 질환 인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상이 관절통으로만 나타난다고 판단해 방치하면 이미 관절이 손상된 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진단 단계에서 이미 구조적 손상이 진행된 환자는 치료 목표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왜 조기 치료 전략이 강조되는가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 성과는 질병 활성도를 낮추는 속도가 핵심이다. 김 교수는 “관절 손상은 초기 염증 단계에서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늦게 치료가 시작되면 이미 파괴된 관절을 되돌릴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즉, RA는 악화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염증 반응이 본격화되기 전 개입하는 것이 치료 성패를 나누는 기준이 된다.
치료 개입 시점이 늦어지는 요인은 △환자가 질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 전문의 접근성이 낮아 진단 확정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 등 크게 두 가지다.
한국 의료 접근성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RA 진료의 특수성—장기 모니터링, 전문의의 판단 필요성, 고가 치료제 사용 여부 결정—을 고려하면 단순 병원 방문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전문가 기반 진단과 장기 치료 전략 수립이 가능한 임상 인프라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주사제 중심 시대에서 경구 치료 중심 시대로
RA 치료는 금 제제가 사용되던 과거에서 생물학적 제제로 넘어오며 획기적인 변화를 맞았다. 그러나 주사제 기반 치료 모델은 내원 일정·자가 주사 교육·보관 이슈 등 환자의 생활 전반에 부담을 가중시켰다. 이로 인해 치료 순응도가 떨어지거나 약제 지속성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구 JAK 억제제가 등장했다. 변곡점의 중심에 있는 약제가 젤잔즈(Xeljanz)다. 젤잔즈는 2012년 FDA 승인 이후, 국내에서도 2014년 허가를 받으며 RA 치료 옵션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김 교수는 “젤잔즈는 국내 최초의 경구 JAK 억제제”라며 “주사제 대비 진입장벽이 낮고, 보통 투약 후 2주 이내에 임상 변화를 체감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젤잔즈는 글로벌 ORAL 임상연구에서 ACR20 반응률 59.8%, HAQ-DI 개선 등 실질적 효능을 입증했다. 이는 환자가 약물 효과를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치료 지속률 향상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장점을 마련했다.
환자 관점에서 복약 환경의 변화는 무엇을 의미하나
김 교수는 경구 치료 도입이 환자의 행동 변화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병원에 정기적으로 내원하기 어려운 환자, 주사제 투여에 심리적 부담이 있는 환자에게 경구제는 명확한 대안입니다. 특히 손 변형으로 약물을 직접 투여하기 어려운 환자에서 편의성이 크게 두드러집니다”
주사 치료가 진료실 안에서 시작되는 치료였다면, 경구 치료는 환자의 일상에서 유지되는 치료가 된다. 이는 진료 환경의 중심축을 ‘제도와 진료실’에서 ‘환자 개인의 삶’으로 옮겨놓은 변화라 할 수 있다.

RA 치료 목표의 진화, 통증 완화 → 관해 중심 구조
과거 RA 치료의 목적은 통증 완화와 관절 기능 유지였다. 그러나 최근 임상은 관해(Remission)라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관해란 △염증 수치가 정상 범위로 유지되고 △구조적 손상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으며 △장기 예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상태를 말한다.
김 교수는 관해 치료 전략을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관해는 단순히 덜 아픈 상태가 아니라 염증이 없는 상태입니다. DAS28 지표 등을 사용해 환자의 질병 활성도를 객관적으로 모니터링합니다”
관해 개념은 환자-의료진 간 치료 목표를 수치 기반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구조를 변화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젤잔즈의 임상 확장성과 의미
젤잔즈는 류마티스관절염에 국한되지 않는 약제다. RA 외에 건선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궤양성 대장염, 소아 특발성 관절염 등 다수의 자가면역질환에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김 교수는 “RA 환자는 단일 질환만 가지고 있는 경우보다 관절 외 증상이나 다른 면역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적응증이 넓은 약제는 치료 전략 조합에 큰 장점이 된다”고 말했다.
이는 RA 치료제가 면역 조절 플랫폼 치료제로 진화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JAK 억제제 계열 약물의 역할 확대가 임상계 전반에서 본격 논의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특허 만료와 오리지널 제제의 지속 가치
젤잔즈는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약가 인하와 제네릭 출시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김 교수는 단순한 비용 요인으로 약제 변경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제네릭은 생동성만 입증하면 허가되지만, 오리지널 제제는 장기간 축적된 리얼월드데이터가 있다”며 “이미 효과가 확인된 환자라면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말했다.
특히 XR 제형과 소아용 시럽 제형은 오리지널 젤잔즈만 보유하고 있어 동일 범주의 비교가 불가능한 구조적 차별성이 존재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한국 치료 환경의 구조적 병목
김 교수는 국내 치료 환경의 문제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류마티스 전문의가 줄고 있습니다. 고가 치료제를 적정하게 사용하려면 전문의 판단이 필수지만 제도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보험 기준 경직성과 산정특례 절차의 복잡성은 환자의 치료 개입 시점을 지연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이는 관해 목표 접근성 자체를 낮추는 구조적 문제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환자가 제때 치료에 들어오고, 목표를 공유하며, 지속적으로 관리받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오늘날 RA 치료는 어떤 약을 쓰느냐보다 어떤 환자 여정을 설계하느냐가 핵심이 되었다. 젤잔즈는 이 변화 과정에서 전략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향후 RA 치료 구조가 관해 중심으로 고도화될수록 JAK 억제제의 임상적 활용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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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RA)은 자가면역 기전으로 발생하는 전신 염증질환이다. 면역체계가 관절 조직을 스스로 공격하며 염증 반응이 지속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관절막이 두꺼워지고 연골과 뼈가 손상된다. 단순 관절 통증으로 오해되기도 하지만, 환자의 피로감·발열·식욕 저하·우울감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해 일상 기능 저하를 유발한다.
약업신문과 최근 인터뷰를 진행한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김현숙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은 단순 관절염이 아니라 전신 면역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초기 질환 인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상이 관절통으로만 나타난다고 판단해 방치하면 이미 관절이 손상된 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진단 단계에서 이미 구조적 손상이 진행된 환자는 치료 목표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왜 조기 치료 전략이 강조되는가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 성과는 질병 활성도를 낮추는 속도가 핵심이다. 김 교수는 “관절 손상은 초기 염증 단계에서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늦게 치료가 시작되면 이미 파괴된 관절을 되돌릴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즉, RA는 악화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염증 반응이 본격화되기 전 개입하는 것이 치료 성패를 나누는 기준이 된다.
치료 개입 시점이 늦어지는 요인은 △환자가 질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 전문의 접근성이 낮아 진단 확정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 등 크게 두 가지다.
한국 의료 접근성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RA 진료의 특수성—장기 모니터링, 전문의의 판단 필요성, 고가 치료제 사용 여부 결정—을 고려하면 단순 병원 방문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전문가 기반 진단과 장기 치료 전략 수립이 가능한 임상 인프라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주사제 중심 시대에서 경구 치료 중심 시대로
RA 치료는 금 제제가 사용되던 과거에서 생물학적 제제로 넘어오며 획기적인 변화를 맞았다. 그러나 주사제 기반 치료 모델은 내원 일정·자가 주사 교육·보관 이슈 등 환자의 생활 전반에 부담을 가중시켰다. 이로 인해 치료 순응도가 떨어지거나 약제 지속성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구 JAK 억제제가 등장했다. 변곡점의 중심에 있는 약제가 젤잔즈(Xeljanz)다. 젤잔즈는 2012년 FDA 승인 이후, 국내에서도 2014년 허가를 받으며 RA 치료 옵션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김 교수는 “젤잔즈는 국내 최초의 경구 JAK 억제제”라며 “주사제 대비 진입장벽이 낮고, 보통 투약 후 2주 이내에 임상 변화를 체감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젤잔즈는 글로벌 ORAL 임상연구에서 ACR20 반응률 59.8%, HAQ-DI 개선 등 실질적 효능을 입증했다. 이는 환자가 약물 효과를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치료 지속률 향상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장점을 마련했다.
환자 관점에서 복약 환경의 변화는 무엇을 의미하나
김 교수는 경구 치료 도입이 환자의 행동 변화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병원에 정기적으로 내원하기 어려운 환자, 주사제 투여에 심리적 부담이 있는 환자에게 경구제는 명확한 대안입니다. 특히 손 변형으로 약물을 직접 투여하기 어려운 환자에서 편의성이 크게 두드러집니다”
주사 치료가 진료실 안에서 시작되는 치료였다면, 경구 치료는 환자의 일상에서 유지되는 치료가 된다. 이는 진료 환경의 중심축을 ‘제도와 진료실’에서 ‘환자 개인의 삶’으로 옮겨놓은 변화라 할 수 있다.

RA 치료 목표의 진화, 통증 완화 → 관해 중심 구조
과거 RA 치료의 목적은 통증 완화와 관절 기능 유지였다. 그러나 최근 임상은 관해(Remission)라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관해란 △염증 수치가 정상 범위로 유지되고 △구조적 손상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으며 △장기 예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상태를 말한다.
김 교수는 관해 치료 전략을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관해는 단순히 덜 아픈 상태가 아니라 염증이 없는 상태입니다. DAS28 지표 등을 사용해 환자의 질병 활성도를 객관적으로 모니터링합니다”
관해 개념은 환자-의료진 간 치료 목표를 수치 기반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구조를 변화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젤잔즈의 임상 확장성과 의미
젤잔즈는 류마티스관절염에 국한되지 않는 약제다. RA 외에 건선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궤양성 대장염, 소아 특발성 관절염 등 다수의 자가면역질환에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김 교수는 “RA 환자는 단일 질환만 가지고 있는 경우보다 관절 외 증상이나 다른 면역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적응증이 넓은 약제는 치료 전략 조합에 큰 장점이 된다”고 말했다.
이는 RA 치료제가 면역 조절 플랫폼 치료제로 진화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JAK 억제제 계열 약물의 역할 확대가 임상계 전반에서 본격 논의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특허 만료와 오리지널 제제의 지속 가치
젤잔즈는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약가 인하와 제네릭 출시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김 교수는 단순한 비용 요인으로 약제 변경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제네릭은 생동성만 입증하면 허가되지만, 오리지널 제제는 장기간 축적된 리얼월드데이터가 있다”며 “이미 효과가 확인된 환자라면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말했다.
특히 XR 제형과 소아용 시럽 제형은 오리지널 젤잔즈만 보유하고 있어 동일 범주의 비교가 불가능한 구조적 차별성이 존재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한국 치료 환경의 구조적 병목
김 교수는 국내 치료 환경의 문제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류마티스 전문의가 줄고 있습니다. 고가 치료제를 적정하게 사용하려면 전문의 판단이 필수지만 제도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보험 기준 경직성과 산정특례 절차의 복잡성은 환자의 치료 개입 시점을 지연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이는 관해 목표 접근성 자체를 낮추는 구조적 문제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환자가 제때 치료에 들어오고, 목표를 공유하며, 지속적으로 관리받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오늘날 RA 치료는 어떤 약을 쓰느냐보다 어떤 환자 여정을 설계하느냐가 핵심이 되었다. 젤잔즈는 이 변화 과정에서 전략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향후 RA 치료 구조가 관해 중심으로 고도화될수록 JAK 억제제의 임상적 활용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